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결국 정신감정 받게 된 조양래…한국앤컴퍼니 '남매의 난'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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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신감정 받게 된 조양래…한국앤컴퍼니 '남매의 난' 재점화

김기성
기사승인 : 2023-05-23 13:55:18
장녀 조희경, 부친 조양래 회장 한정후견 심판 청구
2심 재판부, 보라매병원에 정신 감정 촉탁서 발송
"父, 평소 신념과 다른 결정"…결국은 경영권 다툼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전 한국타이어 회장)이 기어코 병원에 가서 자신의 정신건강이 정상인지를 감정받는 수모를 피할 수 없게 됐다.

2심 재판부, 조양래 회장 정신감정 촉탁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는 지난 18일 서울 보라매병원에 조 회장에 대한 정신 감정 촉탁서를 발송했다. 보라매병원이 촉탁을 받아들이면 2020년 조 회장의 장녀인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조희경 이사장이 한정후견 개시심판을 청구한 이후 처음으로 정신 감정이 이뤄지게 된다.

한정후견이란 과거 한정치산과 같은 성격이다. 성인이 질병이나 장애 등으로 인한 정신적 문제가 있어서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든 경우 가정법원의 결정으로 후견인을 선임해 보호와 지원을 받는 제도를 말한다. 한마디로 조 회장의 장녀가 "아버지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으니 후견인을 선정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한 것이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왼쪽)과 차남 조현범 회장 [UPI뉴스 자료사진]

조양래 회장이 보유주식을 차남에게 모두 넘기자 갈등 폭발

아버지와 딸의 갈등은 2020년 6월 조양래 회장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한국앤컴퍼니) 주식 전부인 23.59%를 차남 조현범 회장(당시 사장)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이러한 주식처분으로 조현범 회장은 지주사 주식을 42.03%를 보유하게 되면서 압도적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장남인 조현식 고문(18.93%), 차녀 조희원(10.61%) 씨, 여기에 심판을 청구한 조희경 이사장(0.81%)의 지분을 합쳐도 30% 남짓에 불과해 한국타이어그룹의 승계구도가 마무리된 것이다.

그러자 조 이사장은 아버지, 조양래 회장이 주식을 차남인 조현범 회장에게 매각한 것은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한정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면서 조양래 회장은 평소 사회 공헌이나 사회 환원에 신념을 보였는데, 보유지분 전부를 차남에게 매각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정후견 결정 나면 지배구도 바뀔 것으로 예상

재계에서는 아버지 조양래 회장의 평소 신념-사회 공헌과 환원-을 지적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조양래 회장에 대한 정신 감정 결과, 후견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조현범 회장에게 주식을 넘긴 것이 무효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조양래 회장의 지분 전부가 '평소의 신념'에 따라 한국타이어그룹의 공익 재단인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 기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는 조희경 이사장이 가장 적은 지분(0.81%)을 가지고 있지만, 단숨에 24.4%의 지분을 확보하게 돼 최대 주주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평소 신념'을 내세웠지만 결국 경영권 다툼이라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1심 재판부, 정신 감정 없이 직접 심문 이후 청구 기각

조양래 회장의 한정후견 심판은 조희경 이사장이 2020년 7월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1심은 조 이사장의 청구를 기각했고 조 이사장 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현재 2심이 진행되면서 조양래 회장의 정신 감정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1심에서도 조양래 회장의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는 조 이사장 측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촉탁 기관으로 지정된 병원들이 코로나 사태로 감정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정신 감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1심 재판부는 지난해 4월 조양래 회장을 법정에 불러 1시간 가까이 비공개로 한정후견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지, 경영과 관련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문답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한정후견 청구를 기각했던 것이다.

현재 조양래 회장은 1심 재판부에 출석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걸어서 법정에 들어갔고 최근에도 매일 회사로 출근해 임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한다. 또 골프도 즐기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정밀 정신 감정의 결과가 나와야 하겠지만 어떤 결론이 나오든지 재산싸움이 아버지의 정신 상태까지 문제 삼은 것은 두고두고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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