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대법원장 리모델링에 다른 사업 예산 끌어써…감사원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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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리모델링에 다른 사업 예산 끌어써…감사원 적발

남궁소정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19-11-05 09:39:36
법원행정처, 국회가 예산 깎자 무단으로 끌어다 써
감사원, 대법원 "회계검사·예산집행 부서 분리해야"
대법원 "관련 실무 개선…이런 일 재발 막을 것"
2017년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이뤄진 대법원장 공관 리모델링 사업에서 4억7000만 원에 달하는 '예산 무단 이·전용'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해당 사업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비용이 지나치게 많다는 이유로 예산이 깎였는데도 이런 취지를 수용하지 않고 다른 사업 예산을 무단으로 끌어다 쓴 것이다.

감사원은 이같은 내용 등이 담긴 '대법원 재무감사' 결과를 4일 발표하고, 법원행정처장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 대법원 전경 [정병혁 기자]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대법원장공관은 대지면적 7100㎡에 연면적 1319㎡(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1980년 사용승인을 받았다.

법원행정처는 2017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대법원장공관 리모델링 예산 15억5200만 원을 요구했으나, 기획재정부와 국회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 비용 과다 등을 이유로 9억9900만 원이 최종 편성됐다.

그런데 법원행정처는 2017년 8월 조달청 나라장터에 '대법원장공관 디자인 및 환경개선사업'을 공고한 후 사업 예산으로 국회가 의결한 공사비보다 6억7000만 원이 많은 16억7000만 원을 재배정했다.

그러고 나서 이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다른 사업에 편성돼 있던 예산들을 끌어다 썼다.

'사실심(1·2심) 충실화' 예산이었던 2억7875만 원을 기재부 장관 승인 없이 전용했고, '법원시설 확충·보수' 예산 가운데 1억9635만 원을 국회 의결 없이 이용하는 등 총 4억7510만 원을 무단 이용·전용했다.

▲ 공관 리모델링 사업 예산 재배정 내역. [감사원 제공]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기관장은 예산의 목적 외에 경비를 사용할 수 없게 돼 있으며 예외적인 경우에만 기재부 장관의 승인 또는 국회의 의결을 받아 예산을 이·전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에도 국회가 의결한 취지와 다르게 사업 예산을 집행해선 안 된다.

또한 법원행정처는 공관 리모델링 사업 내용은 외부 마감, 창호, 도로포장 등으로 '공사계약'에 해당하는데도 이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낙찰자를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물품·용역계약'에만 적용할 수 있는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바람에 설계서 등을 기초로 한 예정가격을 작성하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사업 예산(16억7000만 원)의 99.8%에 달하는 계약금액(16억6650만 원)이 적절하게 산정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게 됐다.

감사원은 "법원행정처는 국회가 편성한 예산의 범위와 목적을 초과해 예산을 무단으로 이용 또는 전용했고, 공사계약에 적용할 수 없는 낙찰자 결정 방법을 잘못 적용했다"고 지적하며 주의를 요구했다.

한편 법원행정처와 각급 법원은 2017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해외연수를 위해 국외 파견 중인 법관 및 법원공무원 62명에게 지급하지 말아야 할 재판수당 및 재판업무수당 총 2270여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법원행정처장에게 잘못 지급한 수당을 회수하고 관련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법원행정처와 각급 법원은 업무추진비로 집행해야 하는 간담회 등 식비 3억500여만 원을 일반수용비로 잘못 집행하고, 주재관 재외근무수당 등 인건비 총 32억7000여만 원을 관서운영경비로 잘못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가정법원 등 28개 법원은 업무추진비 총 5천300여만 원을 토·일요일 등 사용이 제한된 시간대에 증빙자료 없이 집행하는 등 예산집행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서울고등법원, 특허법원 등 21개 법원은 2016∼2018년 청사 보안 강화 등을 위해 엑스레이 검색기를 구매하면서 미자격 업체로부터 구매하거나(17곳) 예정가격을 잘못 결정하는 등의 문제로 동일 모델 제품을 실제 거래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구매(4곳)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법원행정처에 대해 회계검사 운영을 내실화할 것도 주문했다.

법원은 정원이 1만9899명, 예산 규모가 2조1000억 원에 달하는 등 규모가 큰 조직이지만 법원행정처에서 예산 집행 부서와 회계검사 부서가 분리돼 있지 않아 회계검사의 독립성·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해 "감사 결과를 반영해 관련 실무를 개선하고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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