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美中 '고래 싸움'에 등터지는 韓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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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고래 싸움'에 등터지는 韓 금융시장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5-04-09 17:26:14
코스피 2300선 붕괴…"아직 저가 매수 노리긴 일러"
中 위안화 절하에 원화 가치 ↓…환율 1500원 근접

한국 금융시장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형국이다. 미국과 중국이 정면 격돌한 충격으로 한국 금융시장이 골병들고 있다.

 

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4% 떨어진 2293.70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2300선을 밑돈 건 지난 2023년 11월 1일(2288.64) 이후 약 1년 5개월만이다. 코스닥(643.39)은 2.29%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0.9원 오른 1484.1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1487원도 넘겼다가 상승폭이 약간 축소됐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미국 정부가 끝내 상호관세를 강행한 점이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미 정부는 미리 예고해둔 대로 9일(현지시간) 0시 1분을 기해 국가별로 11~50%의 상호관세를 매긴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25% 관세 폭탄을 맞았다. △캄보디아(49%) △베트남(46%) △태국(36%) △대만(32%) △일본(24%) △유럽연합(20%) 등도 비슷한 처지다.

 

파괴력이 가장 큰 건 G2(주요 2개국) 미·중의 싸움이었다. 미국이 중국에 34% 상호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34% 관세로 맞섰다. 그러자 미국은 중국에 또 추가 관세를 물려 대중 관세가 104%로 치솟았다.

 

중국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자세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강풍과 폭우를 견뎌내고 무역 한파 침입을 막아낼 것"이라며 강경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수출이 주력인 우리나라로선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또 다시 급락한 점도 국내 증권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미국 경기침체가 우려되면서 달러화 가치는 내렸다. 이날 달러 인덱스는 102.714로 전일 대비 0.20%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유로화, 스위스프랑, 일본 엔화, 캐나다 달러, 영국 파운드, 스위스 크로나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럼에도 환율이 오른 이유에 대해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절하하면서 원화 가치도 함께 떨어진 탓"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외환거래센터는 9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일 대비 0.0028위안 올린 7.2066위안으로 고시했다.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0.04% 낮춘 셈으로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원화 가치는 위안화에 연동돼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더 올라 1500원 선을 돌파할 거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와 미중 관세 전쟁 리스크는 환율을 1500원 수준까지 상승시킬 수 있는 악재"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호관세 여파가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데다 경기침체가 한국은행에 금리인하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점도 원화 가치에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을 대폭 전환하지 않는 한 흐름이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며 환율 전망 상단을 기존 1470원에서 15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외환당국 개입 여부가 환율 1490원 선 방어 여부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당국은 곧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일단 구두 개입부터 하되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시장에 달러화를 매도하는 직접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환율 변동성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필요 시 구두 개입 또는 직접 개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증시는 이미 기업 펀더멘탈을 하회하는 수준까지 굴러 떨어졌다. 이날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코스피에서 각각 1조7억 원 및 701억 원씩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9395억 원 순매수했다. 현재 증시가 저점이라 판단하고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저가 매수를 말린다. 강 대표는 펀더멘털을 논하기엔 시장이 패닉 상태인 점을 강조하면서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관세 전쟁이 길어질수록 시장 혼란도 장기화될 것"이라며 "저가 매수에 나서긴 아직 이르다"고 조언했다.

 

국내 주식뿐 아니라 해외주식도 저가 매수는 위험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앤디 시그 씨티그룹 글로벌 자산관리 대표는 "관세 전쟁이 실제 경제에 미칠 영향을 추측하기가 무척 힘들다"며 "증시가 단기 반등은 할 수 있으나 지속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저가 매수 전략은 시기상조"라고 조언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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