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혜 확산 전망…현대차·한화·사이버보안 기업도 주목
"저녁 9시 35분에 시작해 새벽 4시까지 이어질 파티라면, 지금은 밤 11시에서 11시 반 사이입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기술주 강세론자인 댄 아이브스 요크빌 아이브스 파트너 겸 선임 전무는 14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를 아직 한창인 파티에 빗댔다. 한국 증시의 최근 조정도 과도하다며 코스피가 앞으로 6~12개월 안에 전고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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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댄 아이브스(Dan Ives) 요크빌 아이브스 앤 코(Yorkville Ives & Co.) 파트너 겸 수석 매니징 디렉터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의 AI 산업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액세스 커뮤니케이션 제공] |
"메모리는 AI의 심장과 폐…한국 기업 저평가"
아이브스는 한국 증시를 둘러싼 불안이 메모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국 시장 전체가 과도한 조정을 받았다"며 최근 외국인의 반도체주 매도세도 거의 끝나가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가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핵심 근거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술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려면 '심장과 폐'에 해당하는 메모리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 메모리 기업의 공급 부족이 2029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기술 발전에 따른 경쟁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아이브스는 한국 메모리 기업들이 중국보다 약 3년 앞서 있다고 평가하면서, 중국의 추격 가능성만으로 한국 기업의 성장성을 낮춰 보는 것은 과도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AI 수혜가 실적으로 이어지는 시점에 차이가 있다고 봤다. 올해는 SK하이닉스가 AI 수요를 수익으로 연결하기에 더 유리하다고 평가했지만, 삼성전자 역시 모바일과 소비자 사업 기반을 갖춘 만큼 향후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삼성전자에 대한 견해는 늘 긍정적이었다"며 "내년에는 그림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와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가 내년을 겨냥한 추천 목록에서 빠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반도체에 대한 낙관론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현재 주가에서 시장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낼 가능성과 AI의 2·3차 수혜 기업에 주목해 목록을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넘어 자율주행·방산·보안으로
아이브스는 AI 투자 수혜가 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와 인프라 등으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자율주행 등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 분야의 현대차와 방산 분야의 한화를 거론했다. 배터리 기업도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확대에 맞춰 사업 자원을 재배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이버보안 역시 수혜 분야로 꼽았다.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늘어날수록 공격에 노출되는 영역도 넓어져 보안 투자가 필요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향후 3년 안에 기업의 사이버보안 예산이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나야 한다고 봤으며, 유망 기업으로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지스케일러, 포티넷을 제시했다.
내년 주목할 미국 기술주로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 애플,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꼽았다. 마이크로소프트 목표주가는 615달러로 제시하면서 700달러까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애플 목표주가는 400달러, 팔란티어의 향후 시가총액은 1조 달러 이상으로 전망했다.
"금리 올라도 AI 투자 지속"…강세론 유지
아이브스는 AI 거품론에 대해서도 현재를 닷컴 거품 붕괴 직전보다 산업이 확장하던 시기와 비교했다. "지금은 1999년이 아니라 1997년의 순간에 와 있다"는 것이다. 당시와 달리 현재 대형 기술기업들은 대규모 자산과 실제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나스닥 지수는 앞으로 수년에 걸쳐 3만5000선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상승과 중국의 저가 AI 모델 등장도 장기 전망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0.8~1%포인트 오르더라도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늦춰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AI 규제에 대해서는 안전장치가 필요하지만, 미국의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추는 규제는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브스는 25년 이상 기술주를 분석한 애널리스트로, 지난 7월까지 웨드부시증권의 글로벌 기술 리서치 총괄을 지냈다. 현재 몸담은 요크빌 아이브스는 기업의 자금 조달과 자문, 직접 투자를 수행하는 미국 금융회사다. 간담회에 참석한 마크 안젤로 요크빌 어드바이저스 사장 겸 파트너는 AI 산업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 공급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이브스는 AI 관련 투자상품의 리서치와 투자자문사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이날 제시한 지수와 개별 기업 전망은 AI 산업의 성장에 무게를 둔 그의 투자 견해다.
그는 변동성 속에서도 기술주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강세장을 뜻하는 황소와 약세장을 뜻하는 곰에 빗대 표현했다. "곰은 똑똑해 보이지만, 돈을 버는 것은 황소"라고 밝혔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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