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비은행 강화' 노리는 하나지주, 보험사 인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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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강화' 노리는 하나지주, 보험사 인수할까?

황현욱
기사승인 : 2023-07-31 16:27:29
KDB생명 매각가 2000억이나 신주 발행 규모 8000억 추산
ABL생명도 시장에 나왔지만, KDB생명보다 매력도 떨어져
하나지주, 비은행 부문 강화는 꼭 필요…"무리 안돼" 지적도
하나금융지주는 상반기에 호실적을 냈지만, 사실상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 덕이었다.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은 부진하면서 여전한 약점으로 나왔다. 

이런 가운데 KDB생명과 ABL생명이 매물로 나오면서 하나지주가 보험사 인수에 나설지 주목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지주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8월부터 실사에 착수한다. 9월까지 실사가 마무리되면 KDB산업은행과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검토할 계획이다. 빠르면 연내 거래가 마무리될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 12일 선정됐다. [그래픽=황현욱 기자]


예상 매각가는 200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KDB생명은 광범위한 개인금융 네트워크를 보유한 하나금융그룹의 일원으로 재출발하게 되는 등 안정적인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지주도 'KDB생명' 인수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크다. 올 상반기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지주의 최대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9%(4654억) 증가하며 하나지주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다만 은행 의존도가 91%로 높아 비은행 계열사가 은행의 실적을 깎아 먹었다.

하나지주가 KDB생명을 인수한 뒤 하나생명과 합병하면 체급이 커진다. 하나생명은 지난 3월 말 기준 총자산 6조3265억 원으로 22개 생보사 중 자산 규모 17위다. KDB생명의 자산은 17조1434억 원으로 12위다.

하나생명이 KDB생명과 합병하면 자산 규모 23조4699억 원으로 현재 10위 메트라이프생명(21조8014억원)를 제쳐 생명보험업계 10위로 자리잡을 수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 일각에선 하나지주의 'KDB생명' 인수전 참여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KDB생명 부채는 약 16조6210억 원에 달한다. 자기자본이 5526억 원이므로 부채비율이 3007%나 된다. 지난해 생명보험사 평균 부채비율(1802%)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KDB생명의 1분기 지급여력비율(K-ICS비율·킥스)은 101.7%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이 권고한 킥스 비율인 150%에 비해 현저히 낮다. 금융당국 허가로 KDB생명은 킥스 적용을 유예받기로 했지만, 향후 새 주인은 인수 직후 신주를 발행하는 등 자본력 확충부터 나서야 한다. 

보험업계에서는 필요한 자본 확충 규모는 약 8000억 원으로 추산한다. 인수가 약 2000억 원까지 더하면, 하나지주는 1조 원 가량을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KDB생명의 주요 재무지표. [나이스신용평가 제공]

이 때문에 하나지주가 KDB생명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KDB생명은 과거 4차례 매각 시도가 불발된 이력을 감안해야 한다"며 하나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라도 반드시 인수한다고는 볼 수 없음을 시사했다. 

김한울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하나지주의 올해 3월 말 이중레버리지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123.2%, 38.2% 수준"이라며 "은행금융지주 평균인 109.9%, 29.3%에 비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나지주가 KDB생명을 인수할 경우 인수자금과 추가 투입자금 한계가 1조2790억 원을 넘어서면 안된다"라고 조언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수준인 이중레버리지비율인 130% 이하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하나지주가 ABL생명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ABL생명은 중국다자보험그룹이 대주주로, 현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가 주관한 ABL생명 예비입찰에 미국계 PEF 운용사 JC플라워와 국내 PEF 운용사 노틱인베스트먼트, 파운틴헤드프라이빗 에쿼티 3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ABL생명 사옥. [ABL생명 제공]

ABL생명의 자산규모는 KDB생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17조 원대다. ABL생명의 3월 말 기준 킥스 비율은 163.6%로 KDB생명보다 높다. 킥스 경과조치 전 비율(111.4%)도 KDB생명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다만 ABL생명은 KDB생명보다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게 흠이다. 올 1분기 순이익은 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6% 급감했다. KDB생명의 올 1분기 순이익은 377억 원이다.

ABL생명 매각가는 3000억~4000억으로 거론된다. KDB생명의 매각가가 20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적이 부진한 ABL생명이 더 고평가되고 있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ABL생명은 KDB생명과 비교하면 수익성, 가격 모두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 하나지주가 두 생명보험사 모두 포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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