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혼연일체 외치던 금융위· 금감원, 이젠 '혼연2체'?

  • 맑음창원16.7℃
  • 맑음통영13.3℃
  • 흐림춘천9.1℃
  • 맑음추풍령9.1℃
  • 맑음함양군7.2℃
  • 흐림인천12.3℃
  • 맑음해남4.9℃
  • 맑음밀양10.7℃
  • 맑음금산6.5℃
  • 맑음여수14.8℃
  • 맑음광양시12.8℃
  • 구름많음인제8.2℃
  • 맑음거제12.3℃
  • 구름많음이천9.5℃
  • 맑음정읍7.6℃
  • 맑음태백6.9℃
  • 맑음남해13.7℃
  • 맑음북부산11.4℃
  • 맑음문경12.3℃
  • 구름많음울진12.2℃
  • 맑음청주12.8℃
  • 맑음남원7.6℃
  • 맑음영광군6.3℃
  • 구름많음영덕15.3℃
  • 맑음강릉12.5℃
  • 맑음고흥7.4℃
  • 맑음군산7.8℃
  • 흐림강화11.6℃
  • 맑음상주13.9℃
  • 맑음동해13.3℃
  • 맑음고산13.0℃
  • 맑음양산시13.4℃
  • 맑음울산15.1℃
  • 맑음부안8.1℃
  • 맑음구미13.1℃
  • 구름많음북강릉11.2℃
  • 맑음봉화4.3℃
  • 맑음대관령3.0℃
  • 흐림수원11.1℃
  • 흐림파주8.1℃
  • 맑음진주9.1℃
  • 맑음포항15.7℃
  • 맑음성산13.8℃
  • 맑음대구12.3℃
  • 맑음강진군7.2℃
  • 흐림동두천10.2℃
  • 맑음부산17.8℃
  • 맑음영주8.7℃
  • 맑음보령7.9℃
  • 맑음흑산도12.6℃
  • 맑음완도10.8℃
  • 구름많음보은6.4℃
  • 구름많음서울13.7℃
  • 맑음광주11.0℃
  • 구름많음충주7.6℃
  • 구름많음홍성7.5℃
  • 맑음제주12.0℃
  • 맑음순천8.0℃
  • 구름많음울릉도14.7℃
  • 구름많음원주10.8℃
  • 맑음목포9.9℃
  • 맑음안동8.4℃
  • 맑음산청9.3℃
  • 구름많음홍천8.8℃
  • 맑음부여6.5℃
  • 맑음전주9.6℃
  • 맑음진도군6.3℃
  • 맑음합천10.0℃
  • 맑음장흥5.9℃
  • 맑음경주시10.4℃
  • 흐림북춘천8.5℃
  • 맑음거창6.7℃
  • 구름많음세종8.5℃
  • 구름많음천안7.6℃
  • 맑음영천7.4℃
  • 흐림양평9.6℃
  • 박무백령도9.9℃
  • 맑음김해시14.2℃
  • 구름많음대전9.6℃
  • 구름많음서산7.9℃
  • 맑음고창군6.9℃
  • 구름많음서청주7.2℃
  • 맑음정선군5.5℃
  • 구름많음청송군5.2℃
  • 흐림철원9.3℃
  • 맑음의령군8.6℃
  • 맑음장수5.2℃
  • 맑음북창원13.7℃
  • 맑음제천5.4℃
  • 맑음고창6.0℃
  • 맑음의성6.3℃
  • 구름많음속초12.3℃
  • 맑음임실5.9℃
  • 맑음순창군6.9℃
  • 맑음서귀포14.1℃
  • 맑음보성군10.6℃
  • 맑음영월6.3℃

혼연일체 외치던 금융위· 금감원, 이젠 '혼연2체'?

류순열 기자
기사승인 : 2018-12-17 09:03:18
금감원 노조는 왜 금융위 해체를 촉구했나
문재인 정부 들어 갈등 격화, 뿌리는 '수직적 이원화 구조'
▲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문재원 기자·뉴시스]

 

“금감원 길들이기를 중단하라!” 이달초 금융감독원 노조는 꽤 강한 톤의 성명서를 냈다. “재벌 도우미, 금융위 해체하라!” 부제는 더욱 세다.

 

요지는 “금융위가 예산심사권을 무기로 금감원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금융위·금감원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금융위가 보복에 나선 것이란 비판이다. 노조는 “(금융위가)내년도 금감원 직원의 임금을 동결할 수 있다며 으르렁거리고 있다”고 표현했다. 

 

노조가 지적한 갈등의 발단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다. ‘삼바 분식회계’는 지난 5월 금감원 감리 결과가 나온 이후 마찰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징계안을 삼성바이오에 통보한 사실을 금감원이 공개한 것 부터 문제가 됐다.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불가피했다”는데, 금융위는 시장혼란 등 파장과 절차적 문제 등을 지적하며 못마땅하게 여겼다. 이후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수정안 요청을 금감원이 사실상 거부하고, 급기야 증선위원장인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증선위의 엄중한 명령”이라며 금감원에 재감리를 지시했다. 금감원 노조는 금융위의 이런 태도를 두고 “삼성을 엄호하는 듯한 모습”이라고 혹평했다. 금융위를 ‘재벌 도우미’라고 힐난한 이유다.  

 

‘삼바’ 사태 말고도 갈등 전선은 여럿이다. 케이뱅크 인허가 특혜 의혹을 두고도 한랭전선이 형성됐다. 10월 국정감사에서 특혜 논란이 지속되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공동해명 기자회견을 제안했는데,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융위가 인가한 만큼 우리가 해명할 이유가 없다”며 거절했다. 이후 금융위가 금감원 태스크포스(TF) 전수조사에 나서고, 금감원의 은행권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관련 보도자료 배포에 제동을 거는 등 양 기관간 불협화음이 연속적으로 새나왔다.  

 

최근에는 금융위가 예산 동결과 1~3급 직원 비중을 현재 43.3%에서 30% 이하로 줄일 것을 요구하자 금감원 노조가 “길들이기를 멈추라”며 금융위 해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기에 이르렀다. 금융위는 또 최근 2017년 금융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통보했는데 금감원은 2년 연속 ‘C’ 등급을 받았다. KDB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예탁결제원은 모두 ‘A’ 등급을 받았다. 이 같은 일련의 흐름에 대해 금감원 내부에선 “결국 괘씸죄에 걸린 것이고, 그 처벌로 ‘한 번 당해보라’는 거 아닌가”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갈등 와중에 지난 6일 양측 수장이 만났다. 최 위원장이 금감원을 찾아 배석자 없이 윤 원장과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양 기관간 갈등이 해소되는 전기가 마련된 걸까. 이후 윤 원장은 13일 예정됐던 출입기자단 송년 오찬간담회를 취소했다. ‘개인적 사정’때문이라고 했지만 속내는 간담회에서 양 기관 갈등에 관한 질의와 답변이 논란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것을 걱정한 것으로 보인다.  

 

혼연일체서 갈등관계로


금융위와 금감원이 늘 삐걱댄 것은 아니다. 갈등이 불거진 건 문재인 정부 들어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선 수직적 관계가 마찰음 없이 유지·작동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 양 기관 수뇌는 ‘혼연일체’를 외쳤다. 2015년 3월18일 취임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첫 현장방문 행사로 금감원을 찾아 진웅섭 금감원장에게 ‘金融改革 渾然一體’(금융개혁 혼연일체) 휘호가 적힌 액자를 선물했다. 이후 혼연일체는 두 기관의 관계를 상징하는 키워드가 됐다. 한솥밥 먹던 금융관료 출신이 금감원장 자리를 차지하던 흐름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행법상 자연스러운 관계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법은 금융위가 금감원을 지도·감독하도록 규정한다. 금융위(정부) 지휘로 금감원(민간기구)이 감독업무를 집행하는 ‘수직적 이원화’ 구조다. 금융위는 금감원을 통제할 예산·조직·인사권을 쥐고 있다. 금감원장과 금감원 감사는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며 금감원 부원장 네자리는 금감원장 제청으로 금융위원회가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 2015년 3월18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왼쪽)이 진웅섭 금감원장에게 ‘金融改革 渾然一體’(금융개혁 혼연일체) 휘호가 적힌 액자를 선물한 뒤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금감원 제공]

 

그러나 혼연일체를 외친다고 실제 그렇게 되는 건 아니었다. 위에서 혼연일체를 외치는 동안 저변엔 정체성 상실을 개탄하는 자괴감과 불만이 쌓여갔다. 금감원 임원을 지낸 A씨는 당시 “혼연일체? 그 구호 아래서 금감원은 싹 죽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와의 일체감을 강조하는 기류에서 금감원의 정체성이 사라졌다는 말이었다.  

 

A씨의 지적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었다. 당시 진작 금감원 물밑 기류에서 감지된 정서다. 금감원 직원들은 “갈수록 우리 정체성이 뭔지 모르겠다”는 자괴감을 토로하곤 했다. “금감원의 감독기능은 거세당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한 관계자는 “명검사역조차 형식적 리포트나 쓰고 있는 현실”이라며 혀를 찼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출신의 최흥식, 시민운동가 출신 정치인 김기식, 경제학자 윤석헌 교수를 잇따라 금감원장에 임명한 것은 이런 흐름을 바꿔보려는 시도일 것이다. 금융위와의 불협화음에 대해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감독기구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해가는 과정의 파열음”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원죄론


금융위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고위관계자는 금감원 내부 반발기류에 대해 “긴장관계야 옛날부터 좀 있었던 것”이라면서 “금감원이 외부 통제를 잘 안받아오다 좀 빡빡하게 하니 반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채용비리 등 여러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면서 “C도 후하다고 말씀하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사람들은 ‘금융위 원죄론’을 거론한다. 방만경영이든, 채용비리든 금감원의 부조리와 비리의 책임에서 금융위 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채용비리는 관료 출신 낙하산 원장이 원인 제공자인데 법적 책임은 금감원 사람들만 지고, 조직도 20%는 경력직을 뽑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이제 방만경영이라며 몰아세운다”고 말했다. 

 

일례로 2016년 국정감사 당시 드러난 ‘금수저 특혜채용’비리의 ‘원인 제공자’, 최수현 전 금감원장은 무탈하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최 전 원장도 조사했으나 그가 특혜 채용에 개입한 증거를 찾지 못해 불기소 처분했다.  

 

“잘 챙겨봐라.” 최 전 원장의 지시는 이랬다고 한다. 행정고시 동기이자 절친(임영호 전 의원)의 아들이 지원했다니 신경써주고 싶었을 것이다. 나비 날갯짓 같은 그의 지시는 태풍이 되어 조직을 강타했다. 인사라인에선 임 전 의원의 아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성적을 조작하고 규정을 바꿨다. 반칙도 서슴지 않은 과잉충성이었다. 그 결과 금감원의 신뢰는 심각하게 훼손됐고, 조직은 이후 오랫동안 반목과 갈등으로 흔들렸다. 

 

이 같은 과잉충성은 수직적 이원화 구조와 관련이 깊다. 문재인 정부 출범후 금감원 노조는 성명을 통해 주장했다. “금융위는 금감원을 장악하려고 은행·보험·증권 부문 간 갈등을 이용했다. 승진이나 연수를 내세워 직원끼리 반목하게 만들었고, 결국 금융위 사무국에 협조하는 인물만 승진했다”고. 

 

금융감독 위축의 대가


금융감독기능 위축의 대가는 양 기관에 국한하지 않는다. 국민전체의 피해로 돌아간다. 근본 원인은 수직적 이원화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다. 지도·감독을 하는 금융위에 금융산업정책과 금융감독정책이 모여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두 업무는 성격상 충돌한다. 금융산업정책은 성장지향적인 반면 감독정책은 무리한 성장을 제어한다.  

 

이런 구조에서 견제와 균형은 깨지기 십상이다. 금융감독은 금융산업정책에 포획되어 힘을 잃는다. 속도에 욕심을 내다 보니 브레이크 밟기를 꺼리게 되는 상황과 같다. 금감원 정체성 혼란의 뿌리는 이 같은 모순적 금융감독 구조라는 게 중론이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형적 구조”라고 다수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명박 정부가 2008년 출범하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을 분리하고 금융위에 산업정책과 감독정책을 몰아놓은 결과였다.  

 

이런 구조에서 “금감원은 워치독(watchdog)이 아니라 랩독(무릎에 앉히는 애완견)이 됐다”고 한 관계자는 자조했다. 금융시장의 위험을 먼저 감지하고 경고음을 울려주는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해왔다는 얘기다.

 

반면교사의 실패사례는 적잖다. 소비자보호 감독의 대표적 실패사례인 저축은행 사태(2011년)나 동양사태(2013년)가 그렇다. 감독기관이 제때 경고음을 울려줬다면 미연에 방지했거나 ‘호미’로 막았을 것이다. 가계부채가 폭증하며 한국경제 시한폭탄이 되어 가는 동안에도 경고음은 울리지 않았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은 자명하다. 금융산업정책과 금융감독정책의 분리다. 감독당국에서 금융산업정책을 떼어내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공약이며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요원하다. 실기했다는 평이 중론이다. 정권은 이제 레임덕을 걱정해야 할 3년차에 접어든다.  

 

20년전 외환위기 당시 정부는 IMF(국제통화기금)에 업무와 예산이 독립된 통합감독기구 설립을 약속했다. 그래서 금감원은 정부예산이 아니라 금융사의 감독분담금으로 운영되는 민간기구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독립성은 없다.   

 

금감원 임원 출신 A씨는 “머리와 손발이 따로 놀아 위기가 왔는데도 감지하지 못하던 외환위기 상황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금융감독기구가 재무부의 통제를 받던 IMF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란 얘기다. 갈등 와중에 양 수장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지만 마찰음이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제 때 할 말을 하는 감독기구’도 요원해 보인다. 

 

K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저작권자ⓒ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류순열 기자
류순열 기자 진실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좇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자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