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상승하는 원자재 가격, 증시 끌어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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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상승하는 원자재 가격, 증시 끌어올릴까

UPI뉴스
기사승인 : 2021-05-29 15:12:26
원자재 값과 주가는 대개 같은 방향으로 동행
2011년 이후 유동성 요인으로 원자재값↓ 주가↑
주가 영향 긍정적 전망속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도
원자재 가격은 한번 방향이 정해지면 상당기간 유지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금융상품과 달리 실제 수요·공급을 기반으로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폭이 크다. 한번 가격이 오르면 몇 년에 걸쳐 100% 넘게 오르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반대로 하락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한다.

지난 몇 년간 이런 경향이 더 심해졌다. 금융 부문의 영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원자재를 투자 대상으로 여기면서 실수요와 관계없는 매매가 늘어났는데, 그 비율이 높을수록 금리와 유동성 변화에 따라 가격이 요동치게 된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작년 4월 국제 유가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진 것도 투자 자금이 원유선물을 결제하는 과정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원자재가 한 사이클이 30년 가까이 될 정도로 큰 추세를 가지고 있는 상품이다 보니 사이클 전체를 주가와 비교해서는 둘의 관계를 정확히 알 수 없다. 사이클 중간에 경기와 금리가 변하는 등 다른 요인이 섞여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확한 관계를 알기 위해서는 기간을 세분해 원자재 가격을 경기 사이클에 맞추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보정을 거쳐 원자재와 주가의 관계를 살펴 보면 둘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때 주가가 상승하고,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업의 비용 증가를 가져오기 때문에 둘의 방향이 엇갈릴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원자재 가격과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건 가격을 만드는 동력이 같아서다. 원자재 수요가 늘어 가격이 상승할 정도가 되려면 실물 경제가 좋아야 한다. 실물 경제의 뒷받침 없이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은 상태에서 원자재 가격이 올라갈 경우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지만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어 이익과 주가가 동시에 상승하게 된다.

2011년 이후 몇 년간 이 관계가 어긋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르는 일이 벌어졌다. 이렇게 이례적인 모습이 나온 건 금융요인의 영향이 커져서였다. 경제가 나빠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지만 유동성이란 또 다른 요인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1890년 이후 원자재는 네 번의 큰 가격 사이클을 지나왔다. 지금은 2016년에 시작된 다섯 번째 상승 사이클 속에 들어가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됐기 때문에 당분간 가격이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원자재 가격과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의 미래도 나쁘지 않다.

다만 하나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작년에 주가가 이례적으로 빨리 그리고 강하게 올랐다는 사실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끈 요인이 주가에 미리 반영됐다면 앞으로 원자재 가격과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2011년 이후 몇 년간 벌어졌던 '주가 상승-원자재 가격 하락'의 반대 모양이 나타나는 것이다.

유동성 확대를 유발했던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원자재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긴축이 시작될 경우 금융요인이 사라지면서 그 동안 상승분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지난 10년간 금융부문의 영향이 컸기 때문에 의외로 원자재 가격이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1962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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