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괴(怪)하지 않으면 서(書)가 될 수 없다"…다시 연경 찾은 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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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怪)하지 않으면 서(書)가 될 수 없다"…다시 연경 찾은 추사

이성봉
기사승인 : 2019-06-20 07:51:41
중국에서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展'
210년만에 청조 문인과 교류
예술의전당과 중국국가미술관 한중교류프로젝트
8월 23일까지 중국국가미술관에서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은 중국미술관(관장 우웨이산 吳爲山)과 공동으로 지난 18일 오전 11시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미술관에서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전을 개막했다.


▲ 중국미술관에서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와 중국미술관(관장 우웨이산 吳爲山)이 공동으로 개최한 전시회 개막식에 장하성 주중대사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전인건 간송미술재단 대표, 윤진구 과천시 추사박물관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는 '괴(怪)의 미학(美學)과 동아시아 서(書)의 현대성(現代性)'을 주제로 열린다.'같고도 다른 : 치바이스와의 대화'전 (2018.12.05 ~ 2019.2.17 )에 이은 두 번째 한·중 국가예술교류프로젝트다. 개막식에는 장하성 주중한국대사,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전인건 간송미술문화재단 대표, 윤진구 과천시 추사박물관장 등 문화예술과 외교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 인사말에 나선 유인택 사장 [중국미술관 제공]


유 사장은 개막식 인사말에서 "이번 전시가 19세기 동아시아 세계인이었던 추사 김정희 선생을 통해 21세기 동아시아 평화와 예술의 미래까지 생각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웨이산 중국미술관장은 "중국미술관은 앞으로도 예술의전당과 함께 문화예술분야에서 협력과 교류를 계속해나가며, 다양한 예술작품을 전 세계에 선사하고, 인류운명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간송미술문화재단, 과천시추사박물관, 제주추사관, 영남대박물관, 김종영미술관, 수원광교박물관,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선문대박물관, 일암관, 청관재, 정벽후손가, 그리고 개인 등 총 30여 곳에서 출품된 현판, 대련, 두루마리, 서첩, 병풍 등이 망라되어 있다. 추사의 학예일치(학문과 예술이 하나)와 유희삼매(예술이 극진한 경지에 이름) 경지를 보여주는 걸작과 자료 총 87건이 중국국가미술관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18일 개막식에 이어 19일 전시 학술포럼도 진행됐다. 유홍준(명지대학교 석좌교수, 전 문화재청장), 허홍범(과천시 추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최준호(광주대 교수) 등이 한국 측 발표자로 나서고 션펑(전 중국서법가협회 주석), 왕위에촨(베이징대학교 중문과 교수, 베이징대 서법예술견구소장), 예신(중국국가화원서법전각원 해외서법연구소 부소장) 등이 중국 측 발표자로 나섰다.

   
이번 전시는 19세기라는 동서 역사와 동아시아라는 시공간의 지평에서 '서(書)'와 '추사서(秋史書)'를 함께 살펴보는 데 의미가 있다. 추사체의 조형미학과 정신경계는 한마디로 기괴고졸(奇怪古拙)과 유희(遊戱)라 볼 수 있다. 추사 생존 당대에도 추사체의 괴미(怪美)에 대해서는 비난과 조롱이 비등했다. 하지만 추사는 이에 대해 "괴(怪)하지 않으면 서(書)가 될 수 없다"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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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중국서법가협회 주석이자 현존 중국최고의 서법가로 추앙받는 션펑(沈鵬, 1931~)은 "변혁의 중심에 있었던 김정희의 서법(書法) 작품은 강렬한 반역적(反逆的) 성격, 특히 비(碑)로서 첩(帖)으로 들어가는 모종의 '불협조(不協調)' 성격을 갖추고 있는데, 일반인으로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김정희의 서법으로부터 느낄 수 있는 조선민족의 강렬한 독립과 자주와 자강의 모습은 사람의 마음을 뒤 흔들어 놓는다"고 말했다.

한국의 추상조각을 이끈 김종영(金鍾瑛, 1915~1982)은 "내가 완당(김정희의 호)을 세잔에 비교한 것은 그의 글씨를 대할 때마다 큐비즘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학예 역사의 재발견을 통해 한-중우의와 동아시아 예술 미래를 구축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발점이 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마침 올해는 1809년 추사가 연행(燕行)을 한 때로부터 210년이 되고, 지난 6월 3일은 추사가 태어난 날이기도 하여 이번 전시에 의미를 더한다.


KPI뉴스 / 이성봉 기자 sble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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