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내수 침체기 맞은 'K푸드'…해외매출 따라 성적표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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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침체기 맞은 'K푸드'…해외매출 따라 성적표 희비

유태영 기자
기사승인 : 2026-06-30 17:31:16
삼양식품·농심·오리온, 해외매출이 1분기 호실적 견인
오뚜기, 해외매출 비중 10% 불과해 고전
빙과업계는 해외보다 여름 성수기가 변수
2분기·하반기도 해외매출 따라 성패 갈릴 듯

식음료업계 성적표가 해외 매출 비중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고환율 효과까지 더해 호실적을 거둔 반면, 내수 중심 기업은 침체된 내수경기에 발목 잡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하반기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10대 식품사(CJ제일제당·동원산업·대상·롯데칠성·롯데웰푸드·풀무원·오뚜기·농심·오리온·삼양식품)의 2분기 매출은 17조3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영업이익은 9921억 원으로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실적이 엇갈렸던 1분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증권사 전망을 반영한 수치다. 대표적으로 삼양식품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9%, 46.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오리온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10%대 늘어날 전망이다. 농심 역시 영업이익이 2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러시아 '텐더' 매장 참붕어빵 진열 이미지. [오리온 제공]

 

라면업계는 지난 1분기 'K라면'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해외매출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삼양식품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144억 원, 영업이익 1771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5%, 32% 증가한 최대 실적이다. 수출액은 585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82%를 차지했다. 미국과 중국, 유럽을 중심으로 '불닭 브랜드'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농심의 1분기 매출은 9340억 원, 영업이익은 6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20.3% 증가했다. 내수는 부진했지만 해외 사업이 메웠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해외 법인 매출이 31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증가했다. 특히 미국 법인 매출이 1552억 원으로 해외 법인 중 가장 많았다. 지난 3월 설립된 유럽 법인도 1분기 매출 372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오뚜기는 1분기 매출 9552억 원, 영업이익은 594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 3.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1분기 기준 약 11% 수준이다. 내수경기가 침체되면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사업 구조다. 

 

음료업체 중에서는 롯데칠성음료만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음료부문 별도 기준 매출액은 41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영업이익은 211억 원으로 62% 증가했다. 탄산음료(2.7%)와 에너지음료(8.7%), 스포츠음료(11.5%) 카테고리가 성장을 주도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의 음료 사업 부문은 1분기 매출액 40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438억 원으로 6.8% 줄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의 판매 부진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제과업계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오리온이 앞서가고 있다. 오리온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9304억 원, 영업이익 165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 16%, 영업이익 26% 늘었다. 해외 법인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며 실적 상승세를 주도했다. 러시아 법인은 1분기 매출 905억 원, 영업이익 1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7%, 66.2% 늘었고, 중국 법인도 매출 4097억 원, 영업이익 799억 원으로 각각 24.8%, 42.7% 증가했다.

 

롯데웰푸드는 1분기 매출 1조273억 원, 영업이익 357억 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5.4%, 118.4% 증가했다. 인도, 카자흐스탄 등 주요 해외법인 매출이 27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고, 해외매출 비중도 32%까지 확대되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빙과업계는 해외매출보다는 계절적 변수가 더 크게 작용하는 업종이다. 비수기인 1분기를 무난하게 버텨낸 정도다. 빙그레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124억 원, 영업이익 137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1.3%, 2.3% 증가했다. 진짜 승부처는 성수기인 3분기다. 빙그레의 경우 해태아이스크림과의 합병이 마무리되며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에 대해 "해외 사업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며 실적 방어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수출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전체 매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업계의 향후 실적 흐름에 대해 "올 하반기엔 내수 경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실적 방어와 성장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 등 매크로 리스크는 상존하나, 해외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이를 상쇄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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