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생색·무능·남탓'…'양치기 정부'의 백신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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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색·무능·남탓'…'양치기 정부'의 백신정책

허범구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1-08-10 10:22:22
모더나펑크에 '文 화상통화' '고민정현수막' 소환
野 "고민정 확보했다던 백신 4400만명분 어디?"
文 "세계가 겪은 일" 발언에 네티즌들 비판 봇물
김기현 "文, 백신으로 국민을 가스라이팅하나"
지난해 12월 29일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코로나19 백신 낭보'를 전했다. 모더나 백신 2000만명분(4000만회분)을 확보했다고.

'구세주'는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이 모더나사 CEO와 화상통화를 갖고 백신 공급을 약속받았다는 것.

▲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모더나 백신 2000만명분을 확보했다고 지난해 12월 29일 발표했다. 사진은 청와대가 당시 공개했던 문 대통령과 모더나사 CEO와 화상통화 장면. [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28일 밤 9시53분부터 27분간' 통화시간까지 공개하며 문 대통령 '공'을 한껏 부각했다. 도입 시작 시기도 2021년 3분기에서 2분기로 앞당겼다고 자랑했다.

문 대통령 '아바타'로 활약했던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순발력이 탁월했다. 지난해 12월말 지역구(서울 광진구을)에 '코로나19 백신 4400만명분 확보' 홍보 현수막이 내걸렸다. 확보량이 두배 이상 '뻥튀기'돼 논란을 불렀다. 고 의원측은 "언론보도를 인용한 것"이라고 했다.

모더나 공급이 또 펑크나자 문 대통령 화상통화와 '고민정 현수막'이 소환되고 있다.

국민의힘 임승호 대변인은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솝 우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도 두 번으로 끝났는데, 문재인 정부를 '양치기 정부'라고 부르는 것이 양치기 소년에게 미안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지난해 내건 현수막. [국민의힘 임승호 대변인 페이스북 캡쳐]

임 대변인은 "'모더나 백신 850만 회분은 제때 도입될 것'이라던 김부겸 총리의 호언장담이 거짓말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득 국민을 현혹했던 고 의원님의 현수막이 다시금 생각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확보하신 백신 물량은 어느 '곳간'에 쌓아두셨냐. 곳간에 백신 쌓아두면 썩어버리기 마련"이라고 비아냥댔다.

문재인 정부는 '모더나 허언'을 올해 수차 되풀이했다. 청와대 호언장담과 달리 모더나는 2분기 끝무렵인 6월에야 11만2000회분이 들어왔다. 약속 물량의 2.8%에 불과하다.

지난 7월 중순에 들어온다던 물량은 7월 하순으로, 다시 이달로 밀렸다. 그런데 이번에 또 차질이 생기면서 정부가 결과적으로 4번이나 허언한 셈이 됐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불편과 불안으로 이어졌다. 총 2511만명 2차 접종 일정이 일괄적으로 2주 미뤄지게 됐다.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온라인상에선 청와대의 모더나 홍보와 함께 문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조롱의 대상이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세계적으로 백신 생산 부족과 공급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문제"라고 했다. 대부분 국가가 같이 겪는 문제처럼 말한 것이다. 모더나사에 책임을 돌리는 뉘앙스도 풍겼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백신 접종에 다시 속도를 내면서 40% 이상의 국민들이 1차 접종을 끝냈고 추석 전 3600만 명 접종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한술 더 떠 "집단 면역의 목표 시기도 앞당기고 백신 접종의 목표 인원도 더 늘릴 것"이라고 장담했다.

문 대통령을 향해 네티즌들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자랑하더니 이제 와서 아랫사람 탓, 남 탓", "문제가 있어도 남탓과 모르쇠로 일관" 등등. '책임 전가' 태도를 비판한 것이다. "국민탓 그만하고. 공직자들 급여조정해라. 자영업자만 국민이냐"며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제는 뭐든지 하지마시라. 제발. 그냥 임기만 채우고 집에가서 쉬시라"는 주문도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 백신 접종 완료율은 1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방역 실패 국가로 비난받았던 일본의 접종 완료율은 32.9%로 우리를 이미 한참 추월했다. 'K방역' 자화자찬에 한눈 팔다 백신 확보에 실기한 정부의 무능 탓이다.

국민의힘은 10일 "여권의 백신 공급 설레발에 분노한다"며 문 대통령 사과를 촉구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접종목표 달성을 앞당기겠다는 문 대통령 발언을 두고 "정부 무능함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없고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처럼 이상한 말씀을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정말 몰라서 그러시는 건가. 아니면 알면서도 국민들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 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뜬금없는 소리 이제 제발 그만하시고, 백신 확보 실패에 이제라도 국민 앞에 정중하게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기모란 방역기획관 등 책임자 즉각 경질도 압박했다.

"책임은 리더가 지고 공은 아랫사람에게 돌려라." "나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하라." 좋은 리더십 원칙에는 공통점이 있다. 호주 총리는 백신 접종률 저조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죄송하다. 모두 내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우리 사회에서 회자되는 'K리더십'은 정반대다. 책임은 아랫사람이 지고 공은 리더가 갖는다. 모더나 공급 약속이 번번이 틀어지는데도 문 대통령은 남탓하며 딴청을 피우는 모습이다. 특유의 '선택적 침묵'에 따른 사과·책임 회피로 비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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