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기술사 아니면 SW설계가 불법? '기술사법 개정안' 발의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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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 아니면 SW설계가 불법? '기술사법 개정안' 발의 논란 가열

오다인
기사승인 : 2018-12-04 14:45:51
발의안 '무자격자 설계시 1년 이하의 징역 형벌 명시'
대표발의 측 "안전사고 방지 차원…책임소재 분명해"
유관협회 측 "문제 심각…철회촉구탄원서 제출 예정"

국가공인 기술사 자격 보유자만 소프트웨어(SW)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 발의되면서 IT업계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대표발의한 측은 "안전사고 방지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유관협회 등에서는 "말도 안 되는 법안이 발의됐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 지난달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문재원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민 의원은 지난달 19일 '기술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종구 △김중로 △고용진 △송희경 △이종걸 △안민석 △정성호 △이명수 △이찬열 △김경진 △신용현 △송언석 △이완영 등 총 14명의 의원이 이 안에 서명했다.

발의안은 기술사가 아닌 사람이 설계도서 등을 작성하거나 제작할 수 없도록 한 것을 골자로 한다. 여기서 '설계도서 등'이란 평가서·감정서·시험제품·주형물·소프트웨어 등을 말한다. 이 발의안에 의하면 소프트웨어 쪽에서 '기술사'란 정보관리기술사,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 등 자격증 보유자를 가리킨다.

즉, 이런 기술사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소프트웨어 기술자 신고자(약 16만명) 중 기술사 자격증 보유자는 546명(0.4%)에 불과하다(2017년 10월 기준).

이 발의안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 직무를 국가로부터 검증받은 기술사가 수행하도록 해 건축사나 변리사처럼 전문 자격자로서의 의무를 다하게 만든다는 취지에서 일반법에 우선하는 특별법으로 발의됐다. 기술사가 아닌 사람이 소프트웨어를 작성하거나 제작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IT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는 "소프트웨어 쪽 기술사 자격증은 시험공부를 하면 따는 것이지 실무 능력이 뛰어나다는 증명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자격증 제도에 불과한 것이지 실제 업무 능력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자격증 유무로 모든 걸 판단하는 건 옳지 않다"며 "유수의 IT기업들만 봐도 기술사 자격증 보유자가 얼마나 되는지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발의안을 비판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340회 공유를 넘어서고 있다.

김 대표는 "이 발의안이 통과되면 국회는 IT 뿐만 아니라 전체 엔지니어링 업계를 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지금 한국 소프트웨어 현실이 기술사가 설계를 하지 않아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가 되지 못한 것인지, 자격증이 있어야 4차 산업혁명이 완성되는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관련업계 종사자들을 모두 불법적인 사람들로 인식하고 있는 법안"이라고 우려했다.

이 발의안을 대표발의한 이상민 의원 측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된 게 이번에 처음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소프트웨어가 국민 안전 측면에서 중요해져 관련사고를 막기 위한 차원에서 발의한 것"이라며 "자격이 있는 기술자가 최종 서명날인을 하도록 한 것이지 설계 자체를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소프트웨어 설계 규모에 따라 시행령에서 구체적인 부분이 협의될 것"이라며 "국가재난망 등 중요 부분에서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발의안이 내포한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협회 관계자는 "4일 긴급하게 주요 임원사 회의를 열고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며 "발의안 철회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내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발의안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기술사를 전문직으로 만들어 이권화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술사가 소프트웨어 설계를 할 줄 아는지조차 의문"이라고 했다.

이 발의안은 지난달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회부된 뒤 현재 심사 중에 있다.

 

K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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