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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양날의 칼' 분양가 상한제

윤재오
기사승인 : 2019-08-12 15:14:02
재건축발 집값불안 조기차단 '강력 처방'
가격안정 효과 vs 주택공급 위축 우려
과도한 규제 피로…거래 숨통 트여야 시장 안정
▲ 윤재오 사회에디터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란 양날의 칼을 빼들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2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10월부터 서울·과천·분당 등 전국 31곳 '투기과열지구'의 민간 택지에 짓는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고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단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도 '입주자 모집 승인 신청' 단계로 앞당긴다는 내용이다.

 

지금은 한·일 갈등과 미·중 환율전쟁 등 초대형 악재들이 쏟아지는 긴박한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정부가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는 초강수를 둔 이유는 명확하다. 경제위기 때문에 제도 도입을 늦췄다간 자칫 주택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실제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6주 연속 상승하는 등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 4구 아파트값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이런 때 단호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주택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고 보고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강행한 것이다.

서울 집값 반등의 진원지는 강남 재건축아파트 단지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정부가 재건축발 집값상승을 차단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재건축단지는 직격탄을 맞는다. 기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요구하는 분양가 가이드라인보다 훨씬 낮게 분양가가 억제되면 그만큼 재건축 조합원들의 부담금이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단기적인 집값 안정효과는 분명히 있다. 지난주에도 강남 아파트값 상승폭은 커졌지만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앞둔 부담감 때문에 재건축 아파트값은 주춤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양날의 칼이다. 집값 안정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재건축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면 당장은 집값이 약세를 보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주택공급에 차질을 빚어 더 큰 시장불안을 초래한다. 또 재건축 조합원이 차지하던 분양차익이 당첨자에게 돌아가 '로또아파트'가 양산된다. 이는 청약시장 과열을 불러올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9·13대책으로 주택시장이 역대 최강의 규제에 묶여있는 상태에서 다시 규제가 더해지는 것이다.

 

집값 급등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모든 국민들이 공감할 만큼 심각하다. 그래서 대출규제, 청약시장규제, 양도세·보유세 중과, 거래규제 등 갖가지 규제로 불편이 커졌는데도 국민들이 감내하고 있다, 시장을 바로 잡기 위해 어느정도 규제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규제로 묶어놓은 상태에서 시장을 정상화시키지 못한 채 또 다시 규제를 더 한다면 국민들은 규제피로를 견디기 힘들어지고 시장은 더 왜곡된다.

정부는 9·13대책이후 주택시장이 안정됐다고 평가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상반기 서울아파트 매매거래는 4만2847건으로 전년동기 8만5645건의 절반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강남권에서는 집을 팔지 않고 상속이나 증여를 하는 사람이 급증했다. 한 주택전문가는 "규제 때문에 거래가 안되는데 무슨 집값 안정인가요?"라고 되묻는다.

이제 규제 일변도로 집값을 잡는데서 벗어나 시장기능이 작동해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정책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KPI뉴스 / 윤재오 기자 yj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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