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野 경선 일정 놓고 분열 조짐…주도권 싸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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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경선 일정 놓고 분열 조짐…주도권 싸움 지속

장은현
기사승인 : 2021-08-11 15:15:33
원희룡 "경준위가 권한도 없이 토론회 진행? 독단적"
김재원·정진석 "당이 윤석열 약점 드러내겠다는 것"
이준석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기회 주는 것" 반박
경준위 측, 예정대로 예비 후보 토론회 진행할 것
국민의힘 대선 경선 버스가 출발하기도 전에 자갈밭을 만났다. 경선준비위원회의 권한과 후보 토론회 일정을 놓고 당내 갈등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이준석 대표와 '친윤석열계' 의원 간의 주도권 논쟁도 격해지고 있다. 내홍이 쉽게 수그러들 것같지 않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와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을 찾아 취약계층에 삼계탕, 물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마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11일 페이스북에 "경준위의 독단이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원 전 지사는 "경준위는 경선 일정과 방식 등을 일방적으로 발표했고, 이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를 향해 "당 대표 임무는 경선 심판을 보는 것도,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내는 자리도 아니다"라며 "지금이라도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전력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경준위의 예비후보 토론회가 이 대표의 아이디로 계획됐다는 얘기가 나오자 이를 비판한 것이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거들었다. 김 위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운동의 하나로 토론회 등을 하는 건 당헌·당규에 규정돼 있지만 이는 선관위의 권한"이라고 잘라 말했다. "토론회를 경준위가 하겠다고 나서는 건 권한에 있지도 않은데, 그런 일을 벌이는 게 이해가 안 간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그러면서 선두주자인 윤 전 총장을 언급하며 "경준위의 행보가 '윤 전 총장의 약점을 일부러 드러내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후보 입장에선 토론회에 불참하면 그걸 빌미로 비난받고, 참여하면 나머지 예비후보 모두가 윤 전 총장만을 공격할 테니 (당 입장에서) 구경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유승민 의원 측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유 전 의원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인 오신환 전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진박(진실한 박근혜계) 감별사'라고 했던 김 위원이 '진윤(진실한 윤석열계) 감별사'를 자처한 구태 정치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직격했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선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논쟁이 격화하는 양상인데, '윤 전 총장과 이 대표가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친윤계' 인사인 정진석 의원도 이 대표를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저서 '약속의 땅'(A promised land) 표지 사진과 함께 "남을 내리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현실 민주주의"라며 오바마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평소 이 대표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말해왔다.

현재 휴가 중인 이 대표는 정 의원이 글을 올린 지 약 두 시간 만에 반박 글로 응수했다. 그는 "돌고래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며 "돌고래팀(윤 전 총장 측)은 그게 불편한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재선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어떤 이슈나 방식의 검증 내지는 면접, 토론에 대해 당당하게 응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선 "그동안 잘 소통해왔기 때문에 그렇게 비치는 게 저로선 이해가 안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속내가 복잡하다. 한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일정이 없으면 토론회에 참석하는 쪽으로 갈 것 같지만, 예전부터 정해진 변경 불가능한 일정이 있을 수 있다"며 불참 가능성을 열어뒀다.

후보 토론회를 놓고 고민이 깊은 건 윤 전 총장 측뿐만이 아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에서도 난색을 표했다. 한 관계자는 "실무적으로 봤을 때 토론회 횟수가 너무 많다"며 "공문이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는 하겠지만, 캠프 측의 입장도 고려해 자세히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전날 회의를 열고 선관위 출범과 경선의 구체적인 일정을 결론 지었다. 오는 23일 선관위가 공식 출범한 뒤 30~31일에 후보 신청을 받는다.

1차 컷오프는 9월 15일이다. 봉사활동과 비전 스토리텔링 공개면접 등을 거쳐 100%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8명으로 압축한다. 2차 컷오프는 10월 8일이다. 후보 4인을 가려내기 위해 TV 토론회와 압박면접 형식의 청문 토론회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2차 컷오프 방식은 선거인단 투표 30%, 국민 여론조사 70%로 결정했다.

본경선에선 총 10차례의 토론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최종 후보 결정은 당헌·당규에 명시된 대로 선거인단 50%, 여론조사 50% 방식이다.

경준위는 오는 18일과 25일에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경제와 사회 분야에 대한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서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예비후보 토론회에 불참하는 분들에게 페널티는 없다"면서도 "예비후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대선 출마 의사를 표시한 전체 주자들이 참석하는 것이 저희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 위원장 측은 이날 "당내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는 건 인지하고 있지만 우선 경준위는 예비후보 토론회를 최고위 의결 없이 공지한 날짜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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