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더 높은 합의로 가는 과정"
"빨갱이·색깔론은 친일의 잔재…청산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100주년 기념사를 통해 남북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북미 대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역할, 친일잔재 청산, 한반도 평화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경제공동위원회' 구축해 평화경제 시대 열 것"
문 대통령은 1일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평화협력공동체이자 경제협력공동체인 '신(新)한반도 체제' 준비와 함께 '한반도 평화경제'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평화경제'는 평화체제가 한반도 평화뿐 아니라 경제 번영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구상이다.
그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방안도 미국과 협의하겠다"면서 "비핵화가 진전되면 남북 간에 '경제공동위원회'를 구성해 남북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경제적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분단 체제를 넘어선 북한과 경제공동체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대통령 후보 시절 '한반도 하나의 시장 구축'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문 대통령이 북한과 경제협력을 통해 악화하는 국내 경제 상황에 동력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첫 단추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를 꺼내 들었다. 이날 경축사에서 그는 "한반도에서 '평화경제'의 시대를 열어나가겠다"며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방안도 미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이는 한미정상회담에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에 대한 제재 면제를 추진해 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현 상황에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이 재개되려면 우선 제재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재 면제 추진 여부는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사업에 대한 열망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철도와 도로, 민족의 혈맥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반도의 종단철도가 완성되면 지난해 광복절에 제안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의 실현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도로 연결사업은 남북 간 '혈맥 잇기'이자 문 대통령이 제안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 철도공동체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정부는 남북교류의 활성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이날 북한 여행과 이산가족 및 실향민들의 고향 방문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인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도 미국 측과 장비 등 반입의 막바지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2차 북미정상회담 "더 높은 합의로 가는 과정"
문 대통령은 이날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도 남겼다. 그는 "더 높은 합의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지속적인 대화 의지와 낙관적인 전망을 높이 평가한다"고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우리 정부는 미국·북한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많은 고비를 넘어야 확고해 질 것"이라며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도 장시간 대화를 나누고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인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진전이었다"고 말했다.

"빨갱이·색깔론은 친일의 잔재…청산해야"
한편 친일 잔재 청산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성찰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친일잔재 청산과 친일은 반성해야 할 일이고, 독립운동은 예우받아야 할 일이라는 가장 단순한 가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이 단순한 진실이 정의이고 정의가 바로 서는 것이 공정한 나라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다.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며 "사상범과 빨갱이는 진짜 공산주의자에게만 적용되지 않았다. 민족주의자에서 아나키스트까지 모든 독립운동가를 낙인찍는 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좌우의 적대, 이념의 낙인은 일제가 민족의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사용한 수단이었고 해방 후에도 친일청산을 가로막는 도구가 됐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빨갱이'로 규정되어 희생됐고 가족과 유족들은 사회적 낙인 속에서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마음에 그어진 '38선'은 우리 안을 갈라놓은 이념의 적대를 지울 때 함께 사라질 것"이라면서 "서로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버릴 때 우리 내면의 광복은 완성될 것이고 새로운 100년은 그 때서야 비로소 진정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어"
문 대통령은 일본을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미독립선언서'를 언급하며 "3·1독립운동이 배타적 감정이 아니라 전 인류의 공존공생을 위한 것이며 동양평화와 세계평화로 가는 길임을 분명하게 선언했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본과의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부 문제, 강제 징용 배상 판결, 초계기 갈등으로 마찰을 겪는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해 유화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3·1운동의 정신에 따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본과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날에도 유효한 우리의 정신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며 "역사를 거울삼아 한국과 일본이 굳건히 손잡을 때 평화의 시대가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힘을 모아 피해자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할 때 한국과 일본은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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