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위작시비 추사 작품 중국전 출품…'작품세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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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시비 추사 작품 중국전 출품…'작품세탁' 논란

이민재
기사승인 : 2019-07-02 13:20:54
위작 시비 많은 추사 김정희 '계산명진' '명선' 포함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전형적인 미술품 세탁"
전시회 주관 예술의 전당 "적절한 절차…문제없다"

국내에서 위작 시비가 일었던 추사 김정희의 작품 두 점이 중국 전시회에 출품된 가운데 '미술품 세탁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미술품 세탁'이란 진위 논란이 있는 작품을 권위 있는 전시회에 출품해 진품으로 둔갑시키는 행위다.


▲ 중국전시회에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등이 위작 논란을 빚은 '계산무진'을 보고 있다. [중국 미술관 제공]

지난달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전에 추사 김정희의 '계산무진'과 '명선'을 포함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이중 '계산무진'과 '명선'은 국내에서 오래전부터 위작시비에 휘말려온 작품들이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특히 '계산무진'에 대해 "진위 논쟁이 많던 작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위작이 대형 전시장이나 국제 전시장에 등장하면 진품으로 간주되곤 하는데, 전형적인 미술품 세탁 방법이다"라고 지적했다.

간송미술관이 소장 중인 '계산무진'과 '명선'에 대한 위작 시비는 오래된 일이다. 원로 미술사학자인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은 지난해 8월 '주간동아'에서 "'명선'을 포함해 간송미술관 소장의 추사 글씨 70%가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명선'에 대해 "획이 뻣뻣하고 생명감이 없으며 구성이 허해 짜임새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산무진'과 '명선'은 진위 논란이 불식되지 않아 문화재청 보물 지정 신청에서 탈락했다"고 말했다.

실제 문화재청은 지난해 2월 보물 지정 심사 당시 '계산무진'과 '명선'을 탈락시켰다. 학계 및 전문가들의 의견과 사회적 상황을 고려할 때 섣불리 진작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로 지정하려면 학계에서 이견이 없어야 한다"며 "해당 작품의 경우 '정말 추사의 작품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등 이견이 있었다"고 탈락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문화재청 보물로 지정 신청된 작품은 총 8점이다. 모두 간송미술관 소장이며 이 중 4점이 보물로 지정되고 나머지 4점은 탈락했다. 보물로 지정된 작품은 △대팽고회 △차호호공 △침계 △서원교필결후 4점이다. 탈락한 작품은 이번 중국전에 출품된 △계산무진 △명선과 △화법서세 △호고연경이다.

전문가들은 국제교류전에 '위작 시비'가 있는 작품을 내놓은 걸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은 "상식적으로 한국의 권위 있는 문화재 위원회에서 탈락시킨 걸 베이징에서 전시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추후 문제가 되면 심의위원회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예술의 전당 측은 적절한 절차를 거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예부 관계자는 "추사 연구와 관련해 학계에서 인정받은 명망가 7명이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나온 결과에 따라 출품작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술품 세탁 의혹'도 부인했다. 해당 관계자는 "'계산무진'과 '명선'은 간송미술관 소유로 예술의전당이 세탁해 줄 이유가 없다"며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예술의전당이 밝힌 심의위원 7명은 △최완수(간송박물관장) △이완수(한국학 중앙연구원 교수) △김규선(선문대 교수) △권창윤(서예가) △김양동(서예가) △김영복(고미술가) △우찬규(고미술가)다.


▲ 지난달 18일 열린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전 개막식에 참석한 장하성 주중한국대사(왼쪽에서 일곱번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오른쪽에서 다섯번째) 등 문화예술과 외교계 인사들 [중국 미술관 제공]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전은 지난달 18일 예술의 전당(사장 유인택)과 중국국가미술관(관장 우웨이산, 吳爲山)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해당 전시회는 현재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괴(怪)의 미학(美學)과 동아시아 서(書)의 현대성(現代性)'을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는 한(韓)·중(中) 국가예술교류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렸다. 개막식에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장하성 주중한국대사, 전인건 간송미술문화재단 대표, 윤진구 과천시 추사박물관장 등 문화예술과 외교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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