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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트리트베츠 "공매도 재개되면 동학개미 힘모아 싸울 것"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1-02-03 17:28:02
동학개미 VS 공매도세력 전쟁…한국판 게임스톱 나오나
"공매도 상환기간 축소·증거금 상향 등 제도 개선부터 해야"
"셀트리온·에이치엘비 등 주주들과 연대해 주식매수운동"
금융위원회가 오는 5월 3일 공매도를 부분 재개하겠다고 발표하자 K스트리트베츠는 "공매도가 재개되면, 해당 기업의 주주들과 연대해 주식 매수 운동을 펼칠 방침"이라고 밝혔다.

K스트리트베츠는 '동학개미'들이 미국 게임스톱 사례를 벤치마킹해 공매도 세력과 맞서기 위해 만든 조직이어서 향후 국내에서 공매도세력과 동학개미간의 전쟁이 벌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무기한 공매도는 불합리"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1월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매도 폐지를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정병혁 기자]


3일 K스트리트베츠를 만든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정의정 대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먼저 공매도 상환기간을 60일 이내로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기관투자자들의 차입주식 대차 계약은 6개월이지만, 6개월 단위로 연장이 가능해서 실제로는 무기한 공매도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정 대표는 또 "105%에 불과한 공매도 증거금을 선진국처럼 140~150%로 늘려야 한다"며 "더불어 재대차를 금지하고, 공매도 수익에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양대 교수팀이 분석해 지난달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6년 6월부터 2019년 6월 28일까지 3년간 공매도의 일 평균 수익금은 개인보다 무려 39배나 많았다. 공매도 승률은 97.5%로 압도적이었다. K스트리트베츠 관계자는 "공매도가 기관과 외국인투자자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등과 협조해 공매도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 불법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6개월에 한 번씩만 무차입 공매도를 점검하는데 그치고 있어 사실상 무차입 공매도가 횡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무차입 공매도 점검 주기를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한다고 발표했지만, 그보다 사전 예방 개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에 따르면, 2010∼2019년 10년간 무차입 공매도로 제재받은 금융회사는 101곳으로 그 중 외국계 기관(94곳)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2017년 1월부터 4년간 외국계 기관이 국내에서 무차입 공매도를 하다가 적발된 규모는 1713억원에 달했다.

K스트리트베츠 관계자는 "거래량이 하루 1000주 수준이다가 갑자기 30만주 공매도가 걸리는 종목도 여럿"이라며 "이런 곳은 금융당국이 더 깊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판 게임스톱' 시동…셀트리온·에이치엘비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주주들도 합류

K스트리트베츠는 5월 3일 공매도가 부분 재개되면 동학개미들의 힘을 모아 공매도 세력에 맞서 싸울 방침이다.

정 대표는 "공매도가 집중된 다수 상장사 주주들과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매도가 집중된 셀트리온, 에이치엘비 등의 주주들이 K스트리트베츠 측과 적극적으로 연대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2조598억원으로 코스피시장 종목 중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삼성전자(3136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3103억원) 등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이치엘비(3079억원)를 필두로 셀트리온헬스케어(2024억원), 케이엠더블유(1925억원), 펄어비스(1184억원) 등의 공매도 잔고가 많다.

K스트리트베츠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주주들도 합류했다"며 "만들어진 지 겨우 이틀째지만, 개인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K스트리트베츠가 추구하는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이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투자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조직화가 수월하다"며 "국내에서도 게임스톱과 비슷한 현상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동학개미의 매수세가 외국인의 매도세를 이겼듯 개인들의 증시 자금이 상당히 풍부하다"며 잠재력이 큼을 내비쳤다. 이어 "공매도로 보유 주식의 주가가 내려갈 수 있다는 염려로 개인들이 응집하는 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종목들의 상장주식 수 대비 공매도 비율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 한참 낮은 수준"이라며 "당분간 개인의 관심을 받는 종목들의 주가가 오를 수는 있어도 여러 상황을 고려해볼 때 지나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28일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상장주식 수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이 제일 높은 종목은 롯데관광개발로 6.77%였다. 두산인프라코어(5.04%), 셀트리온(4.5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코스닥시장 역시 신라젠(9.07%), 에이치엘비(6.52%), 케이엠더블유(6.13%) 등 모두 10% 안쪽이다. 상장주식 수의 100% 넘게 공매도가 이뤄지기도 하는 미국과는 큰 차이가 나는 셈이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안 좋은 기업이 주식 매수 운동 탓에 일시적으로 주가만 올랐다가 피해자들을 양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작년의 원유 상장지수증권(ETN) 폭락 사태처럼 대규모 개인 손실로 끝날 위험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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