KPI뉴스 - 고기, 달걀, 화장품, 패딩까지…유통업계 '동물복지'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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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달걀, 화장품, 패딩까지…유통업계 '동물복지' 마케팅

남경식
기사승인 : 2018-12-13 17:41:37
동물 사육환경 등 윤리적 관심 높아져
비건 화장품, 동물복지 인증 달걀 등 관련 제품 매출 상승세

"이렇게 특별한 패딩을 꼭 오리털로 만들어야 했나요. 다른 소재였다면 두 벌도 샀을 텐데요."

책베개, 북파우치, 도시락 등 책을 모티브로 제작한 각종 '굿즈'로 유명한 온라인서점 '알라딘'이 새로 내놓은 굿즈 롱패딩에 부정적인 댓글이 유독 많이 달리고 있다. 패딩 충전재로 오리털이 사용됐기 때문이다. 일부 알라딘 이용자들은 동물복지 문제 때문에 오리털 패딩을 입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근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패딩 뿐만 아니라 화장품·달걀·고기 등 여러 분야 유통업체들은 연이어 동물복지를 강조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앞서 2014년 '노스페이스'는 미국 비영리단체 '텍스타일 익스체인지', 친환경인증전문업체 '컨트롤유니온'과 협력해 'RDS 인증'을 만들었다. 'RDS 인증'은 거위나 오리를 학대하며 기르거나, 살아있는 상태에서 털을 뽑는 등 비윤리적인 방식을 배제하고 만들어진 패딩 제품에 부여되는 인증이다.

이는 '동물권'을 이유로 기존 구스다운이나 덕다운 제품을 거부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한 데 따른 조치였다. 거위가 산 채로 고통스럽게 털이 뽑히는 모습이 영상으로 공유되고, 구스다운 패딩 한벌을 만드는 데 거위 20여마리의 털이 필요하다는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구스다운 불매운동에도 나선 바 있다.

RDS 인증은 이제 대세가 됐다. 올해 11월 기준 세계적으로 420여 기업이 RDS 인증을 취득했다. 국내에서도 블랙야크, K2, 코오롱인더스트리, 네파 등 50곳에 가까운 기업이 RDS 인증을 받았다.
 

▲ 노스페이스는 인공충전재 '티볼'을 사용한 재킷을 9월 출시했다. [노스페이스 제공]

 

거위털, 오리털을 대체하는 인공충전재를 활용한 패딩도 출시되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2016년 인공충전재 '브이모션'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거위털과 기능이 비슷한 인공충전재 '티볼'을 개발했다. LF가 운영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도 신소재 '노바볼'을 사용한 패딩을 출시했다.

아웃도어 의류업계 관계자는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여러 업체에서 RDS 인증을 받으려고 하는 추세다"며 "인공충전재 제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뷰티업계에서는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실험이 이뤄지지 않은 '비건 화장품'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전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이 연평균 6.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비건 화장품의 매출은 상승세다. 드럭스토어 올리브영에서는 올해 1~8월 비건 화장품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지난 10월 화장품 ODM 기업 코스맥스는 프랑스 인증기관 EVE(Expertise Vegane Europe)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화장품 생산 설비에 대한 비건 인증을 받았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채식을 하지 않더라도 동물권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며 "동물복지를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대두되면서 비건 화장품에 대한 고객사들의 니즈도 생겨났다"고 밝혔다.

 

▲ 현대백화점은 11월부터 압구정본점 등 전국 15개 점포 식품관에서 동물복지 인증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 중 1등급 유정란을 선별한 ‘바로란’을 판매했다. [현대백화점 제공]


달걀도 '동물복지' 제품이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농촌진흥청 조사결과에서 '동물복지 인증' 달걀 구매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지난해 대비 12%p 늘어났다. '동물복지'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도 전년 대비 11%p 증가했다.

동물복지 인증은 쾌적한 사육 환경이 조성된 농장에서 생산된 축산물을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현대백화점은 11월 국내 최초로 압구정본점 등 전국 15개 점포 식품관에서 '동물복지 1등급 유정란' 판매를 시작했다.

윤상경 현대백화점 생식품팀장은 "동물복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상품들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20~30%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풀무원도 지난 8월 자사가 판매하는 달걀 전체를 2028년까지 동물복지달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2016년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제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며 "동물복지제품 매출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동원F&B는 미국의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내년 초 정식 유통을 시작한다. [비욘드미트 캡처]

채식주의자를 위한 고기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최근 종합식품기업 동원F&B는 미국의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내년 초 정식 유통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비욘드미트는 대표적인 식물성 고기인 콩고기보다 훨씬 더 고기에 가까운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비욘드미트를 맛본 빌 게이츠가 "한입 먹는 순간 진짜 치킨의 맛과 식감을 느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동원F&B는 동물복지정책을 통한 윤리적 축산문화가 형성된 덴마크 돈육으로 만든 '덴마크햄' 브랜드도 2015년에 선보인 바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비욘드미트에 대해 "채식주의자 및 건강을 위해 고기를 멀리 하는 분들을 위한 대체육"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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