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류순열 칼럼] '윤석열·이재명 빅2' 구도 끝까지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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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 칼럼] '윤석열·이재명 빅2' 구도 끝까지 갈 수 있을까

류순열 기자
기사승인 : 2021-07-01 18:17:51
대권가도에 드디어 빅2, 윤석열· 이재명이 등판했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8개월여. 빅2 구도가 끝까지 갈 것인가. 그럴 것 같지 않다. 등판의 형식과 내용에서 이미 격차가 확연하다. 검찰총장을 지낸 윤석열은 호기로웠지만 공허했다. 경기지사 이재명은 차분하면서도 꽉 찬 느낌이다.

윤석열은 "반드시 정권교체"를 외쳤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공정과 정의를 세우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어떻게 실현하겠다는 건지 알맹이가 없었다. 추상적 구호만 외치다 끝났다.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세몰이는 볼만했지만 참신하진 않았다.

이재명은 비대면으로 형식부터 차별화했다. 아침 일찍 14분 짜리 동영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국가운영 철학과 비전은 총체적이고, 구체적이었다. 불공정과 양극화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현실을 직시했고, 뚜렷한 대안을 제시했다.

실현 가능성이야 두고 볼 일이지만 일단 명확하게 국가경영 청사진을 보여줬다. 윤석열이 추상적 열정에 그쳤다면 이재명은 준비된 의지를 차분하게 밝힌 모양새였다. 총평하면 적어도 등판에선 이재명이 이겼다. 비교가 무색할 만큼 차이가 현격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회 연설'(2015년)을 참고라도 했다면 균형이 좀 맞았을까. 당시 유승민의 연설은 기념비적이었다. 나라 운명과 정치, 국민경제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담긴 명연설이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도 찬사가 쏟아졌다.

이제 시작일 뿐이기는 하다. 정치시계로 8개월은 길고 긴 시간일 수 있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숱하게 돌출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스타트는 기대에 못미친 게 사실이지만 인재를 잘 모아서 준비하면 뭐"라고 했다.

그러나 준비안된 후보에게 그 시간은 충분한 시간일 수 없다. 국가경영 능력을 속성으로 갖출 수는 없다. 준비 부족의 약점을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까. 윤석열의 대권가도가 멀고도 멀어보인다.

게다가 처가 리스크는 위험한 암초다. '형수 욕설' 등 이재명의 약점이 이미 드러난 악재라면 윤석열의 처가 리스크는 미지의 악재다. 당장 장모 최 모(74)씨 비리 의혹이 발등의 불이다.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누구한테 10원 한장 피해 준 적이 없다"(정진석 의원)던 장모는 23억 사기사건으로 기소된 터다.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그 첫 판결이 2일 내려진다.

유죄 선고를 받는다면 법과 원칙,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 윤석열에게 치명적이다. 전방위적 파장이 예상된다. 당장 2015년 1차 수사가 도마에 오를 것이다. 당시 최 씨 동업자들은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최 씨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사 윤석열의 영향력이 미친 게 아닌지 논란이 불가피하다. "윤석열도 내로남불이냐"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도덕성에 상처를 입고 지지율이 급락할 수 있다. 야권의 대권경쟁 구도가 바뀔 중대 변수다.

지리멸렬한 문재인 정부 성적은 야권에 유리한 구도다. 윤석열은 그런 구도 위에 우뚝선 지지율 1등이다. 이재명과는 박빙의 우위를 보이며 엎치락뒤치락이다. 그러나 지금의 지지율이 승리를 담보하진 않는다. 거품낀 지지율은 한순간 무너질 수 있다. 역대 대선에서 대세론이 실현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하물며 준비안된 후보의 대세론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빅2 등판과 동시에 빅2 구도는 허약해졌다. 균열이 생기고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정권교체 열망은 언제라도 윤석열을 포기하고 대안을 찾을 것이다. 유승민이라면 이재명과 견줄 만할까. 아니면 김동연? 홍준표? 여당 보다는 야권 후보 경쟁이 더 다이내믹할 것 같다.

▲ 류순열 편집국장

K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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