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박형란의 토닥토닥] 코 앞으로 다가온 개학, 교과 예습보다 중요한 '마음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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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란의 토닥토닥] 코 앞으로 다가온 개학, 교과 예습보다 중요한 '마음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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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 2019-08-13 16:26:28

태풍이 지나가고 더위 탓에 거리에 사람도 강아지도 줄어든 요즘이다. 그런데도 활기 넘치고 분주한 장소가 있다. 주말에 야구장 근처 전철역에 가면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특히 응원복장과 도구를 갖춘 청소년들이 많다. 페이스페인팅을 멋들어지게 하고 돗자리를 깔고 앉아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잠시 그들을 바라보는데 여학생 하나가 올림픽 체조경기장 가는 길을 물어온다.

그 곳에는 아이돌 공연이 있는 모양이다. 옅게 화장하고 기대에 부푼 표정으로 전철 환승장소를 물어오는 그녀가 무척 싱그러웠다. 그녀의 생기와 설렌 표정에 어느 새 더위와 태풍과 습기를 잊게 되었다. 그 활기와 기대에 찬 감정을 2학기에 학교에서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이처럼 방학에 청소년들이 열띤 마음으로 각자 취향에 맞게 즐기는 모습이 대견하다. 이제 곧 개학이다. 2학기는 일 년 동안 쌓은 지식과 인간관계, 마음의 성장을 갈무리하는 시기다. 특히 부모는 자녀가 개학 후 잘 적응하고 더욱 안정된 마음으로 학업에 집중하기를 바라게 된다.

▲ 자녀가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다면 마음이 불안한 탓이다. 기본적으로 자녀들이 감정을 잘 조절하고 마음이 행복해져야 공부에 효율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 [pxhere]


보통 교사들은 방학을 마치고 개학한 후 학생들을 보며 놀랄 때가 많다. 그 새 훌쩍 키가 자라고 얼굴이 어른스러워진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표정이 한결 성숙해져 나타난다. 고학년은 동작이 더 어른스러워지고 말수가 준다. 저학년은 순진했던 표정은 어디 가고 불만 가득한 시선으로 두리번거리는 변화를 보인다. 둥지를 벗어난 새처럼 쉴 새 없이 말한다. 교사의 말에 순종하는 태도가 옅어진다. 성장하는 과정이니 교사는 그들이 간혹 대들고 이죽거리는 그 행동조차 미리 짐작하고 대비하고 있기 마련이다.

학생들의 발달 단계를 이해하면 크게 놀랄 일은 줄어든다. 그러나 어느 학년이든지 기본적으로 자녀들이 감정을 잘 조절하고 마음이 행복해져야 공부에 효율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 게다가 자녀세대의 공부는 부모 세대와는 다르다. 지식 축적보다 창의성이 강조되니 더욱 자녀의 개성과 끼를 다치지 않게 배려할 과제가 있다.

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는 청소년들에게는 감정조절을 해 주는 세로토닌이 특히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세로토닌은 뇌기능을 조절해 흥분과 불안을 가라앉힌다. 잡념이 없어지고 불필요한 것들은 기억하지 않고 오직 좋은 것만 기억하게 한다. 그런 상태에서 저절로 공부가 제대로 된다는 것이다. 머리 좋고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세로토닌 상태를 잘 만들 줄 알아 집중을 잘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무섭게 집중하는 힘이 생긴다고 한다.

흔히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지적 성취를 이룬 아버지는 자식에게 엄격하다. 기대수준이 높다. 그런 부모는 흔히 이렇게 말한다.

"얘야. 공부가 뭐가 어렵니? 하면 되잖아?"
"한번 해 보세요. 아빠 때와는 달라요. 할 게 너무 많아요."
"그냥 책상에 앉으면 되잖아. 앉는 게 어려워?"
"그게 마음대로 되냐고요? 아빤 늘 이런 식이에요. 절 알지도 못하시면서."
"나는 너보다 훨씬 악조건에서 공부해서 이만큼 왔어. 뭐가 어렵고 힘드니?"

대화가 이렇게 가다보면 이미 두 사람은 화성과 금성만큼이나 멀어져 있다. 중요한 건 자녀 말대로 '마음'이다. 그 '마음'이 마음대로 안되는 게 문제인데 부모는 동기보다 결과만을 기대하고 있다.

영국의 이튼스쿨과 같은 명문 학교나 독일의 학교에서는 교육의 우선순위를 '체· 덕· 지' 순서로 한다. 그 나라의 학생들은 매일 운동하고 매일 또래와 함께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한다. 로마 시대도 마찬가지였다. 로마의 귀족 자제는 오전에 공부하고 오후에는 각종 체력훈련과 경기로 심신을 단련했다. 반면 경제성장을 목표로 달려온 우리나라는 '지· 덕· 체' 순서로 강조했으니 정 반대로 세상을 준비해 왔다. 몸을 움직이고 자연을 가까이 하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세로토닌이 나온다고 한다. 자녀들에게 그런 여유가 있는지 생각해 본다.

개학을 맞아 숙제와 교과공부 예습보다 더 중요한 게 '마음의 채비'이다. 무엇엔가 집중할 수 있는 마음은 어떻게 준비하면 될까.

■ 자녀의 작은 성취에 감동을 얼마나 했나 하고 돌아본다. 작은 성취는 감동을 낳고 더 큰 성취를 향해 발돋움하는 힘을 준다. 과거에 '수, 우, 미, 양, 가'로 평가하던 시절, 어느 할머니가 손녀딸 성적표에 '양, 가'로 채워져 있는 걸 보고 "양가집 규수답게 잘 했다."고 칭찬했다는 우스개이야기가 있다.

■ 자녀가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다면 마음이 불안한 탓이다. 능력 탓만은 아니다. 지나친 흥분, 스트레스, 근심, 걱정 등 잡념을 제공하는 요인은 없나 생각해 본다. 좋은 기억을 추려서 이야기해본다. 행복했던 순간들을 선택해 떠올려본다. 대개 자녀의 불안요인은 부모인 경우가 많다. 부모의 평온한 마음과 관계가 자녀에게 전해진다. 부모가 정서적으로 부드러운 감정을 유지하면 좋다.

■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가를 물어본다. 학교생활은 타인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해야 한다. 유독 신경 쓰이는 친구가 있는지 교과 선생님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나눠본다. 그리고 염려되는 점들은 2학기 초 선생님과 상담할 때 미리 서로 나눈다.

■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1학기 때 목표했던 내용을 돌아보고 다시 점검한다.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도록 한다. 습관을 들이기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 우왕좌왕하고 미적대는 데 쏟는 에너지를 줄이고 단시간이라도 몰두하는 일을 습관적으로 만든다.

■ 등산하는 사람들은 '함께 가면 멀리 간다.', '눈은 게으르고 발은 부지런하다.'는 말을 잘 한다. 자녀가 함께 운동하거나 공부할 친구들이 몇이나 되는지 가늠해 본다. 자녀가 마음에 맞는 소그룹에 속해 생활하면 활력이 생긴다.
 

▲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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