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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세 운명 가를 키 '조선'…일본도 美에 러브콜

박철응 기자
기사승인 : 2025-06-27 15:45:44
日 언론 "경제·안보 전략 자산으로 격상"
위성락 안보실장 "트럼프, 조선 관심 확인"
일본은 미국에 조선업 공동 기금 제안
상호관세 유예 연장 가능성, 협상력 관건

미국 관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핵심 카드로 조선업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이른바 '해양 지배력 복원'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업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뒤처진 일본도 조선업 부활을 꾀하며 미국에 협력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경제 안보 차원에서도 조선업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2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영자 신문 재팬타임스는 "한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조선업을 전략적 카드로 활용하고 있으며 해당 산업이 단순한 수출 산업을 넘어 경제·안보 전략 자산으로 격상되었음을 시사한다"고 최근 보도했다. 
 

▲ 한화가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Philly) 조선소. [뉴시스]

 

무역협회 미주본부는 "한국 조선업은 세계 2위 경쟁력을 기반으로, 조선·방산·공급망 협력을 조건으로 한 관세 유예 또는 면제 품목 확대 협상 전략의 중심으로 평가된다"면서 "한국은 단순 선박 제작을 넘어 LNG운반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첨단 선박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의 해군력 증강과 대만 해협 긴장 고조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 안정을 도모할 파트너로 한국의 조선과 방위 산업 복합 역량에 주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재명 대통령 대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대통령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귀국해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많은 관심이 조선 분야 협력에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짧게 만났지만 "한두 마디 이야기하더라도 조선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 회의에 참석했던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와 잇따라 만난 바 있다. 

 

이지니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해운생태계는 철저히 수요자 영역으로만 구성돼 있어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조선소의 캐파(생산능력) 확장, 효율성 확대, 인력 양성, 기술 현대화 등 다방면으로 도움이 필요하다"며 "반대로 한국은 미국의 LNG 수입 확대를 제시함으로서 관세를 낮출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미국이 LNG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운반선을 건조 가능한 국가는 한국과 중국 뿐이다. 중국 조선소에 대해서는 미국이 제재를 하고 있으므로 결국 한국 업체들이 수혜를 받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 조선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을 막아온 규제 장벽 '존스법' 폐지 법안이 지난 1월 미국 의회에서 발의되기도 했다. 국가 안보를 위한 취지가 결과적으로 자국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평가에 따른 조치다.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 업체들에게는 또 하나의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일본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은 조선업 부활을 위해 '국립 조선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 이후 민간에 운영을 위탁하는 형태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 최대 조선업체 이마바리조선은 2위인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 지분을 사들여 자회사화하기로 했다. 규모를 키워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를 노리려는 포석이다. 

 

일본도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와 자동차 수입 제도 개선 등과 함께 조선업 협력 강화를 카드로 제시해놓은 상태다.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미일 공동 기금 설치, 미국 내 선박 수선 도크 정비 지원, 암모니아 연료의 차세대형 선박과 쇄빙선 공동 개발 등이다. 

 

일본은 1980년대까지 세계 1위의 조선 강국이었으나 구조조정, 기술 혁신 실패, 인력난, 한국·중국과의 경쟁 등으로 2000년대 들어 급격히 쇠퇴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조선 점유율은 중국이 70.6%, 한국 16.7%, 일본 4.9%였다. 

 

뒤늦게 따라잡기에 나섰지만 갈 길은 멀어 보인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2019년 이후 LNG운반선 건조 및 인도 경험이 없고 현재 수주 잔고도 없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선주들의 선택을 받아 의미 있는 점유율 확보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이 다음 달 8일까지인 상호관세의 유예 시한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면서 향후 각국과의 협상이 더욱 관심을 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한 한국 통상 대표단은 지난 22일부터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한미 고위급 통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대표단은 26일(현지시간) 미 상하원 의원들과 잇따라 만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 등이 포함된 법안이 한국 기업들을 위축시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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