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오세훈, 당·대권 경쟁자로 가세…갈등 전선 다층화
친한계 "吳, 張 사퇴 언급 안해…韓 견제할 존재 필요"
권영세 "張 사퇴해야"…이재오 "버티면 張도 당도 망해"
張, 연임 도전 의지 강해…정점식 "의견 쉽게 안 모아져"
국민의힘 안철수, 무소속 한동훈 의원 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안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창당할 때 친한계 '여의도 렉카'들은 배제하길 바란다"며 한 의원을 재차 저격했다. "렉카에 할퀴어진 분들의 '한'(恨)이 '한(동훈)'을 무너뜨릴 것"이라면서다. 그는 앞서 지난 12일 "한 의원 복당을 반대하니 얼씬도 하지 말라"며 "창당을 생각하고 있다면 응원하겠다"고 비꼬았다.
안 의원은 12·3 비상계엄 당시 행적을 둘러싼 법정 증언을 계기로 한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추경호 대구시장의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처음에는 한동훈 당시 대표가 당사로 모이라고 했고 이후 국회로 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즉각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선후관계를 뒤집어 왜곡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친한계도 안 의원을 비판했다. 그러자 안 의원이 복당 반대로 맞대응한데 이어 이날 친한계를 때리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양측 대립은 6·3 선거 후 다층화한 당내 갈등 전선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 의원의 당선은 변곡점이다. 주도권을 다툴 경쟁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분란의 진앙은 당권욕이다. 차기 당권은 2030년 대권 도전의 강력한 디딤돌로 여겨진다.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해 원내 지지기반을 다질 수 있어서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은 6·3 선거를 통해 야권의 선두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두 사람은 보수를 재건할 적임자로 국민 선택을 받았다. 그런 만큼 '윤 어게인' 노선을 고수했던 장동혁 대표는 물러나는 게 민심을 따르는 일이다. "장 대표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당내 공감대도 확고하다. 그러나 장 대표가 막무가내로 버티면서 내분이 깊어지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외연확장이 필수다. 인지도 높은 유력 대권주자가 당의 간판으로 나서 중도층 표심을 잡아야한다. 오 시장, 한 의원이 일순위로 꼽힌다. 오 시장은 선거 직후 국민의힘 의원들과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여의도 정치'에는 약하다"는 지적을 의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의원은 옛 주류인 친윤계 의원들을 두루 만나고 있다. '한동훈 포비아' 희석화와 복당을 위한 관계개선 포석으로 풀이된다. 둘 모두에게 당권·대권에 대한 원려가 엿보인다.
하지만 오 시장은 광역단체장이라 대표를 맡을 수 없다. 한 의원은 복당 걸림돌을 해결하면 당권을 노릴 수 있어 오 시장보다는 유리하다. 이 지점에서 두 사람 이해가 갈린다. 선거 전엔 장 대표 사퇴에 뜻이 맞았으나 이젠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오 시장은 선거 후 장 대표 사퇴를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지방선거 후 당내 주도권 경쟁에서 오 시장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한 의원"이라며 "오 시장의 주 타깃이 장 대표에서 한 의원으로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당에서 직접 역할을 할 수 없는 오 시장 입장으로선 장 대표가 당장 사퇴하는 건 원하지 않는 그림"이라며 "한 의원이 복당해 당권을 잡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을 견제하는 장 대표 존재가 당분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장 대표는 이날 펜앤마이크TV에서 "추경호 시장과 국민의힘은 사지로 몰아넣고 갑자기 복당하겠다는 게 무슨 논리냐"라고 한 의원을 비판했다.
장 대표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그가 지금 물러나면 비상대책위가 꾸려져 내년 2월쯤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이 일각에서 거론된다. 하지만 사퇴 시기와 비대위원장 인선 등 여러 문제를 놓고 의견이 분분해 정리가 어렵다. 계파 간 이해가 복잡한 탓이다. 당권파 쪽에서 '대안부재론'을 핑계 삼아 장 대표가 임기를 마쳐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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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8일 인천 남동구 구월로데오광장에서 열린 인천 참정권수호 집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
장 대표는 내년 전대에 다시 출마해 연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년 남은 임기를 다 채우거나 적절한 타이밍을 잡아 물러나는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장 대표는 당권을 잡는데 혈안이 돼 있다"며 "그것만이 자기가 살길이고 연임에 대한 자신감도 크다"고 말했다. 강경한 대여 공세로 일관해 온 장 대표는 강성 보수층·당원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한길리서치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쿠키뉴스 의뢰로 지난달 20~22일 전국 유권자 1006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장 대표 사퇴 찬성, 반대 응답은 각각 47.7%, 41.8%였다. 그런데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사퇴 반대 여론이 57.3%로 과반에 달했다.
오 시장이 장 대표와 각을 세우지 않는 건 '당심'을 의식한 전략의 성격도 있다.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안 의원은 보다 노골적이다. 한 의원을 여전히 '배신자'로 보는 강성 당원을 겨냥한 제스처로 비친다. 복당 반대는 당권 경쟁에서 한 의원 참여를 봉쇄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장 대표 사퇴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5선 중진이자 친윤계 중심이었던 권영세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장 대표 사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 비대위원장을 지낸 권 의원은 "'대표 주자가 내가 돼야 한다'는 사적인 욕심과 자기 이익을 앞세워 당 혹은 보수세력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큰 선거에 져놓고도 배 째라며 버티는 건 뒷골목 (건달이나 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표만 그만두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을 던져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장외 집회를 챙기며 마이웨이중이다. 인천, 부산에 이어 이날 오후 7시 전남광주 선관위 앞에서 열리는 '6·3 참정권 박탈 사태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7일, 11일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에서 '재명아 고등학생 말고 나랑 싸우자'라는 피켓을 들어 '패륜 정치' 소리도 들었다.
당내 반응도 싸늘하다. 장외 정치로 사퇴 압박을 피하는 인상이기 때문이다. 피로감이 쌓여 지지율이 하락세다.
리얼미터가 지난 13일 공개한 여론조사(지난 9, 10일 전국 유권자 1002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8.1%였다. 지난주와 비교해 2.2%p 떨어졌다. 전통 지지기반인 PK 지역에선 20.7%포인트가 급락했다. 계파갈등이 원인이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전날 문화일보 유튜브에서 장 대표 사퇴와 관련해 "쉽게 의견이 모이지 않는다"며 "다음 스텝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초·재선 모임인 '대안과미래' 등 반장동혁 진영도 마땅한 카드가 없다. 최악의 경우 장동혁 체제가 1년 더 갈 수 있는 여건인 셈이다.
한길리서치 조사는 유선 전화면접 및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4%다. 리얼미터 조사는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3.3%였다. 둘 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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