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최고치 경신하는 비트코인, 열기는 왜 전보다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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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최고치 경신하는 비트코인, 열기는 왜 전보다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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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 2021-10-23 23:58:18
비트코인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4월 기록했던 6만4천달러를 넘어선 건데, 넉 달 사이에 120% 상승했다. 덕분에 비트코인이 전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규모가 큰 자산이 됐다. 

이번에 비트코인을 밀어 올린 힘은 상장지수펀드(ETF) 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을 이용한 상품을 승인하자, 앞으로 비트코인 수요가 늘어날 거란 기대로 가격이 오른 것이다. 

ETF 허용 이전에도 글로벌 투자기관들의 비트코인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었다. 골드만삭스가 가상 자산 관련 상품 판매에 나섰고, 연기금도 비트코인에 대한 직·간접 투자를 시작했다. 상반기에 글로벌 기관투자자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투자자 중 절반 이상이 가상자산 거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상황이 달라지자 오랜 시간 가상자산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던 기관들의 의구심이 누그러졌다.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지난 9월 열린 청문회에서 중국처럼 가상자산을 금지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고, 엘살바도르는 전세계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서 사용하는 나라가 됐다. 

그렇다고 가상 자산의 규제가 풀린 건 아니다.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채굴업체에 폐쇄 명령을 내려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비중이 최근 0% 가 됐다. 인도 중앙은행이 가상자산 거래 및 소유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출했고, 터키도 가상자산 결제 금지를 발표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열기는 상반기만 못하다. 9월에 전세계에서 거래된 가상자산의 거래대금이 1.2조 달러였는데, 이는 지난 5월 거래대금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가상자산 매매의 많은 부분은 원본의 몇 배에 해당하는 남의 돈을 빌려 투자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투자했던 사람 중 상당수가 지난 4~7월 사이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했을 때 엄청난 손실을 봤다. 원본의 상당 부분을 잃을 정도였는데, 가상자산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경험한 이상 당분간 상반기의 열기를 찾긴 힘들 것이다. 

앞으로 가상자산은 둘로 나눠질 가능성이 크다. 교환의 매개물로, 역할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가상화폐(CBDC)가 맡는다. 가상자산 중 가장 안전하다는 비트코인조차 가격이 하루에 10% 넘게 움직이는 걸 보면서 사람들은 가상자산이 교환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접었다. 아침에 100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오후에 1100원이 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면 우리 수출업체들이 어떻게 행동할까 생각해 보면 교환의 매개체로 역할 포기가 이해가 된다. 이 기능이 빠지면 가상자산에는 투자수단으로서 역할만 남게 된다. 그래서 만들어진 단어가 '디지털 금'이다. 가상자산이 디지털 세계에서 금과 같은 역할을 할거란 기대다.

모든 나라는 화폐를 만들 때 돈의 가치가 금을 쫓아가기를 원한다. 그만큼 금에 높은 신뢰를 주고 있는 건데 가상자산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금을 제외한 모든 대상에 사람들이 매기는 가치는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1775년 독립전쟁이 벌어졌을 때 미국정부가 전비조달을 위해 '콘티넨탈'이란 화폐를 발행했다. 사람들에게 얼마나 인정을 받지 못했던지 5년후에 가치가 액면의 5%로 떨어졌고, 미국정부가 콘티넨탈 유통을 중단해 버렸다. 그래서 지금도 미국에는 '콘티넨탈 만큼의 가치도 없다'라는 말이 남아있다. 가상 자산에 대한 가치 논란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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