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인 공급 대책 필요…유동자금 분산 방안도 마련해야"
고강도 규제로 여겨지는 '12·16 대책' 이후 두 달 만에 부동산 안정화 방안이 나왔다. 초점은 단연 '투기수요 차단'과 '실수요자 보호'에 맞춰졌다. 비교적 규제가 약했던 조정대상지역을 확대하고, 압박해 투기수요를 근절하고 풍선효과를 막겠다는 취지다.
과열 조짐이 나타나면 추가 대책을 곧바로 내놓겠다는 기존의 흐름도 이어갔다. 이른바 '핀셋 지정'을 통해 과열 지역을 잇따라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지역은 일시적인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집값 안정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일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한 곳은 수도권에서만 5곳이다. 수원 영통·권선·장안구와 안양 만안구, 의왕시는 지난 12·16 대책 이후 수도권 누적 상승률(1.12%)의 1.5배를 초과하는 등 시장 불안이 지속됐다. 과열 양상을 보였던 인근 지역 규제가 강화되자, 규제를 받지 않던 이들 지역으로 상승세가 옮겨붙었다는 분석이다.
이들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세제강화(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이상 보유자 종부세 추가과세 적용 등), 금융규제 강화(담보인정비율(LTV) 50%(9억초과 30%)·총부채상환비율(DTI) 50% 적용, 1주택이상 세대 주택신규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 원칙적 금지 등), 청약규제 강화 등이 적용된다. 이른바 조정대상지역을 늘리고, 대출은 더 조이는 방식이다.
우선 전문가들은 대책 발표에 따른 일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5곳의 신규 조정대상지역은 규제지역 주변으로 중저가주택이 밀집한 것이 특징"이라며 "조정대상지역이 과거처럼 단순 청약규제를 넘어 대출, 세금 등으로 규제 범위와 강도가 훨씬 높아진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와 대출규제 강화로 외지인들의 갭투자 수요가 주춤해지면서 수용성(수원·용인·성남) 일대 아파트 시장은 일단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존에 없던 다양한 규제가 가해지고, 정부의 강력한 실거래가 단속도 예정돼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급등하던 호가가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거래량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된 지역의 집값 상승은 개발호재 보다도 대출활용, 갭투자자의 유입 영향이 크다"면서 "지역 대출과 세제 등 규제로 투자자 유입이 어려워지면 집값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또 다른 지역에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대책에는 구체적인 공급계획이 빠져있고, 풍부한 유동자금을 분산시킬 방안이 미흡해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은 단기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인 방안은 아니다"라면서 "수원 등 수도권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은 서울의 공급을 억눌러 주택수요가 수도권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공급 대책과 막대한 유동자금을 산업 분야를 돌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영 소장은 "대책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인천, 구리 등에서 또 다른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장기적인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는 수요 억제책만이 아니라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원활히 하는 공급대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주택수요가 워낙 풍부해 이번 규제를 기점으로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또 다른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계속 열려 있다"며 "수요 억제책뿐만 아니라 공급대책을 마련하고, 유동자금을 분산할 수 있는 리츠 등 대체 투자처를 발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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