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피부 미용·성장 치료도 실손보험으로…줄줄 새는 보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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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미용·성장 치료도 실손보험으로…줄줄 새는 보험금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1-04-28 16:19:18
실손보험 5년간 누적 적자 9조…가입자 부담·보험사 손실 커져 A 피부과는 새로운 환자가 오면, 상담 단계에서 실손의료보험 가입 여부부터 확인한다. 실손보험 가입자일 경우 통상적으로 필요한 피부 진료 외에 눈썹 문신, 보톡스, 슈링크 주사 등 미용 시술까지 권한다.

미용 시술을 피부 진료에 끼워 받으면, 한꺼번에 실손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권유다. 상담사는 보험사에서 무사히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서류도 잘 챙겨주겠다고 약속한다.

B 언어클리닉은 주로 아동의 언어 치료를 하는데, 특히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자스(자폐스펙트럼) 등에 대한 인지 치료는 하루 진료비가 10만 원 전후로 비싼 편이다.

월 평균 100만 원이 훌쩍 넘는 진료비에 망설이는 보호자들에게 실손보험으로 처리 가능하다고 설득한다. 일종의 정신과 진료로 분류해 실손보험이 적용된다는 뜻이다.

C 성장클리닉은 아동·청소년의 성장 치료, 주로 키를 더 크게 하는 진료를 한다. 진료비가 매우 비싼 편인데, 역시 실손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의 진료로 분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곳은 한방 진료도 함께 진행하는데, 환자가 가입한 실손보험에 한방 진료가 보장이 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럴 때는 한방 진료비까지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진료비로 서류를 꾸려 준다.

▲ 피부과, 언어클리닉, 성장클리닉 등에서도 실손보험을 악용한 허위·과장 진료가 횡행해 실손보험 적자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뉴시스]

실손보험은 약 3800만 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고 있지만 이를 악용한 허위·과잉 진료가 판을 치고 있어 보험사의 손실과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피부 미용 시술 등을 피부과 진료에 끼워 넣으면, 보험사가 구분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한방 진료를 은근슬쩍 양방 진료로 치환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면서 "요새 피부과, 성장클리닉 등에서 양·한방을 겸업하는 케이스가 많다 보니 이런 식의 허위 진료가 점점 더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어클리닉의 인지 치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진다. 병·의원 관계자는 "아동의 경우는 단지 말이 좀 늦을 뿐인 것인지, 아니면 자스 등의 정신적인 문제가 있어 인지 치료가 필요한 것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지 치료의 진료비가 훨씬 더 높기에 상업적인 곳일수록 인지 치료를 권하는 경우가 많긴 하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지 치료의 비용이 비싸서 망설이는 보호자들에게 병·의원 측이 실손보험으로 처리된다고 설득하곤 한다"며 "인지 치료도 정신과 진료에 속하기에 보험사 측에서는 보험금을 내줄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필수 의료가 아닌, 비급여 분야에서 실손보험금이 줄줄 새고 있어 실손보험 적자의 주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보험사들의 지난해 실손보험 손실액은 2조5008억 원으로 2018년(1조1965억 원)보다 2배 넘게 급증했다. 지난 2016년부터 5년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5년 간 누적 적자금액이 총 8조9682억 원에 달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병·의원들의 허위·과잉 진료와 일부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 탓에 성실한 가입자들만 피해를 입는 구도"라고 꼬집었다.

실손보험의 적자가 지속되면서 보험사들은 매년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다. 지난해 모든 실손보험 상품의 보험료를 9.9% 올린 데 이어 올해는 구 실손보험료를 15~20%, 표준화 실손보험료는 10~12% 가량씩 인상했다.

실손보험은 크게 2009년 10월 이전에 판매된 구 실손보험,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 2017년 4월부터 판매되고 있는 신 실손보험 등 세 종류로 나뉜다. 올새 신 실손보험료는 동결됐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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