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부자들의 월드컵'에 맞선 맘다니의 50달러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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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월드컵'에 맞선 맘다니의 50달러 티켓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기사승인 : 2026-06-22 16:04:27
맘다니 시장, 시민의 과도한 월드컵 비용 부담 경감 조치
'감당할 수 있는 적정한 비용' 제시한 작년 선거 연장선상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둘러싸고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흐름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티켓 가격과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며 월드컵을 '비싼 상품'으로 만들고 있다면,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은 평범한 시민들도 부담 없이 월드컵을 즐길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

 

맘다니 시장은 추첨으로 뽑힌 뉴욕 시민들에게 50달러짜리 월드컵 티켓을 제공하고, 원가 수준의 기념 유니폼을 내놓는 등 FIFA의 상업주의와 정반대 방향의 '시민 월드컵'을 구현하고 있다.

 

▲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조란 맘다니 X 계정]

 

추첨으로 뽑힌 뉴욕 시민 1000명에게 티켓 가격으로 1장당 50달러(약 7만6000원)만 부담하고 월드컵 경기를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최소 수천 달러대로 치솟은 월드컵 티켓 가격을 감당할 엄두를 못 내는 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이 티켓을 구매한 시민들에게 경기장까지 무료로 왕복하는 버스 교통편도 제공했다.

월드컵 기념 축구 유니폼도 원가인 1벌당 약 50달러 수준으로 제작해 내놓았다. 경기장에서 판매되는 미국 대표팀 유니폼 가격 130달러의 절반에 못 미치는 가격이다. 뉴욕시가 내놓은 기념 유니폼 초판 1500장은 매진됐다.

맘다니 시장은 11일(이하 현지시간) 월드컵 개막 후 뉴욕·뉴저지 경기장에서 열린 첫 번째 경기를 추첨으로 뽑힌 '50달러 티켓' 시민들과 함께 관람한 다음 소셜 미디어에 이렇게 밝혔다. "이 아름다운 경기는 모든 사람의 것이다."

뉴욕시에 있는 수백 개의 키오스크를 통해 월드컵 경기를 중계할 계획도 밝혔다. 지상파 TV나 스트리밍을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시민들이 월드컵 방송에서 소외되지 않게 하겠다는 취지다. 맘다니 시장은 18일 로이터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가진 인프라가 무엇이든, 사람들이 더 쉽게 경기의 일부가 되도록 만드는 데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맘다니 시장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축구 클럽인 아스널 FC 팬이다. 그러나 자신이 축구 팬이기 때문에 월드컵 관련 조치를 연이어 취했다고 볼 수는 없다.

맘다니는 지난해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민주사회주의자로서 '감당할 수 있는 적정한 비용'을 핵심 화두로 제시해 고물가에 시달리는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연장선상에서 시민들이 적정한 비용만 내고 월드컵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볼 수 있다.

스포츠에 관한 생각은 18일 뉴욕에서 열린 '뉴욕 닉스의 미국 프로 농구(NBA) 우승 축하 카퍼레이드' 발언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때 맘다니 시장은 "우리가 스포츠를 사치스러운 상품으로 전락하도록 방치한다면 스포츠가 노동자 계층의 표현 수단이라는 본연의 뿌리와 단절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맘다니 시장의 행보는 과도한 상업주의를 앞세운 FIFA의 조치와 상반된다. FIFA의 상업주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긴 하지만,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도가 지나치다', 'FIFA가 돈에 눈이 멀었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온다.

이번 월드컵 티켓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직전 대회 때보다 5배 정도 올랐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FIFA가 역대 최고 수준의 기본 가격을 책정한 것에 더해,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 변동 가격제를 도입한 것이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열리는 결승전 티켓 가격은 우리 돈으로 5000만 원에 육박하는 3만3000달러 수준이다. 월드컵이 부유층을 위한 이벤트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유료 중계 비중이 높아져 술집, 음식점 등에서 경기를 보기도 전보다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FIFA가 변동 가격제와 함께 도입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Hydration Break)도 논란이다. 전후반 22분이 지나면 각각 3분씩 물을 마시고 쉴 수 있는 시간을 의무적으로 주는 제도다.

FIFA는 선수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이 브레이크가 광고 추가 편성 시간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 경기에 적합한 섭씨 20도 정도임에도 이 브레이크를 적용해 경기 흐름을 끊고, 광고를 위해 중계 방송 재개를 늦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선수들이 아니라 광고주들과 FIFA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휴식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KPI뉴스 /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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