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품고 초대형 조선사로 비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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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 품고 초대형 조선사로 비상한다

손지혜
기사승인 : 2019-03-08 17:19:36
산은-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민영화 본계약 체결
한국 조선업계 '1강1중'체제로 재편

대우조선해양이 산업은행에서 현대중공업그룹으로 넘어가는 민영화 본계약이 체결됐다.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8일 산은 본점에서 조선해양 매각 본계약을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동걸 산은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8일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대우조선 지분 인수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들은 서명 직후 공동발표문에서 대우조선 민영화에 대해 "우리나라의 대표 수출산업인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산업은행과 합작법인 '한국조선해양'(가칭)을 만들어 그 아래 자회사로 두는 방식으로 대우조선을 인수한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 4개 조선 관련 계열사를 거느리는 초대형 조선업체로 거듭난다.

이로써 세계 1위의 '매머드급' 조선사 탄생이 본궤도에 올랐다. 업황 부진 속에 어려운 시기를 보내온 한국 조선업은 '1강 1중' 체제를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조선업계와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현대중공업그룹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1114만5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점유율 13.9%)의 수주잔량을 보유했다.

584만4000CGT(7.3%)를 보유해 2위인 대우조선의 것을 합치면 통합 회사의 총 수주잔량은 1698만9000CGT, 점유율은 21.2%까지 각각 늘어난다. 이는 3위인 일본 이마바리조선소 수주잔량 525만3000CGT(6.6%)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도크(선박을 건조하는 대형 수조) 수를 봐도 현대중공업(11개)과 대우조선(5개)이 합쳐지면 총 16개가 돼 규모 면에서 경쟁상대가 사라진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를 계기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선종 수주전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고히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대우조선이 쇄빙선, 잠수함 등 특수선 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방산 분야에서도 시너지가 예상된다. 특히 대우조선은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 100대 방산업체 중 85위를 기록할 정도로 이 분야에 경쟁력이 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의 '방산업체 경영분석'에 따르면 2017년 함정 분야 매출 총 1조 6380억 원 중 대우조선이 8838억 원, 현대중공업이 4184억 원으로 두 회사가 전체 함정 매출의 79.5%를 가져갔다.

아울러 '1강 1중' 체제로의 조선업 구조 개편은 생존에 유리한 전략이다. 글로벌 선박 수주 시장이 공급 과잉인 상태에서 대형 3사 간 벌어졌던 과도한 출혈 수주 경쟁이 사라져 정상적인 선가 확보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간 중국과 일본, 유럽 조선사들은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왔다.

다만 1강 1중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삼성중공업이 자체적으로 더욱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해소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선두업체와의 격차가 벌어져 삼성중공업의 독자 생존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글로벌 조선 업황이 서서히 회복된다는 점도 이들에겐 호재다. 클락슨 리서치는 지난해 1016 척이던 전 세계 총 선박 발주량이 올해 1225 척으로 늘고, 2021년에는 2003 척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 통합이 완전히 마무리되려면 기업결합 심사와 노조의 반발 등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먼저 국내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기업결합 심사 자체가 통상적으로 수개월이 걸리는 데다 점유율이 50%에 이르는 초거대 조선사의 탄생이 독점 체제 논란을 불러와 여러 국가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한다면 합병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양사 노조의 반발도 변수다. 사업 영역이 거의 유사한 두 회사 간 결합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등을 우려한 노조가 합병에 반대하면서 잡음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이날 대우조선 노조원 500여명은 산업은행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간부 100여명도 '대우조선 인수 밀실 합의 중단저지 결의대회'를 여는 등 상경 투쟁을 벌였다.

이와 관련해 이동걸 산은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은 대우조선 근로자에게 고용안정을 거듭 약속했다.

이들은 "생산성이 유지되는 한 대우조선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보장은 기존 현대중공업그룹과 동일한 조건으로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우조선) 협력업체와 부품업체는 지역경제의 중요한 한 축"이라면서 "대외 경쟁력이 있는 협력업체와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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