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 측 "설계·건조 과정서 치명적 결함"… HD현대重 책임론 재점화
2024년 미국 볼티모어 교량 붕괴 사고를 일으킨 컨테이너선 '달리(Dali)호'의 선주와 선박관리회사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에서 선박 설계·건조 결함을 재차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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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3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컨테이너선 '달리(Dali)호'가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와 충돌한 뒤 붕괴된 교량 철골 구조물이 선박 위에 뒤엉켜 있다. 달리호는 HD현대중공업이 2015년 건조한 선박이다. [AP 뉴시스] |
미국 연방법원이 지난 8월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지만, 선주 측이 이에 불복하면서 사고 책임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재점화됐다.
29일 미국 법률 전문매체 로360(Law360)에 따르면 달리호 선주인 그레이스오션과 선박관리회사 시너지마린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제3연방항소법원에 펜실베이니아주 연방지방법원의 소송 기각 결정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HD현대중공업이 달리호를 설계하고 건조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결함(fatally flawed)'이 있는 선박을 만들었으며, 이러한 결함이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충돌 사고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그레이스오션과 시너지마린은 지난해 7월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선박에 설치된 전기배전반의 설계 결함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됐고, 이로 인해 선박이 조종 능력을 상실하면서 교량에 충돌했다는 것이 선주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미국 펜실베이니아 동부연방지방법원은 지난 8월 3일 해당 소송을 기각했다.
당시 재판부는 '불편한 법정의 원칙(forum non conveniens)'을 적용해 미국보다 다른 국가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선박이 한국에서 건조됐고 관련 기술 자료와 증인 등이 한국에 집중돼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재판부는 선박의 설계·제조 결함 여부나 HD현대중공업의 사고 책임에 대해서는 실체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HD현대중공업은 당시 법원의 소송 기각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사고 발생 약 10년 전인 2015년 안전하고 항해에 적합한 선박을 인도했으며, 선주 측의 소송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선주 측은 1심 결정에 불복해 지난 9월 3일 제3연방항소법원에 항소했다. 이번 항소심에서는 미국 법원이 소송을 심리해야 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달리호 사고는 2024년 3월 26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 인근에서 발생했다.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달리호가 항해 중 전력을 상실한 뒤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교각을 들이받으면서 교량 일부가 붕괴했다.
이 사고로 교량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6명이 숨졌으며, 볼티모어항의 선박 통항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선박의 결함 여부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항소심으로 이어지면서 향후 미국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PI뉴스 / 양지욱 기자 y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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