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제어되지 않는 욕망…삼성전자 주가와 아파트값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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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제어되지 않는 욕망…삼성전자 주가와 아파트값의 공통점

UPI뉴스
기사승인 : 2021-08-21 15:24:08
올초 고점 대비 25% 하락한 삼성전자 주가
치솟은 서울 아파트값은 더 큰 낭패 가능성
삼성전자 최고 주가는 올해 1월 11일 기록한 9만6800원이다. 지금은 7만2000원 정도 한다. 그날 삼성전자 거래대금이 8조4000억 원으로 평소보다 5~6배 많았다. 11일을 전후한 3일간 거래대금을 모두 합치면 18조 원이다.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가격이 11억4000만 원이니까 1만5600채를 살 수 있는 돈이다. 두 달간 서울 아파트 매입에 들어간 돈 보다 더 큰 금액이 사흘간 삼성전자 매수에 사용된 후 물려버린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왜 그렇게 높은 가격에 삼성전자를 샀을까? 반도체 빅사이클이 진행 중이니까, 우리나라 최고 기업이니까 등등 이유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유의 대부분은 주식을 매수한 후 갖다 붙인 거고, 정확한 이유는 그냥 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당시 삼성전자 매수 행동을 지금 부동산에 적용해 보자. 한국부동산원의 발표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수도권 주택가격이 11% 상승했다고 한다. "전국 부동산이 끓어 오른다"거나, "이 추세로 가면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이 재집권할 경우 강남지역 아파트 평균 가격이 50억을 넘을 거다"라는 조롱 섞인 비난 기사가 나올 정도다.

그럼 지금 집을 사는 사람은 어떤 심리일까?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집값 상승이 당연하므로 하루라도 빨리 사는 게 상책이란 생각부터 정부가 무능력해 어떤 대책도 먹히지 않을 거란 판단까지 초조함, 실망감, 절박감. 자신감 등이 교차하거나 뒤섞여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집을 사야 하는 이유는 100개도 더 나온다. 반면 사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하나도 얘기되지 않는다. 가격이 오르고 있어 자신이 없기 때문에.

다시 삼성전자로 돌아가 7개월 사이 25% 하락이란 성적표를 받아든 사람은 어떤 심정일까? '내가 왜 1월에 11일 동안 35%나 오른 주식을 겁도 없이 덜컥 샀을까? 원본을 회복할 수는 있을까? 그래도 우리나라 최고기업이니까 믿어도 되겠지' 아마 이런 심정일 거다. 그런 기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나마 괜찮다. 1월에 유행했던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그 돈으로 신용매수를 한 경우 담보부족을 걱정해야 한다. 삼성전자로 깡통을 차는 창피한 일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지난 4년간 2030 세대가 서울에 있는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집값의 57%에 해당하는 빚을 냈다. 평균 4억2000만 원 정도다. 만일 집값이 고점을 치고 내려온다면? 삼성전자를 매수하고 후회하는 사람보다 더 큰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 빌린 액수가 크고, 서울지역 아파트라도 삼성전자보다 더 높은 신뢰가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가격은 끝 무렵이 되면 공통된 징후를 보인다. 먼저 가격이 급등한다. 사람의 욕망이 제어되지 않은 채 마구 분출되기 때문이다. 둘째, 사람들이 상황이 바뀔 거라고 의심하지 않는다. 상승을 설명할 수 있는 논리가 너무 많아 무의식 중에 믿어버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핵심보다 외곽이 더 오른다. 마음은 급한데 핵심 자산의 가격이 너무 높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부동산시장에는 세 개 징후가 모두가 나타나고 있다.

가격의 세계에 연착륙이란 없다. 급등한 자산일수록 더 심하게 하락한다. 가격이 바뀌면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세상이 열린다. 지금 최고로 꼽히는 반포 재건축 아파트도 2015년에 입주자를 찾지 못해 난리였다. 암암리에 가격을 깎아줄 정도였다. 앞으로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지금은 상상이 안되겠지만.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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