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예금금리 낮고 주식은 불안…'갈 곳 잃은 돈' 부동산으로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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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낮고 주식은 불안…'갈 곳 잃은 돈' 부동산으로 쏠린다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5-04-18 16:48:37
인플레·금리인하·상급지 부동산에 대한 믿음…"'똘똘한 한 채'는 실패 없어"
민주당 집권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양지마을 등 분당 재건축 단지 '주목'

경기침체가 갈수록 깊어지는데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판교, 분당 등 소위 상급지 부동산들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는 낮아지고 '관세 이슈'로 증권시장은 불안해지면서 갈 곳을 잃은 돈이 부동산으로 쏠리는 형국이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반포라클라스 전용 85㎡는 지난달 8일 40억3000만 원에 팔렸다. 직전 최고가 대비 7억3000만 원이나 뛰어올랐다.

 

강남구 대치동 쌍용대치 2단지 전용 84㎡는 지난 1일 31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보다 1억8000만 원 상승했다. 마포구 마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5㎡는 지난달 25일 직전 최고가 대비 8000만 원 뛴 24억7000만 원에 손바뀜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140㎡는 지난달 21일 직전 최고가보다 2억3000만 원 오른 42억 원에 팔렸다.

 

▲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제를 더 강화해 시행하고 금융당국이 은행 대출을 조임에도 상급지 부동산의 신고가 행진이 거듭되는 배경으로는 "돈이 갈 곳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올해 3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22조4497억 원으로 전월 말(938조4억 원) 대비 15조5507억 원 줄었다. 2월 중 15조7006억 원 늘어난 것과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정기예금 금리도 떨어지면서 인기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은행들은 한은 금리인하 후 대출금리 인하는 망설이면서도 예금금리는 재빨리 내렸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2.60~2.75%(우대금리 포함)다. 더 이상 3%대 금리는 찾아볼 수 없다.

 

증시에서도 자금이 빠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2조9773억 원으로 전월 말(58조4743억 원)보다 9.4%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흔히 증시 대기자금으로 꼽힌다. 투자자예탁금이 줄어들수록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축소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같은 기간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7조5939억 원에서 16조7842억 원으로 4.6% 줄었다.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수요도 감소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과 중국의 강경한 대응 탓에 증시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때문에 투자자들도 주식을 사는 걸 망설이는 모습"이라고 관측했다.

 

자연히 갈 곳을 잃은 돈은 상급지 부동산으로만 쏠리고 있는 셈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신뢰도 높은 자산은 상급지 부동산"이라며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똘똘한 한 채'는 실패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강하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금리인하 등으로 집값이 더 올라갈 거라 믿는 수요자들이 많다"며 상급지 부동산을 노리는 사람들이 더 늦기 전에 사자는 자세로 뛰어들고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상급지 부동산은 지금까지 조정을 겪다가도 결국 올랐다"며 "따라서 우상향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기대감을 키웠다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파면 확정 후 주택 매수 문의가 급증한 반면 집주인들은 매물을 철수하거나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집권기에는 항상 집값이 폭등했다는 점이 잠재적인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의 기대감을 높이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재건축에 부정적인 걸로 알려져 있지만 1기 신도시, 특히 분당 재건축 단지는 인기가 더 올라갔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자택이 분당 재건축 선도지구로 뽑힌 단지 중 하나인 양지마을에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각종 차기 대권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1위를 달리며 가장 유력한 차기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아파트'가 분당에 있으니 분당 인기는 하늘을 찌르는 추세"라면서 "연일 신고가 행진을 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양지마을 6단지 금호청구 전용 60㎡는 10억35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양지마을 금호1단지 전용 84㎡도 17억7000만 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현재 자금 여력을 가진 투자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투자자산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나마 상급지 부동산만이 유일하게 기대감을 가질 만한 요소가 있으니 자금이 그쪽으로 쏠리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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