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반의 반값' 지분적립형 주택…입주자·LH 모두 재무 체력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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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 반값' 지분적립형 주택…입주자·LH 모두 재무 체력이 관건

설석용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6-11-05 17:41:29
분양가 25%로 입주, 지분적립형 주택 첫 선
나머지 잔여 지분은 20년 동안 구간별 상환
납부 기간 시세 변동 변수, LH 재무체력 우려

정부가 최초 분양가의 25%만 내면 신축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지분적립형 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고분양가 시대에 초기 자금 마련 부담을 대폭 완화해 준 것으로, 사실상 대출 완화 효과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시세 변동 흐름에 따라 나머지 잔여 대금을 갚아나가는 과정이 순탄할지, 이 정책을 실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무 체력이 버텨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뒤따른다.

 

▲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숲. [이상훈 선임기자]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분적립형 주택은 다음달 3기 신도시인 고양창릉에 첫 선보일 예정이다. 고양창릉 S-2BL 지구 1057세대 중 284세대에 지분적립형 모델을 적용한다.

 

최초 분양가의 25%만 납부하고 입주한 뒤, 점차 지분을 늘려 주택을 취득하는 구조다. 나머지 75%에 대해선 4년마다 15%씩 잔여 지분을 확보해나가는 방식이다. 총 5회를 납부하게 되며, 여력이 안될 경우 1년간 유예 기간도 주어진다.

 

이를 두고 사실상 대출 완화 효과가 있다는 평가가 있다. 초기 자금만 확보하면 나머지는 4년마다 조금씩 상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종의 주택 담보 대출 개념과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분적립형의 수분양자는 최초 입주시까지 25%의 지분만 취득한다. 다르게 보면 LTV 75%와 사실상 동일한 것"이라며 "목돈이 부족한 분들에게는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실상의 대출규제 완화이고, 혜택이 주로 무주택자에게 돌아가는 것이므로 서민정책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고 봤다.

 

정부는 이번 고양창릉에서 시범 도입한 뒤 점차 늘려가겠다는 방침이다. 주로 3기 신도시와 그 이후 개발될 공공분양 단지들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사업의 호응이 좋다면, 세대 내 적용 범위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75% 잔여 지분 납부 변수…LH 재무 체력도 우려

 

하지만 기대만큼 우려도 있다. 입주자들이 나머지 잔여 지분을 납부하는 과정에서 생길 변수들이다. 또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지적이 계속 있는 LH가 최초 분양가의 25%씩만 받고도 버틸 수 있느냐는 문제다.

 

먼저 잔여 지분 납부 과정을 따져봤다. 나머지 75%는 4년마다 15%씩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이다. 총 5회이고, 기간은 20년이다. 

 

정부는 수도권 평균 공공분양주택 분양가격을 5억1000만 원(전용 55㎡)으로 제시했다. 이 기준대로라면 25%에 해당하는 초기 자금은 1억2750만 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1억2800만 원으로 안내했다.

 

정부는 아직 확정하진 않았으나 초기 자금에 대해 최대 40% 대출을 고민하고 있다. 그럴 경우는 7700만 원 수준으로 부담이 준다.

 

일단 나머지 75% 지분은 3억8250만 원이다. 20년 동안 갚아야 할 원금이다. 이를 5번으로 쪼개 4년마다 취득해야 하는 15% 지분의 기본금은 7650만 원이다. 여기에 기간별 이자를 더하면 회차마다 실제 납부 금액은 더 커질 수 있다.

  

▲LH 주택지분형 주택 잔여지분 기간별 이자.[국토교통부]

 

75% 잔여 지분 이자, 20년 완납시 총 1억1400만원

 

잔여 지분은 빌리는 금액이다. 갚는 동안 임대료를 내야 한다. 정부는 주변 전세 시세의 90%를 적용해 월 79만 원 수준이 될 거라고 설명했다. 최초 입주 후 4년간은 그렇다.

 

이후 15% 지분을 추가 취득해 40% 지분을 갖게 되면, 잔여 지분은 60%가 남는다. 총액이 줄어든만큼 월 임대료 수준도 줄어든다. 이때는 63만 원 수준이 된다. 이렇게 20년 동안 납부해야 할 총 임대료는 약 1억1400만 원 정도다.

 

최초 분양가격 5억1000만 원이었으니, 누적 부담액은 약 6억2400만 원 정도가 된다. 이 금액 역시 중간에 시세 변동이 없다는 것이 전제다. 

 

또 4년마다 취득하는 잔여 지분에 대한 '기간 이자'가 있고, 주변 전세 시세가 오를 경우 월 임대료는 다시 그에 대한 90%가 적용되기 때문에 비싸질 수 있다.

 

국민평형(84㎡)을 놓고 따져보면, 부담은 훨씬 더 커진다. 최근 공공분양 국민평형 분양가가 8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공공분양가의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 6월 분양한 고양창릉 S4블록 전용 84㎡는 분양가가 8억1217만~8억6719만 원에 달했고, 9월에 선보인 인천계양 A6블록 전용 84㎡ 분양가는 6억9504만~7억1654만 원대로 책정됐다. 모두 최초 공개됐던 추정 분양가보다 1억 원 이상씩 올랐다.

 

▲LH 부채 상승 추이(좌)와 임대주택 운영 손실 추이.[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실]

  

부채 370조 바라보는 LH, 임대사업 감당할 수 있나

 

LH의 재무건전성도 문제다. 수분양자 입장에선 적은 금액으로 입주하는 장점이 생긴 것이지만, 이를 시행하는 주체 측 입장에선 그만큼 돈을 덜 받고 사업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일반 공공분양은 분양과 동시에 대금을 회수하기 때문에 비교적 리스크가 적지만, 지분적립형은 모든 자금이 회수되려면 20년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이자가 더해지고 시세 상승에 따라 최종 회수금은 더 커질 수 있지만 사업 초기 부담은 더 커진 셈이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부채 현황 및 전망' 자료에 따르면 LH의 부채는 지난해 173조6567억 원을 기록했다. 총 자산의 69.8%에 해당한다는 집계도 나왔다. 지난 2016년(133조3468억 원) 이후 10년 만에 약 40조 원이 늘어났다.

 

게다가 2030년에는 372조8000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금부터 5년 이후 2배 이상 증가한다는 것이다. 임대주택 운영 손실도 2022년 1조9000억 원에서 2023년 2조2000억 원, 2024년 2조5000억 원, 지난해 2조7000억 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훈 LH 사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부채 증가율이 굉장히 빠르고 회복 속도도 더딘데, 이 부분에 대해 정부의 재정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며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자금 부담이 줄어든 것이지만 사업시행자는 공사 대금 회수가 늦어지는 것"이라며 "원금을 모두 회수하더라도 사업 자체가 쉽지 않은 것들이 많은데, 일부만 먼저 받아서 사업을 진행한다는 건 부담 위험이 클 것 같다"고 진단했다.

 

양 위원은 또 "LH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데, 대규모 분양으로 가게 되면 그 부담은 LH가 모두 떠안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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