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인터뷰] 김종성 "수라갯벌 가치 연 800억 이상…꼭 보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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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종성 "수라갯벌 가치 연 800억 이상…꼭 보존해야"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기사승인 : 2025-09-03 16:17:35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갯벌 연구에 독보적 성과
"수라갯벌, 생태적 기능 여전히 살아있고 가치 매우 높아"
"수라갯벌 훼손시 세계자연유산 서천갯벌에 부정적 영향"
"갯벌 유지하며 생태계 서비스 혜택 누리는 게 훨씬 유리"

전북 군산 수라갯벌은 새만금에 남은 마지막 갯벌이자 새만금국제공항 예정 부지다. 오는 11일 새만금국제공항 개발 사업 기본 계획 취소 소송 1심 판결이 서울행정법원에서 선고된다. 시민 1308명이 '수라갯벌에 공항을 지으면 안 된다'며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KPI뉴스는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를 만나 판결에 명운이 걸린 수라갯벌에 대해 물었다. 김 교수는 국내 갯벌의 탄소 저장·흡수 능력을 세계 최초로 전국 단위에서 조사·평가하는 등 독보적인 연구 성과를 올린 해양학자로 꼽힌다.

인터뷰는 2일 서울 서초구 서울대블루카본사업단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대블루카본사업단 사무실에서 KPI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ㅡ수라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어떠한가. 공항을 추진하는 쪽은 '방조제 준공 후 새만금 갯벌 대부분은 기능을 상당히 상실했다'고 주장한다.

"갯벌 상부에 염생 식물이 자라는 곳을 염습지라고 한다. 수라갯벌은 염생식물이 20종 정도 서식해 여전히 염습지로서 기능하고 있다. 또 법정보호종 59종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수라갯벌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철새 이동 경로에서 중간 기착지이기도 하다. 북태평양 지역과 호주 일대를 오가는 철새 수만 마리가 해마다 이쪽으로 날아온다. 이처럼 생태적 기능이 살아 있고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지만 공항이 들어서면 갯벌은 거의 사라지고 파괴될 것이다."

ㅡ수라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어느 정도인가.

"국내 갯벌의 생태계 서비스는 공급·조절·문화·지원 서비스로 나눌 수 있다. 해양수산부에서 2017~2021년 조절·문화 서비스 가치 연구를 진행했다. 조절 서비스는 오염 정화, 탄소 흡수, 기후 조절, 재해 방지 등을 가리키고 문화 서비스는 생태 관광 등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 두 서비스의 연간 가치가 17.8조 원이 넘었다. 전체 갯벌 면적에서 수라갯벌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수라갯벌의 연간 가치는 800억 원 이상이다. 아직 연구되지 않은 공급·지원 서비스 가치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ㅡ갯벌의 조절 서비스는 기후 위기로 인해 국제적으로 중요성이 더 부각되는 분위기다.

"갯벌은 탄소 저장·흡수 능력이 상당히 우수하다. 국내 갯벌 전체의 이산화탄소 저장량은 4600만 톤, 연간 흡수량은 26만 톤이다. 26만 톤이면 승용차 기준으로 약 11만 대가 연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맞먹는다.

기후를 조절하고 오염 물질을 정화하며 완충 지역으로서 재해를 방지하는 갯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아도 기후 위기 때문에 여러 재해가 속출하고 있지 않나. 갯벌이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 재해 피해는 더 커질 것이다."

ㅡ수라갯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충남 서천갯벌이 있다. 새만금국제공항이 들어서면 서천갯벌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되나.

"수라갯벌과 서천갯벌은 생태적으로 연결된 관계다. 이쪽으로 온 철새들이 같은 곳에 계속 있는 게 아니다. 주변의 다른 갯벌, 습지 등을 왔다 갔다 하면서 먹이 활동도 하고 쉬기도 한다. 예컨대 서천갯벌이 만조가 되면 철새들은 쉴 곳을 찾아 수라갯벌로 이동한다.

공항 때문에 수라갯벌이 훼손되면 서천갯벌에 생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사항이 있다."

 

▲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이상훈 선임기자]

 

ㅡ그게 무엇인가.

"2021년 7월 서천갯벌, 전북 고창갯벌, 전남 신안갯벌과 보성·순천갯벌이 '한국의 갯벌'로 묶여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는데, 그게 조건부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유네스코가 제시한 조건 중 하나가 세계자연유산 갯벌 구역 확대다.

'서해 전체에서 갯벌들이 지리적으로 연결돼 있는데 이번엔 네 곳만 세계자연유산에 포함됐으니 앞으로 구역을 더 넓혀 연결성을 갖춰라', 이게 주문 사항이었다. 한강 하구, 가로림만 등 독특한 생태적 가치를 지닌 다른 갯벌도 세계자연유산에 포함되게 하라는 얘기였다.

그래서 한국은 올해까지 9개 지역 갯벌 추가 등재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9개 지역에 군산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라갯벌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항 건설로 수라갯벌이 없어지면 서천갯벌 등의 세계자연유산 지위 유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ㅡ한쪽에서는 정부가 기후 위기 대응 필요성을 언급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후 위기 대응에 중요한 갯벌을 파괴하는 공항 건설이 추진되는 모순적 풍경이다.

"정부는 2050년까지 갯벌 660㎢에 염생 식물을 심어 탄소 흡수원과 생물 다양성을 늘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라갯벌이 없어지면 그건 정부의 갯벌 식생 조림 및 복원 사업과 엇박자일 것이다.

2022년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196개 국가가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의 최소 30%를 보호 지역 등으로 보전·관리하기로 합의했다. 한국도 이를 이행해야 하는데, 육상은 보호 지역이 18% 수준이지만 해상은 2% 정도밖에 안 된다. 2%를 30%로 높이려면 보호 지역을 엄청 확대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도 있는 갯벌을 없앤다면 그건 괴리가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수라갯벌을 꼭 보존해 남겨두면 좋겠다. 갯벌을 잘 유지하면서 갯벌이 제공하는 생태계 서비스 혜택을 계속 누리는 것이 우리에게 훨씬 유리하다."

 

KPI뉴스 /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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