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李 대통령, 호남 반도체 여론전 주도…지지율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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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호남 반도체 여론전 주도…지지율 반등할까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6-06-29 17:06:34
李 "호남 용수·에너지 풍부"…靑 "李 임기 내 완공 목표"
이재용 "광주, 반도체 새 단지"…최태원 "서남권에 400조"
여론 전문가 "호남 지지율 상승, 견고…타지역은 반작용"
"비호남 지지율 타격…8월 전대 겨냥 정치 행보" 분석도
리얼미터…李 지지율 0.2%p 내린 46.5%, 6주 연속 하락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반도체, 피지컬AI, AI데이터센터는 대도약을 위한 삼각 축"이라며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하며 "이를 하나로 묶어 한국형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에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최태원 SK 회장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3대 메가프로젝트는 서남권과 충청권에 각각 총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팹과 81조 원 규모의 패키징 거점을 육성하고 AI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550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호남권 반도체 투자를 설명하는 데 공을 들였다. '호남 특혜설' 등 야권발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용수도 풍부하고 특히 신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곳이 바로 서남 해안일대"며 "우리 기업들이 3대 메가 프로젝트의 거점으로 지역을 선택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향해 "국가 영웅 또는 국민 영웅이라 불러드리고 싶다"며 감사를 표했다.

 

두 회장은 연단에 나와 투자안을 공개했다. 이 회장은 "대통령 말대로 속도전"이라며 "여러 지역 중 전력과 용수, 인력확보, 인프라 등 많은 인센티브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SK 하이닉스는 제반 요건을 충족하는 곳에 공장을 건설할 것이고 서남권에 약 400조 원을 투자해 새로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발표가 끝난 뒤 이 대통령은 두 사람과 함께 연단으로 올랐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고 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허리 굽혀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태현 SK그룹 회장에게도 같은 인사를 했다. [뉴시스]

 

청와대 강훈식 비서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시점에 대해 "이 정부 안에 완공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보고회'가 타이틀인 이날 행사는 국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국민의힘은 호남의 전력·용수 부족 등을 문제삼으며 반도체 투자는 여권 압박 때문이라고 공세 중이다. 

 

이 대통령은 주말인 27, 28일 X(옛 트위터)에 관련 글 7개를 연달아 올리며 적극 반박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업 타당성을 강조하며 여론전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이 '호남 반도체'를 신속하고 강력히 추진하는 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6·3 지방선거를 전후로 내리막을 타고 있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6일 전국 유권자 2502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46.5%를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0.2%포인트(p) 떨어졌다. 6주 연속 하락세다. 

 

대통령 지지율이 낮으면 국정 동력이 떨어지거나 상실될 수 있다. 그런 만큼 성과를 내야할 집권 2년차 대통령에겐 지지율 제고가 급선무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통화에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호남 지지율이 복원되고 견고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하지만 비호남권에선 반도체가 오지 않은데 대한 불만으로 반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어느 쪽 영향이 더 크냐에 따라 지지율이 오를 수도, 하락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이 애를 쓰고 있으나 지지율 반등을 위한 여건은 녹록지 않다. 

 

민주당 새 지도부를 뽑는 8·17 전당대회가 일차적 걸림돌이다. 당권 차지를 위한 친명·친청 간 계파갈등이 위험수위다. 지지층도 분열돼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현 주류인 '뉴이재명' 그룹과 구주류인 친노·친문 진영이 서로를 향해 멸칭까지 써가며 대결 중이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26일 김어준 씨 유튜브에서 "자신감이 지나치다"며 이 대통령을 직격해 기름을 부었다. 이 대통령의 중도 확장 행보에 대해선 "(지지자들은) 증축을 원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 했다"고 비꼬았다. '재건축론'은 노선투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 '적통 논쟁'까지 불붙어 내분이 격화하는 형국이다. 송영길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정청래 전 대표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 참석도 못 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100% 허위사실이다. 사과하라"고 반격했다.

 

집권당이 민생은 뒷전이고 권력투쟁에 골몰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 대통령에겐 부담이고 악재다. '명청대전'으로 치닫는 분열상을 차단하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반도체 카드를 꺼냈다는 관측도 나오는 배경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호남을 뺀 지역에선 지지율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그렇더라도 8월 전대를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로 읽힌다"고 짚었다. 호남 권리당원의 표심을 확보해 친명계 당권주자를 밀어주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배 소장 진단이다.

 

8·17 전대 최대 승부처는 호남이다. 이번 전대에선 처음으로 모든 권리당원이 1인 1표를 행사하게 된다. 당원의 약 33%(지난해 기준)는 호남에 있다. 지난해 8월 전대에서 정 전 대표가 호남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66.49% 얻어 승기했다. 친명계 당권주자는 김 총리다.   

 

2030세대의 '반여 정서'를 해소하는 것도 이 대통령에게 큰 숙제다. 한국갤럽이 지난 26일 공개한 여론조사(23∼25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에선 이 대통령 지지율이 2주 전 조사 대비 6%p 하락한 51%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36%로 가장 낮았다. 30대(47%)가 뒤를 이었다. 


안 대표는 "여권에 대한 2030세대의 모든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며 "청년층 80~90%가 지지를 보냈는데 실망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과 빼박"이라고 평가했다. "등록금 채무액, 취업난, 고용의 질, 주거 문제 등 모든 분야에서 삶의 질이 악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안 대표는 "2030 남성은 물론 여성도 이탈 조짐"이라며 "삶의질 개선 노력 대신 당권투쟁에 주력하는 여당에 망감을 넘어 배신감 초기 징후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조사는 각각 ARS,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각각 ±2.0%p, ±3.1%p다. 응답률은 4.1%, 10.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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