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비대면 일상' 코로나에 뺏긴 은행 일자리…연이은 희망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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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일상' 코로나에 뺏긴 은행 일자리…연이은 희망퇴직

박일경
기사승인 : 2021-01-18 17:19:13
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4개 시중은행서 1700명 떠나
국민은행, 희망퇴직 놓고 노사 이견에 지점장 인사 연기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어나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이 희망퇴직을 통해 인원 감축에 나서고 있다. 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4개 대형은행에서 희망퇴직으로 이미 떠났거나 이달 안에 떠날 은행원은 약 1700명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은 대형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특별 퇴직금을 비롯한 희망퇴직 조건이나 감원 규모 등을 둘러싸고 노사 간 합의 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KB국민은행 제공]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당초 이달 중순께로 예정했던 희망퇴직 공고를 내지 못했다. 희망퇴직 접수 일정이 지연되자 지점장 인사 역시 미뤄졌다. 새해 인원 축소 계획이 확정돼야 인력 재배치 안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최대 36개월 치에 달하는 예년 수준의 특별 퇴직금을 희망퇴직 조건으로 제시했는데, 노동조합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평균임금 지급 기간 등 특별 퇴직금액을 더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사 협의가 길어지면서 지난주 내려고 한 부점장 인사를 이번 주 중으로 연기했다"면서 "부점장 인사와 함께 단행하는 팀장급 이하 인사는 희망퇴직자가 정해진 뒤 추후 별도로 이뤄지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 2019년 1월 8일 총파업에 돌입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 지부 조합원들이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총파업 선포식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당시 국민은행 파업은 2000년 한국주택은행과 국민은행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이었다. [정병혁 기자]

대부분 '최대 3년 치 임금+α' 제시

은행 경영진이 최대 3년 치 임금에 학자금, 전직 지원금 등 후한조건을 제시하자 희망퇴직 인원이 예년보다 대체로 늘어났다.

주요 시중은행은 모두 특별퇴직을 정례화하고 매년 12월에서 이듬해 1월 사이에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다.

가장 먼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던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에선 지난해 12월 말 각각 511명, 496명이 짐을 쌌다.

하나은행은 만 15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일반 직원 285명이 '준정년 특별퇴직' 제도를 통해 회사를 나갔다. 이들에게는 36개월 치 평균 임금(관리자급은 27~33개월 치)과 함께 자녀 학자금(1인당 최대 2000만 원),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이 지급됐다.

준정년 특별 퇴직금으로 24개월 또는 27개월 평균임금을 줬던 전년보다 조건이 대폭 강화되면서, 특별퇴직 인원도 전년(92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하나은행에서는 1965년생과 1966년생 일반 직원 226명도 특별 퇴직했다. 이들은 각각 25개월 치, 31개월 치 평균임금과 자녀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지원금을 받았다.

농협은행도 이번에 특별퇴직 보상과 신청 대상을 대폭 늘리면서 신청자가 전년(356명) 보다 140명 넘게 늘었다.

농협은행은 만 56세는 28개월 치, 만 54·55세는 각각 37개월, 35개월 치를 지급하고 3급 이상 직원 중 1967~1970년생은 39개월 치, 1971~1980년생은 20개월 치 임금을 특별퇴직금으로 줬다. 여기에 전직 지원금도 추가로 줬다.

전년도에 만 56세 직원에게 월평균 임금 28개월 치, 10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직원에게 20개월 치를 일괄 지급했던 것보다 보상이 크게 늘었다.

▲ 4대 시중은행. [UPI뉴스 자료사진]

하나·농협·우리銀 3곳, 퇴직자 전년보다 늘어

우리은행은 이달 말 468명이 희망퇴직을 한다. 조건은 작년과 같은 수준이었으나, 일반 직원까지 신청 대상이 확대되면서 희망 퇴직하는 인원이 전년(326명) 보다 140명가량 늘었다.

우리은행은 이번에 만 54세 이상을 대상으로 전직 지원(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1965년생에 24개월 치, 1966년생부터는 36개월 치에 달하는 급여를 지급하고 이와 별도로 자녀 학자금(1인당 최대 2800만 원), 건강검진권, 재취업지원금, 여행상품권을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220여명이 손을 들었다. 작년 250명 보다는 규모가 약간 줄었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은 근속연수 15년 이상, 1962년 이후 출생자로 출생년도에 따라 최대 36개월 치 임금과 자녀학자금, 건강검진비, 창업지원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작년과 조건이 같은 수준이었다.

비대면 금융 확대로 은행에 필요한 인원은 줄어들었지만, 퇴사자의 재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해마다 더 좋은 퇴직 조건을 걸거나 대상 연령을 넓히는 방법으로 특별퇴직을 진행하는 추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의 희망퇴직 조건이 예년 수준이거나 그보다 더 강화되는 등 나쁘지 않아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희망퇴직 인원이 대체로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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