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교육부 초·중·고 '탄력급식', 최악의 탁상행정 비난 목소리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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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초·중·고 '탄력급식', 최악의 탁상행정 비난 목소리 커

문영호
기사승인 : 2021-05-06 16:20:27
영양교사, 식재료 주문 월 1회→주 1회 업무과중 호소
담임교사, 탄력급식 학생 등교지도에 점심 거르는 게 일상
코로나19로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탄력적 희망급식'의 학생 참여율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단을 책임지는 영양교사는 수시로 변하는 학생수에 식재료를 맞출 수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고, 담임 교사는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지느라 식사조차 거르기 일쑤여서 최악의 탁상행정이란 비난을 사고 있다.

6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2486개 초·중·고 가운데 절반 가량인 1244교(초 709, 중314, 고 485, 특수·기타 40)가 탄력급식을 운영중이다.

전교생 400명 미만으로 전체 급식을 실시하는 619개 학교를 포함하면 급식운영학교는 1863개교(초1115, 중431, 고278)로 75%에 달한다.

▲ 화성시 관내 한 초등학교 급식실 모습 [경기도교육청 제공]

탄력급식은 코로나로 원격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점심 시간에는 학교에 가서 급식을 먹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 오후 학사 일정을 마치도록 하는 제도다.

아파트 단지와 학교가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경우 전교생의 15~20% 정도가 참여하지만 단독주택 지역 등 학교와 주거지 거리가 먼 학교의 경우 참여 학생이 10명도 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는 화성시 A초교의 경우 전교생 1417명 가운데 240여 명 정도가 탄력급식을 이용하고 있지만 김포 B초교의 경우 탄력급식 참여 학생은 1명에 불과하다.

수원 C초교도 전체 1520명 중 170여 명이 탄력급식을 신청한 반면, 성남 E초교는 전체 446명중 2명에 그쳤다.

주거지와 학교가 먼 거리의 경우 원격수업 도중 점심을 먹기 위해 학교를 오가는 시간이 오래 걸려 참여를 꺼려 발행하는 현상이다.

중·고교로 올라갈수록 참여율은 더 저조하다.

탄력급식 신청학생이 1~2명에 그친 106개 학교를 분석한 결과, 중학교 38곳, 고등학교 57곳으로 90%가 중고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G중의 경우 전체 952명 중 2명이, 남양주 H중도 전체 306명 중 2명이,수원 I고와 J고, 김포 K고와 양주 L고 모두 탄력급식 희망 학생은 단 1명이다.

중 고교생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어하는 데다, 스스로도 집에서 점심 끼니를 해결할 수 있어 참여를 원치 않는다.

이런 이유로 전체 참여율이 3%에 불과하다.

특히, 학생들이 100명 이상 참여하는 학교의 경우 식단을 책임진 영양교사들은 급식인원이 매번 변동되는 까닭에 기존 월 1회 진행하던 식재료 주문을 주 1회로 늘리느라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

급식인원 통보와 탄력급식을 위해 등교하는 학생들의 등·하교 안전과 방역을 담당하는 담임교사는 식사조차 할 시간 없어 제도 개선을 호소하고 있다.

급식을 위해 등교한 학생들은 방역관리를 위해 1차적으로 학급을 방문, 담임교사의 방역점검 등을 거쳐 급식실로 이동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일정한 시간에 등교를 하지 않는 데다 전국적으로 학교에서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담임은 학생들이 모두 식사를 하고 귀가할 때까지 아예 아이들의 방역 등에 매달릴 수 밖에 없어 점심을 거르기 일쑤다.

화성 A초교 영양교사는 "3·4학년, 5·6학년이 각각 3일과 2일씩 등교하는 데다 등교 숫자도 매번 달라 일주일 단위로 식재료 주문을 하며 일이 4배로 늘었다"며 "그렇게 해도 학생수와 식단 규모가 맞지 않아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C초교의 영양교사는 "학생들의 등교와 방역관리는 담임교사들이 전담할 수밖에 없는 데 학생들이 들쭉날쭉하다 보니 급식신청을 했다가도 이를 취소하는 일이 다반사"라며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푸념했다.

특히 탄력급식을 신청한 학생이 적은 학교라고 해도 식재료 주문과 방역, 등교지도는 다른 학교와 똑같이 진행할 수밖에 없어 엄청난 행정력 낭비도 초래되고 있다.

한 교사는 "한 반에서 3, 4명이 탄력급식을 신청하고서도 당일이 되면 단 1명의 학생만 나타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과연 필요한 정책인지 의구심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달 21일 '방역과 급식실무의 어려움', '학생들의 원격수업 참여 지장' 등의 이유로 전체 교사의 68.1%가 탄력급식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전교조 소속 한 교사는 "저소득층 자녀들의 급식문제만 해결해 주면 될 일이었는데, 교육부가 현장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현실성이 떨어진 정책을 추진하면서 행정력만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탄력급식운영은 2월 28일 교육부가 학생 영양불균형 해소와 학부모 부담 경감 등을 내세우며 가정에서 원격수업을 듣는 학생도 희망하면 학교에서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학사운영 지원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K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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