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소셜말싸미] 내 피의 색깔은 블랙? '커피 공화국' 한국의 커피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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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말싸미] 내 피의 색깔은 블랙? '커피 공화국' 한국의 커피史

권라영
기사승인 : 2019-03-11 13:39:22
누가 커피 소리를 내었는가? TMT의 커피 TMI

 

'현대인의 포션'이라고 불리는 커피. 잠을 쫓기 위해서, 식사 후 입가심으로, 혹은 습관적으로 많은 이들이 물처럼 커피를 마신다. 출근하기 전 커피 한 잔을 사려고 보면 앞에 이미 몇십 명의 주문이 밀려있어 지각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은 음료 중 커피를 가장 많이 섭취하며, 일주일 평균 11.5잔을 마신다.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음료가 된 커피,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어떤 변화를 거쳐왔을까? 19세기 후반부터 역사를 되짚어봤다. 

 

▲ 고종의 커피 사랑은 영화의 소재로도 쓰였다. 사진은 영화 '가비' 스틸컷 [시네마서비스 제공]


고종도 사랑한 #양탕국 #가배

커피는 19세기 말 서양인들에 의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커피는 서양의 탕이라는 뜻의 '양탕(洋湯)국'이나 한자로 음차한 '가배(咖啡)'라고 불렸다.

고종은 커피를 자주 즐겼다고 한다. 그가 커피의 향이 평소와 다른 것을 느끼고 마시지 않아 독살을 피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국립고궁박물관에는 지금도 대한제국 시절 사용한 와플 틀이 있다고 하니 고종은 커피의 짝꿍으로 와플을 택한 듯하다. 

 

▲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는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와플틀과 제과형틀이 남아있다. [국립고궁박물관 웹사이트 캡처]


이전까지 친교의 자리에서는 술을 주로 마셨으나, 커피가 등장하면서 술의 자리를 대체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다방 문화가 확산했다고 한다. 당시 '모던보이'를 자처하던 예술가들은 재즈와 같은 서양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에서 커피를 마시곤 했다. 영화감독 이경손은 한국인 최초로 '카카듀'라는 다방을 열었으며, 소설 <날개>로 유명한 작가 이상은 세 번이나 다방을 차렸다.

 

▲ 미국 뉴욕의 카페 Round K에서 판매하는 '에그 카푸치노'에는 '코리안 카푸치노'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뉴욕 인사이더 페이스북 캡처]


그 시절 브런치 #달걀동동 #모닝커피

북미정상회담 기간 국제 취재진에게는 하노이의 명물 '에그커피'가 매일 1000잔씩 무료로 제공되면서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커피에 우유 대신 달걀을 넣는다는 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우리나라에도 달걀을 넣은 커피가 있었으니….

1960~1970년대 다방에서는 달걀노른자를 띄운 '모닝커피'를 팔았다. 당시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쎄씨봉'에서는 윤형주 역을 맡은 배우 강하늘이 원두커피에 달걀노른자를 넣고 저어 마시는 장면이 등장한다. 다방에 따라 참기름을 넣어주는 곳도 있었다고. 가격은 1970년 기준 50원으로, 당시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었던 짜장면 한 그릇과 비슷했다고 한다.

달걀노른자를 넣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는데, 당시 달걀이 귀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위해서였다든가,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 또는 커피를 마실 때 속이 쓰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등이 주로 꼽힌다.

 

▲ 이번 겨울, 추운 날씨에도 아이스 제품의 판매량이 많았다. [권라영 기자]


한파도 두렵지 않다 #얼죽아

'얼어 죽어도 아이스커피'를 뜻하는 '얼죽아'라는 신조어는 지난해 처음 등장했다. 이전에도 한겨울에 아이스커피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있었으나, 이들을 지칭하는 이름이 생기면서 존재감이 비로소 드러났다.

이들은 '얼죽아' 협회원이라는 것을 인증하겠다며 SNS 등지에 아이스커피 사진을 올리고 "아무리 추워도 변절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이번 겨울 스타벅스,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등 커피 전문점에서는 예년보다 아이스 제품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한국에서 인기인 아이스커피를 유럽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 '얼죽아' 협회원은 몇 년 전 겨울 오스트리아에서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가 당황한 직원의 얼굴을 마주해야 했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스타벅스 등 글로벌 체인이 아닐 경우 얼음을 따로 주문해야 커피를 '아이스'로 즐길 수 있다.

 

#TMT
Too Much Talker, 말이 많은 사람을 의미한다.

#포션
물약, 마법의 묘약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potion'. 게임 등에서는 체력이나 상처가 회복되는 약을 말한다.

#내 심장의 색깔은 Black
지드래곤의 노래 'Black'과 블랙핑크의 노래 '불장난'에 공통으로 들어간 가사.

#누가 ◯◯ 소리를 내었는가?
2000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배우 김영철이 맡은 궁예의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는가?' 패러디. 김영철은 최근 궁예 대사와 드라마 '야인시대'의 김두한 대사(ex. 4달라)가 재조명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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