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전통무예진흥법 개정에 매달리는 이시종 지사의 과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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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무예진흥법 개정에 매달리는 이시종 지사의 과욕

박상준
기사승인 : 2022-03-29 11:17:51
충북지사 3선 이시종 지사(75)에겐 아직 못다 이룬 꿈이 있다. '전통무예진흥법 개정'이다. 

이 지사는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를 만들어 단독추천으로 초대위원장이 됐고 2016년(청주)과 2019년(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을 개최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을 3년마다 개최하려면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충북도가 이 대회를 열기 위해 그동안 쏟아부은 국비와 도비가 무려 295억5000만 원에 달한다. 경기장 인프라 조성에 든 비용이 아니라 대회경비로 쓴 소모성 비용이 이 정도다.

만만찮은 도비가 들자 머리를 짜낸 것이 전통무예진흥법 개정이다. 작년 9월 27일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법안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전통무예 진흥을 위해 WMC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청주에 본부를 둔 WMC의 운영비에 대한 국비 지원 근거가 마련된다. WMC 위원장인 이 지사는 퇴임후에도 돈 걱정없이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를 좌지우지하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자신이 갈 자리를 스스로 만든 데 이어 예산 문제도 깔끔하게 해결하는 것이다. 세계무예마스터십 뿐만 아니라 전통무예의 날 신설, 전통무예산업의 발전과 계승, 전통무예의 고유 원형 보존 등으로 밑자락에 깔았으니 명분은 또 얼마나 좋은가.

이 때문에 이 지사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여의도 출장이 잦다. 지난 28일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배현진·정청래·이병훈·최형두·전용기 의원을 만나 전통무예진흥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건의했다. WMC에 대한 국비지원도 요청했다.

이 지사의 노력은 가상하지만 세계무예마스터십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 대회는 지난 6년간 두 차례 열렸지만 도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국제적인 관심도 전무했다. 

대회유치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은커녕 홍보효과도 미미했다. 이런 세계대회를 지속하는 것은 오히려 혈세를 낭비하고 지역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다.

6월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로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입장은 이 대회에 대한 도민정서를 반영한다. 국민의힘 간판으로 나오는 오제세 전 국회의원은 "도민 호응이 낮고 예산낭비 여론이 높다"며 아예 대회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그가 단지 국민의힘 후보이기 때문에 폐지를 거론한 것은 아니다. 28일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무예마스터십 사업은 초창기 단계여서 일부 미비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한 뒤 "국비 지원 근거를 담은 전통무예진흥법 개정 상황을 보고 최종 판단하겠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시종 지사는 20여년 전 이원종 전 지사가 깔아놓은 IT(정보기술)와 BT(생명공학기술)라는 두 개의 레일 덕을 톡톡히 봤다. 청주 못지않게 오창과 오송이 널리 알려진 배경이다.

IT로 인해 오창과학산업단지의 정체성이 더욱 확장됐고 BT로 인해 오송의료단지가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의 한축으로 자리잡았다. 이원종 전 지사가 충북발전의 토대를 만든 것이다. 

도지사가 자기 입지를 위해 지역주민을 현혹하는 전시성 이벤트로 혈세만 낭비한다면 도정은 퇴보한다.

항간에는 이시종 지사가 퇴임후 자신이 정착할 WMC의 위상을 제도적으로 공고히 하기 위해 노구(老軀)를 이끌고 여의도를 누빈다는 말도 나온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임기 막판에 도민들이 관심도 없고 공감하지도 않는 전통무예진흥법 개정에 매달리는 것은 과욕(過慾)이다.

▲ 박상준 충청본부장

KPI뉴스 / 박상준 기자 p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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