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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에 손내민 박범계, '추미애 라인'부터 갈아치울까

김광호
기사승인 : 2021-02-04 16:33:41
박 장관, 검찰 간부 인사 앞두고 윤 총장 의견 청취
'秋 라인' 이성윤·심채철·이종근·한동근 등 교체 관심
'친정권 인사들'이어서 대대적 교체는 쉽지 않을 듯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전임 추미애 장관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임명 초기부터 윤석열 검찰총장과 극한 대립을 이어간 추 전 장관과 달리 박 장관은 부임 직후 윤 총장에게 의견을 청취하겠다며 소통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일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만나 환담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이는 박 장관이 그간의 법무-검찰 갈등을 해소하고, 윤 총장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지난 1일 취임사에서 검찰과의 소통을 토대로 한 개혁 의사를 강조하며 검찰 인사 관련 윤 총장의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도 추 장관 임명식 때와는 다르게 직접 박 장관 취임식을 찾아 축하인사를 건네며 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다. 이에 박 장관은 두 사람이 상견례를 한 다음 날인 2일 서울 모처에서 윤 총장을 만나 검찰 인사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이처럼 박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단행할 검찰 간부 인사는 윤 총장과의 관계 설정을 가늠할 잣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검찰 간부 인사에서 핵심은 그간 윤 총장과 불편한 관계였던 '추미애 라인' 검사들의 유임 여부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등이 대표적이다.

4일 법무부와 대검에 따르면 박 장관과 윤 총장은 대체적인 인사 기조에는 합의했지만 '추미애 라인' 검사들에 대한 인사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이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자, 박 장관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검찰 내부에서는 '추미애 라인' 검사들의 탈법·위법 논란이 워낙 많기 때문에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특히 추 장관의 심복으로 알려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가 이번 인사의 핵심 포인트로 꼽힌다.

이 지검장은 최근까지도 '채널A 사건' 관련 한동훈 검사장의 무혐의 처분 결재를 미루고 있어 큰 비난을 받았다. 이 일로 수사팀과 갈등을 빚으며 중앙지검에 대한 장악력을 잃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런 와중에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까지 터졌다. 그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무마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 있기도 하다.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10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또한 대표적인 '친추미애' 검사로 분류되는 심재철 검찰국장은 지난해 1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무혐의 처리하자고 주장했다가 부하 검사에게서 "당신이 검사냐"란 항명성 발언을 들은 인물로, 윤 총장 징계 사유가 된 대검의 '재판부 분석 문건'을 법무부에 넘긴 당사자다.

윤 총장에 맞섰던 이종근 부장과 한동수 감찰부장의 교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종근 부장은 부인인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과 함께 윤 총장 징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장의 경우 감찰업무 내용과 의사결정과정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외부에 공개해 논란을 일으켰으며 '재판부 분석 문건'과 관련해 위법 수사 의혹으로 대검의 조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검찰 고위직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지난해 같은 인사는 나지 않을 것 같다"며 "추미애 라인을 대표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의 거취와 윤 총장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 등 지방으로 좌천된 검사들의 인사가 어떻게 진행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검찰 일선에서는 이들의 유임에 대해 비판적인 분위기다. 윤 총장도 이성윤 중앙지검장이나 심재철 검찰국장에 대해서는 일선 검사의 지도력 상실과 법과 절차 위반 등을 들어 더는 유임되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장관이 윤 총장의 인사 의견을 반영하더라도 이들을 모두 한직 등으로 인사조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임 추 전 장관이 이룬 개혁의 성과를 무로 돌리고 윤 총장 측의 의견을 그대로 들어주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 4차 회의에 참석해 김용민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박 장관이 이번 인사에서 추미애 라인을 모두 걷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추미애 라인이 곧 친정권 인사들인데 이들을 모두 교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교체 대상으로는 심재철 국장 정도가 유력하지만 이성윤 지검장은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박 장관이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내지 않는 이상 검찰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추미애 장관 때처럼 극한 대립으로 치닫지는 않겠지만 박 장관도 결국 검찰 개혁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윤 총장이나 검찰과 화해모드로 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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