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디지털 위안화'가 '달러 아성'을 흔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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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디지털 위안화'가 '달러 아성'을 흔들 수 있을까

UPI뉴스
기사승인 : 2021-07-11 13:09:46
중국, 조만간 세계 최초로 법정 디지털 화폐 발행 사용 개시

달러는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세계의 중심 통화가 됐다. 영국에 전후 복구 자금을 지원해 주는 대가로 기축 통화 지위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 경제와 함께 달러의 위상이 높아졌다. 미국 밖에서도 금만큼 인정을 받았는데, 달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든 미국 은행에서 온스당 35달러로 환산해 금을 인도받을 수 있었다.

1970년대에 달러의 지위가 흔들렸다. 독일과 일본이 강한 제조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따라 붙는 사이 미국은 월남전과 채무 증가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결국 닉슨 대통령이 금과 달러의 연관성을 끊었고, 달러 가치 결정 권한을 시장에 넘겼다. 변동 환율제의 시작이었다.

1990년에 다시 위상을 회복한 달러는 이제 어떤 통화도 넘볼 수 없는 지위에 올랐다. 한때 중국 위안화와 통합을 통해 경제 규모를 미국만큼 키운 유로화가 달러를 대체할 거란 전망이 있었지만 꿈같은 얘기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통화가 달러의 지위를 이어받으려면 능력과 의지가 있어야 한다.

위안화의 경우 중국이 세계 무역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하고 금융시장 개방을 통해 위안화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하는데 중국정부는 그럴 의사가 없다. 1997년 개방 후유증으로 아시아 국가 중 다수가 외환 위기에 몰리는 걸 봤기 때문에 모험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유럽은 더하다. 경제가 좋지 않고 재정도 엉망이다. 19개국이 모여 하나의 통화를 만들다 보니 넘기 힘든 구조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

미중 분쟁은 3단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첫번째는 무역분쟁으로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겨 상대국 무역에 타격을 주는 게 목적이다. 두 번째는 기술분쟁이다. 여러 제재를 통해 중국이 미국의 기술을 따라오는 속도를 최대한 늦추려 하고 있다. 마지막이 금융전쟁이다. 달러와 위안화 중 어떤 쪽이 세계의 기축통화가 되느냐를 둘러싼 전쟁인데 아직 첫발도 떼지 못했다. 자본의 규모와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측면에서 중국이 미국의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두 가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먼저 서두르지 않는다. 1870년대에 미국이 영국보다 경제 규모가 커졌지만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건 그로부터 70년후다. 세계 무역 구조를 개편하고, 자본 거래에서 달러의 비중을 높이는 등 사전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100년후를 내다보는 위안화 전략을 짜고 있다. 또 하나는 우회로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게 디지털 위안화다. 중국은행은 조만간 세계 최초로 법정 디지털 화폐 사용을 시작할 계획이다, 디지털 위안화인데 발행은 중앙은행이 맡고, 시중은행에 공급한다. 디지털 화폐가 대세인 만큼 중국이 시작하면 다른 나라도 동참할 거고, 그러면 달러의 위상이 약해질 거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화폐는 여러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는 폐쇄적이어서 해외 결제에 사용할 수 없다. 중앙은행이 통제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의 장점도 살리기 힘들다. 그런 한계가 있어도 중국은 디지털 화폐 보급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통화와 금융에서 미국과 정면 승부를 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1962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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