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끝나지 않은 'BMW 사태'…쟁점과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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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BMW 사태'…쟁점과 전망은?

김이현
기사승인 : 2018-12-27 11:19:55
화재 원인 놓고 합동조사단-BMW 간 다른 해석
BMW, '은폐·축소 및 늑장리콜' 의혹에 반발
"상식적인 선에서 알 수 있지만 증거는 없어"

'BMW 차량 화재' 원인을 놓고 정부와 BMW가 대립하고 있다.
 

화재는 '설계 결함'에 따른 것이며, BMW가 이를 알고도 은폐했다는 게 정부의 최종 결론이다. 반면 BMW는 '부품 설계 결함'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밖의 몇몇 쟁점과 의혹들이 꼬리를 문다.

 

▲ 지난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가 BMW 사고차량의 구멍난 EGR 쿨러를 들어보이고 있다. [정병혁 기자]


'BMW 화재' 원인은 무엇인가

자동차 엔진은 기본적으로 온도가 높을수록 효율과 연비가 좋다. 일산화탄소(CO), 이산화탄소(CO2) 등 환경오염 물질도 줄어든다. 하지만 엔진의 온도가 너무 높아지면 공기중의 질소와 높은 공기에 있는 산화물들이 결합하면서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엔진 온도를 어느 정도 낮춰야 한다. 여기서 필요한 게 '엔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다. 공기가 연료와 혼합돼 들어가는 데다가 배기가스를 일부 섞어주는 형식이다.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는 엔진의 온도를 다소 낮추면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최초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는 온도가 800도 안팎으로 높기 때문에 이를 낮추기 위해 냉각수가 들어간 EGR 쿨러(냉각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BMW 사고차량에 장착된 EGR 쿨러의 경우 열용량이 부족하거나 EGR이 과다하게 작동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게 민관합동조사단의 결론이다.

이로 인해 EGR 쿨러 내 냉각수가 끓는 '보일링' 현상이 반복돼 EGR 쿨러에 균열이 생겼고, 균열로 인해 새나온 냉각수가 종유석처럼 굳는다. 여기에 뜨거운 가스가 지나가다 떨어진 침전물에 불씨가 붙어 날아간다. 이 불씨가 흡기다기관에 붙으면 구멍이 생기고 산소가 결합된다. 결국 이 과정이 결합돼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 박심수 민관합동조사단장이 지난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BMW 차량 화재사고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EGR 설계 결함이 화재 유발" vs "설계 결함 아니다"

조사단과 BMW 모두 화재의 원인이 'EGR'이라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EGR의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조사단의 결론이 나오자 BMW는 "EGR 쿨러의 균열에 의한 화재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이것이 설계 결함에 따른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GR 쿨러 누수가 있는 경우에는 흡기다기관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국토부 결론과 BMW측 의견이 동일하고, EGR 쿨러 누수가 확인된 차량에 대해선 이미 흡기다기관 교체(리콜)를 진행하고 있다는 게 BMW측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EGR 쿨러의 누수 없이 기타 정황 현상만으로는 차량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결함이 있는 EGR 쿨러 교체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화재의 원인으로 합동조사단과 BMW측 모두가 'EGR'을 지목했지만, 해석은 재각각인 셈이다.

박심수 조사단장은 "현 상태에서 사용되는 EGR 양을 줄이지 않거나 EGR 쿨러 용량을 키우지 않으면 언젠가는 화재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존 BMW 화재차량처럼 EGR가 작동되면 화재가 재발할 뿐 아니라 리콜을 한다고 해도 시간만 늦출 뿐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BMW는 "화재의 근본 원인이 확인된 시점에 지체 없이 리콜 조치를 개시했다"며 즉각 조치와 부품 교체만 이야기하고 있다. 부품 불량이나 설계 결함이 아니라면 EGR 쿨러의 균열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BMW는 환경부의 배기가스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EGR를 사용했을 뿐 프로그램의 문제는 없다고 주장한다.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부품의 문제라고 하기에는 너무 과도하게 사용을 했다. 현재 그 정도로 써서 견딜 수 있는 부품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 부품 불량이나 설계 결함이 아니라면 EGR 쿨러의 균열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BMW 서비스센터[뉴시스]


"오래 전 화재 가능성 인지" vs "불 날 줄 몰랐다"

차량 결함에 대한 '은폐·축소 및 늑장리콜' 여부 역시 핵심 쟁점이다.

박심수 조사단장은 "BMW는 이미 2015년 10월 독일 본사에 EGR 쿨러 균열 문제 해결을 위한 TF를 구성해 설계변경 등 화재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 또 2016년 11월에는 '흡기다기관 클레임 TF'를 구성하고, 문제가 있는 엔진에 대한 설계변경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7월 BMW의 기술분석자료나 내부보고서에는 이미 EGR쿨러 균열, 흡기다기관 천공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사실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 제출 의무가 있었던 기술분석자료를 리콜 이후인 지난 9월에야 정부에 제출했다며 결함 은폐 정황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BMW는 "환경부의 배기가스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점과 관련해 엔진 설계를 변경하기 위한 작업이었을 뿐 이 문제가 화재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은 올 7월에 들어서야 인지할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기업인 BMW가 몰랐을 리 없다. 이미 몇 년 전에 EGR쿨러 균열과 천공 등 화재의 상관관계를 인지했을 것"이라면서 "일단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시간을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이러한 정황을 근거로 BMW를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과징금 112억 원도 부과하기로 했다.

 

▲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BMW 차량 화재사고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 발표에서 BMW 사고차량의 구멍난 EGR 쿨러가 놓여 있다. [정병혁 기자]


날선 법정공방 예고…전망은

이번 화재사고 관련 리콜 대상 차량이 총 17만대에 달하는 만큼, 향후 소송 결과와 본사의 결정에 따라 지급될 보상 총액은 업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300여명에 달하는 리콜 관련 집단소송 참여자들은 개인당 평균 1000만원 수준의 위자료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BMW 차량 화재 피해자 집단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하종선 변호사는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환영한다"면서 "법원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변론기일 횟수를 줄이고 결론을 빨리 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BMW의 결함은폐가 드러난 만큼 이에 대한 위자료 금액을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또 조사단 발표를 계기로 소송에 참여할 피해자들과 함께 추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이에 BMW코리아 관계자는 "BMW는 화재 원인 은폐 및 설계 결함에 대해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소송 과정이 남아 있는 현시점에서 소비자 보상 계획을 밝히는 것은 어렵다"며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이므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대응책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향후 검찰 수사나 추가리콜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러 의혹을 더 밝혀내야 하므로 앞으로가 진검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근 교수는 "상식선에서 분명히 알 수 있지만 증거는 없는 것"이라면서 "확실한 판단이 되려면 문제가 있었고 화재위험성이 있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날선 공방이 있을 것이고, 증거주의로 본다면 다소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결국 주요 쟁점 사안에 양측이 상반된 견해를 가지고 있는 만큼, 기나긴 법정공방이 이어진 후에야 사태가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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