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전기차 보조금, 국비 3천억 남았는데…내 보조금은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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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국비 3천억 남았는데…내 보조금은 0원?

김혜란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1-10-22 15:44:54
올 하반기 신형 전기차가 쏟아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대당 1000만 원이 훌쩍 넘어 찻값의 30%가량을 지원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동이 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련 정부 예산은 3000억 원 가까이 남았단다. 이게 무슨 일일까.

▲ 전기차 모델 GV60의 모습. [현대차 제공]

2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환경부가 편성한 '전기자동차보급 및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 예산 1조1225억 원 가운데 지난 20일까지 투입된 금액은 8394억 원이다. 남은 예산은 2831억 원이 넘는다.

현재의 '보조금 절벽' 사태는 이원화된 전기차 보조금 정책 때문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정부 보조금(국비)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지방비)이 합해져서 지급되는데 현행법상 지방비가 소진되면 국비만 나갈 수가 없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161개 지방자치단체 중 절반이 넘는 곳의 전기 승용차 지자체 보조금이 소진된 상태다. 부산, 대구, 인천, 울산의 보조금 물량이 모두 동이 나 해당 지자체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못받게 됐다.

국비는 정액제로 최대 800만 원(차종에 따라 상이)이고, 여기에 지방비를 합해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 충남 서산과 당진의 경우 각 지자체 보조금이 1000만 원으로 최대 18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국비와 지방비를 합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적게는 1000만 원, 많게는 2000만 원에 이르다 보니 지원금을 받지 못하면 전기차 구매를 포기하는 소비자들이 생겨나곤 한다.

전기차 보조금은 신청 순위대로 지급되지 않고, 차량이 출고되는 순서대로 지급된다. 이 때문에 전기차 시장은 전쟁통을 방불케 한다.

현대차의 한 딜러는 "하루 종일 전산망을 뒤져 가장 빨리 출고되는 옵션 조합을 찾아내 전기차 예약자들에게 건넨다"며 "빠른 출고가 관건이라 이런일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보조금은 지자체가 책정한 목표 물량에 따라 환경부로부터 국비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급 대수와 보조금액 천차만별이다. 서울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소비자들에게 보조금(1만4506대)을 지원하지만 보조금 액수(200만 원)는 타 시·도보다는 상대적으로 적다. 올해 특별·광역시별 지방비 보조금은 △대전 700만 원 △인천 480만 원 △대구 450만 원 △부산 450만 원 등이었다. 

올해 환경부의 전기차 목표 보급대수는 승용차 7만5000여 대다. 하지만 10월 현재 전국 지자체의 전기 승용차 보급 대수는 6만을 겨우 넘어 정부 목표치보다 1만 대가량 적다. 각 지자체가 추경을 통해 추가 보조 물량을 환경부에 신청할 수 있지만 코로나19가 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등 코로나19 관련 지원금으로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여력이 없다"며 "전기차 보조금을 더 늘려달라는 민원 전화를 하루에 많게는 80통까지 받는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울산, 인천 등 일부 지자체 시민들은 국민청원을 통해 현행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내놨다. 전기차 보조금이 한 달 만에 소진됐는데도 추경이 이뤄지지 않거나, 당초 보급 물량도 타지역에 비해 부족했다는 것이다. 

작년에도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지자체 집행률이 부진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원인은 달랐다. 전기 승용차에 대한 인기가 시들했기 때문이다. 신형 전기차가 없었고, 현대자동차 '코나 화재'로 전기 승용차에 대한 우려가 컸던 상황이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하반기는 신차 풍년이다.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브랜드 첫 순수전기차인 GV60을 내달중으로 고객에게 인도할 에정이고, 연내에 메르세데스-벤츠의 EQS, BMW의 iX3 등도 첫 선을 보인다. 

물론 현재의 보조금 절벽 사태를 해결할 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 환경부는 기재부와 예산 협의절차를 거쳐 전기 화물차에 대해서 국비로만 구매 지원금이 나갈 수 있게 했다. 작년 12월 환경부는 지자체를 통하지 않고 전기 화물차 1000대를 추가 공급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작년 전기화물차 사례가 있듯, 올해는 전기승용차에 대해서 국비로만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내부 논의중"이라며 "다만 기재부는 일부 지자체에 보급 물량이 남아있는 곳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국비로만 구매지원금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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