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빈 살만 다녀간 韓 재계, 그룹 미래 사업도 중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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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다녀간 韓 재계, 그룹 미래 사업도 중동으로

김윤경
기사승인 : 2022-11-18 18:51:22
제2의 중동 특수 예고하며 기업간 전략전 예고
삼성·SK·현대차·한화는 중복 사업 많아 경쟁
CJ는 콘텐츠, 두산은 원전, DL은 건설 유력
세계 최고 부자이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한국을 다녀간 후 재계의 관심은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고작 하루의 일정이었지만 빈 살만 왕세자는 17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고 저녁에는 8명의 재계 총수나 대표들과 차담회를 하며 미래 사업을 얘기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차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 빈 살만 왕세자와 8개 그룹 대표들이 17일 롯데호텔에서 만나 차담을 나누고 있다. [사우디 국영 통신사인 SPA 트위터 캡처]

100분간 이어진 차담회에서는 에너지와 기술, 건설, 스마트시티 등 미래 유망 산업에 대한 투자 기회 등이 폭 넓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다.

재계는 기업 총수들과 왕세자의 차담회 이후 굵직한 추가 프로젝트들이 준비되며 제2의 중동 특수도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그의 방한에 맞춰 26개의 초대형 프로젝트들도 시동을 걸었다. 무려 40조 원에 달하는 계약이나 사전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기업들이 주목하는 곳은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우디의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다. 기업들에게 네옴시티는 그동안 준비해 온 미래사업들을 펼칠 호재이기 때문이다. 돈도 벌고 미래 구상을 실현할 시험대(테스트베드)로서도 네옴시티는 훌륭하다.

네옴시티는 총 사업비 5000억 달러(약 670조 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에 170㎞에 달하는 직선 도시 '더 라인'과 해상 산업단지 옥사곤,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을 건설하는 것이 골자다.

▲ 빈 살만 왕세자(오른쪽)와 그룹 대표들이 17일 롯데호텔에서 만나 차담을 나누고 있다. 빈 살만 옆으로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김동관 부회장이 앉아 있다. [SPA 트위터 캡처]

문제는 각 기업들이 무엇으로 네옴시티에 진입하느냐에 있다. 이를 둘러싸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드러난 내용이나 정해진 바는 없다. 오직 중동 공략도 각 기업들의 미래 사업 전략과 궤를 같이 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는다.

방향점이 뚜렷한 곳은 K콘텐츠 대표주자인 CJ다. CJ는 컬처와 플랫폼, 웰니스를 중기 비전으로 설정했고 이는 중동 비즈니스와도 잘 맞는다. 윤 대통령은 18일 "(왕세자가) K콘텐츠에 관심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이재현 CJ 회장도 빈 살만과 만나 사업을 논의했다.

CJ는 계열사인 CJ ENM이 올해 6월 사우디 문화부와 영화, 음악, 공연과 음식, 문화 유산, 건축 등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 교류를 증진하기로 합의했다. CJ제일제당도 2015년부터 한식 브랜드 '비비고(bibigo)'로 중동 식품시장에 진출해 있다.

두산도 공략 포인트가 선명하다. 원전 사업이 유력하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빈 살만과 만나기 이틀 전인 15일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 본사를 방문해 원자력, 풍력, 수소 사업 현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정연인 사장 등 경영진에게 "국내외 주요 원전 프로젝트 진행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언제라도 완벽한 품질의 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DL그룹은 사우디 현지 공사수행 실적을 토대로 건설 부문과 탄소 저감,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무슨 카드 내밀까…삼성·SK·현대차·한화는 경쟁 구도
 
삼성과 SK, 현대차, 한화는 어떤 카드를 내밀 지 속단하기 어렵다. 그룹에서 추진 중인 사업이 워낙 많고 국내에서도 경쟁 관계에 있는 분야가 많아서다.

당장 통신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에서도 경쟁이 형성된다. 삼성이 최강자로 보이지만 통신 1위인 SK텔레콤을 계열사로 둔 SK도 밀리지는 않는다. 세 분야는 SK 그룹의 미래이기도 하다.

삼성은 이재용 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와의 친분이 두텁고 이미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 네옴시티 '더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했다는 점에서 스마트시티 건설에 가장 근접해 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AI와 무선통신, IoT 기술 등이 현재로선 우위를 점했다.

인공지능에 기반한 미래항공모빌리티(AAM)와 자율주행에서도 그룹간 두뇌 싸움이 예고된다. 두 사업은 현대차가 전면에 설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항공과 모빌리티는 한화도 미래 산업으로 육성 중이다.

현대중공업도 미래 사업으로 자율주행을 꼽았지만 중동 비즈니스도 그러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환경 에너지 분야는 SK그룹과 한화의 경쟁 구도를 지켜봐야 한다. SK가 대표 사업자로 주목받지만 한화가 육성하는 태양광은 열사의 나라 중동에서 특히 빛을 발할 가능성이 높다. 수소 경제를 내세우는 현대도 변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각 그룹들이 어떤 전략으로 접근할 지 속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면서 "중동을 향해 당분간 치열한 전략전이 전개될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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