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KT 차기CEO '깜깜이 심사' 의혹…또 흐려지는 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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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CEO '깜깜이 심사' 의혹…또 흐려지는 투명성

김기성
기사승인 : 2023-07-17 13:56:29
일감 몰아주기 의혹 핵심인물 황정욱 구속…수사 속도
'이권 카르텔' 문제…사외이사 중심 지배구조 점검 필요
KT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의 핵심인물인 황정욱 KFDS 대표가 구속됐다. 구속 사유는 시설 관리 용역업체인 KFDS가 KT로부터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KT의 고위임원들에게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 혐의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인 없는 기업, 소위 소유분산기업인 KT의 경영권을 장기적으로 장악하려는 '이권 카르텔'이 존재하는지가 이번 일감 몰아주기 수사의 핵심이다. 이러한 의혹은 KT의 차기 CEO 선출 과정에서 수차례 구현모 전 대표를 비롯한 특정 인물들이 후보로 지목되면서 제기됐던 것이다.

▲ 서울 광화문 KT 사옥. [뉴시스]  

KT 일감 몰아주기 핵심인물 황정욱 KDFS 대표 구속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황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황 대표는 KT 고위임원 등에게 건물관리 일감을 늘려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법인카드와 공유오피스, 가족의 취업기회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7년 이후 자녀들을 명목상 직원으로 올리거나 허위로 자문료 등을 지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KDFS 자금 약 50억 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발생한 수익이 KT 전·현직 임원을 통해 세탁과정을 거쳐 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 비자금이 KT의 장기집권을 꿈꾸는 '이권 카르텔'의 동력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남중수-황정욱-구현모가 이권 카르텔의 중심?

이러한 과정에 구현모 전 대표와 남중수 전 대표 등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남중수 전 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2008년 KT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배임 혐의로 구속돼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지난 3월 KT동우회 회장으로 선임될 만큼 전·현직 KT 인사들 사이에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에 구속된 황 대표는 남 전 대표가 2008년 구속 수감됐을 때 옥바라지를 마다하지 않은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또 황 대표는 2021년 남 전 대표의 아내를 회사의 고문으로 허위로 올려 매달 300만 원에서 400만 원의 고문료와 법인카드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현모 전 대표와 남 전 대표의 연결고리는 정치적 네트워크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KT 내부 출신으로 정치적 입지가 흔들렸던 구 전 대표는 노무현 정권에서 KT 대표를 지냈던 남 전 대표에게 크게 의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남중수-황욱정-구현모로 이어지는 인적 네트워크에 KT의 전·현직 임원들이 가세하면서 차기 CEO의 선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장기 집권을 노리는 '이권 카르텔' 형성됐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사외이사 중심의 KT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에 의문 

의혹의 핵심인물인 황 대표가 구속되면서 구현모·남중수 전 대표에 대한 수사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그 결과 의혹의 사실 여부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의혹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개인의 단순한 치부(致富)에 그치지 않고, 주인 없는 기업 KT의 경영권을 농락하려했다면 KT의 지배구조를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공기업에서 기업공개를 통해 민영화한 기업인 KT의 지배권의 핵심에는 사외이사 제도가 있다. 경영 판단을 내리는 이사회 인원의 80%가 사외이사로 채워져 있다. 이사회가 CEO후보를 선정해 주총에 선임을 요청하는 만큼 사외이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더구나 새로운 사외이사 선임도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명이 결정하기 때문에 사외이사들의 손에 달려있다. 

물론 사외이사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인물로 채워지기 때문에 주인 없는 기업의 경영투명성을 위해서는 나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운영의 결과를 보면 CEO 등 기존 경영진과 잦은 접촉, 그리고 알게 모르게 제공되는 각종 향응으로 인해 감시 기능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차기 CEO 선정도 '깜깜이 심사' 의혹 제기돼

차기 CEO 선정 과정에서 홍역을 치른 KT 이사회는 사외이사를 바꾸고 다시 한번 CEO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일 후보 지원 신청을 마감하면서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런데 이번에는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에는 대표이사 후보자의 개인정보와 지원 사실 등을 공개할 계획이라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외 후보자 27명이라고만 밝혔다. 공정성 확보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것이라지만 또 '깜깜이 심사'라는 비난을 받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벌써 업계에는 후보자 개개인의 이름이 거명되면서 "누구는 정치권 누구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권 카르텔'을 깨겠다는 인사가 또 다른 '이권 카르텔'의 시초가 돼서는 안 될 일이다. 그것은 '도둑을 피해 강도를 만나는 꼴'이기 때문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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