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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나

김이현
기사승인 : 2019-03-04 11:10:51
2020~2025년 자율주행 3단계 상용화
법적 책임·보험 구조 등 쟁점 산적

세계 자동차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미래 교통수단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기술이 진보하면서 차량의 개념은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는 중이다. 차량 가격, 유류비, 보험료 등 편익에 비해 비용이 과도한 개인 소유 차량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안전성도 변화를 추동하는 요인이다. 인간에 의존하는 노동은 사고 유발 가능성이 높고, 내연기관 차량의 수명은 길어야 40만km 안팎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동력 장치 구조가 복잡하지 않아 고장 가능성이 적고 수명도 두 배(80만km)가량 길다. 전기차 개발, 자율주행차 실험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의 대변화를 예고한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2월2일 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신형 수소자율차 넥쏘(NEXO)를 시승,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판교 창조경제밸리 기업지원 허브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웨이모, 택시 상용 서비스 시작


미국에선 구글 자율주행차 기업 웨이모가 선봉에 섰다. 웨이모는 벌써 자율주행 택시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독일·일본·중국 업체들도 무인택시 시범 서비스에 나서며 추격을 가속화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자율주행차 '대중화' 단계를 밟고 있는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플랫폼 사업 특성상 선점효과가 상당하다. 때문에 '레벨'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는 레벨 0부터 5까지 자동화 단계 분류 체계를 나눴다. 레벨 0은 자동화 기능 없이 운전자가 알아서 운전하는 단계다. 레벨 1은 사람이 운전 대부분을 하되 크루즈 컨트롤, 긴급제동시스템(AEB) 등 한 가지의 자동화 장치가 이를 보조해주는 수준이다. 레벨 2는 두 가지 이상의 자동화 장치가 운전자를 지원해주는 단계다. 현재 대부분의 제조사가 만들어서 판매하는 차량은 레벨 1~2에 해당한다.

 

▲ 자율주행차 자동화 단계 [그래픽=김상선]


레벨 3부터는 개념이 달라진다. 인간이 아닌 자율주행시스템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레벨 3은 한산한 고속도로에서 일부 손을 놓고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레벨 4는 높은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단계다. 평소에는 운전 대부분을 자율주행시스템이 담당하고, 유사시 운전자가 개입한다. 가장 높은 레벨 5는 모든 환경에서 시스템이 스스로 운전하고, 사람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 자율주행차 선도 기업들은 현재 레벨 3~4 사이의 단계에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2025년에는 레벨 3의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전망이다.

1.5단계 뒤처진 한국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11월 '자율주행차 분야 선제적 규제 혁파 로드맵'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당 사업에는 법 정비 당면 과제를 4개 영역으로 나눴다. 운전 주체, 차량·장치, 운행, 인프라로 구분된다. 총 30개 상당 이슈를 지정, 단계별 해결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아울러 2020년 레벨3, 2025년 레벨4, 2035년 레벨5 단계까지 자율주행차 성능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차간 거리, 차선 유지(ACC) 장치가 장착된 수준인 레벨2까지는 상용화됐다. 레벨3은 아직 실험단계다. 올해 레벨3을 내놓을 예정인 선도 기업들과는 차이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과 교수는 "한국은 차량 레벨로 따지면 외국에 비해 1.5단계 정도 뒤처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본격적으로 올해 레벨3 양산 모델이 나온다고 보면 되니까 레벨로 따지면 0.8~1정도 차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표 한국교통연구원 자율협력주행연구센터장은 "도로 구간, 보행자 등 여러 변수가 있기에 종합적으로 판단하자면 보는 사람마다 레벨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법적 책임·보험 등 쟁점 산적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쟁점도 여전하다. 이를테면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냈을 때 법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느냐다. 해당 '차량 운전자'인가, AI를 만든 '컴퓨터 업체'인가. 아니면 'AI차를 만든 제조사'인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2016년 도로주행법에서 운전자 개념을 확대해 소프트웨어를 운전사에 포함시킨 대목도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포석이다.


보험사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축적된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되면 자율주행차도 운전자가 되기 때문에 이를 만든 제작사가 자동차 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지 정해야 한다. 레벨3 단계에서는 사람도 자동차도 운전 주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논의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사고 발생 시 다양한 배상의무자가 있을 수 있고 책임소재 규명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보험 구조를 어떻게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향후 어떻게 변화할지는 모르겠지만 차량 자체 에러나 통신 미비 등 다양한 이유로 사고가 발생할 텐데 책임소재 규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건 인프라 구축"


전문가들은 법과 제도의 개선을 강조한다.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환경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기획재정부 민간 혁신성장본부장을 맡았던 이재웅 쏘카 대표는 "미래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고, 혁신을 하려 하지 않아도 혁신을 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자동차 제조업체들, 부품업체들, 택시·버스 운수업체들, 보험 등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호근 교수는 "많은 데이터 축적이 기술개발의 안전도 증명에 대한 척도"라면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논란은 국민적 공감대를 통해 공론화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필수 교수는 "시작한 지 1년 반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술적인 것도 물론 뒤처지지만 법적인 체계가 더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얼마나 허용하고 변화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강경표 센터장은 "차량이 제대로 운행할 수 있는 인프라가 중요하다"면서 "어떤 부분은 우리가 앞서 있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보험이나 안전 문제에 대해 이미 정부가 연구 개발이나 정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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