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당권 욕심에 자중지란 국민의힘…'승자의 저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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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욕심에 자중지란 국민의힘…'승자의 저주'인가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1-04-13 09:57:33
이견 정리 못하는 비대위 회의, '봉숭아 학당' 전락
선수(選數)·지역·계파별로 의원들 이해관계 제각각
합당과 홍준표 복당, 지도체제 등 내홍 불씨 산재
재보선 압승에도 분열로…성난 민심 벌써 잊었나
12일 오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 회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국민의당과의 합당 얘기를 꺼냈다. 참석자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당신이 왜 그걸 주도하느냐"는 것이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 회의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뉴시스] 

김종인 부재 보여준 12일 비대위 회의…사사건건 충돌 

주 대행은 "4·7 재보선 전 안철수 대표와 약속하지 않았느냐"며 합당 논의를 재촉했다. 그러나 비대위원들은 "전당대회에서 새로 뽑힐 지도부가 결정해야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고 한다.

주 대행은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 필요성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사안도 "새 지도부에 넘기라"는 비대위원들의 반발에 부닥쳤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회의후 홍 의원 복당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견이 정리되지 않고 고성만 오간 비대위 회의. '봉숭아 학당'이 연상된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빈자리가 확실히 느껴졌다"고 당의 한 관계자는 13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면 30분간 훈시해도 누가 토를 달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주 권한대행은 리더십이 약해 '말발'이 안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4·7 재보선 승리 일주일도 채 안돼서다. 선거 압승과 당 지지율 상승으로 정권 탈환 가능성이 높아지자 욕심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내홍의 직접적 원인은 당권이다. 새로 뽑힐 당 지도부는 권한, 역할이 막강하다. 내년엔 대선,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공천 등 선거 정국 관리가 새 지도부 일이다.

현재 당 대표 후보군으로는 자천타천으로 주 권한대행과 정진석·조경태·홍문표·윤영석·김웅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10명 안팎이 거론된다. 선수(選數)·지역·계파별로 의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차기 당권투쟁은 파열음을 내며 복잡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주호영, 당권 도전 결심 굳혀…중진과 초재선 대결 구도

우선 주 대행의 거취가 중요 변수다. 정점식 의원 등 재선 그룹은 전날 주 대행에게 조속히 거취를 결정하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주 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의 선후가 있다고 생각해 합당 문제가 정리되고 나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그러나 사실상 당대표 경선에 출마할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홍 의원 복당을 성사시키려는 것도 출마 포석으로 읽힌다. '야권 통합' 이미지를 얻어 출마 브랜드로 삼겠다는 의도다. 

주 대행이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초재선의 평가와 셈법은 다르다. 주 대행을 비롯한 영남권 중진들의 당권 장악이 재보선에서 분출된 당 쇄신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다. 홍 의원 복당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같은 이유다. 초선의원 50여명이 '특정 지역 정당 극복'을 주장한 것은 주 대행 등 영남권 중진이 타깃이었다.

현재 초선 그룹에선 김웅 의원과 윤희숙, 강민국 의원 등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당 대표 주자로 거론된다. 당권을 놓고 초선 대 중진 대결 구도가 짜이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출마를 놓고선 주변에서 만류하는 의견이 우세하다는 전언이다.

당대표가 전권을 행사하는 단일지도체제냐, 아니면 집단지도체제냐를 놓고도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8일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하면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이 반영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집단지도체제에서 김웅 의원 등 초선들이 지도부에 들어가면 유승민계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지부진한 야권 통합…재보선 끝나자 약속은 휴지(?)

양당 합당은 야권 통합의 시험대다. 내년 대선 향배와도 연결된다. 그러나 내부 혁신을 통한 자강이 우선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야권 통합이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합당과 관련해 서로를 향해 먼저 입장을 정리하라고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안 대표를 향한 김 전 위원장의 막말성 발언으로 양당 간 감정싸움도 거칠어지는 양상이다.

주 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는 16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과의 합당에 대한 의견이 정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4일까지 국민의당이 합당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15일부터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구성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제1야당이 야권 통합 논의도 못하고 분열로 치닫을 조짐을 보이자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심을 받들어 쇄신하기는커녕 당권에 눈멀어 분열하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분열상은 구심점이 약한 탓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종인 출마론'이 수그러들지 않은 배경이다. "당내 갈등 차단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 대선 승리를 위해 1년 임기를 조건으로 김 전 위원장이 전대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심점은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의 유무와도 맞물린다. 윤 전 총장 영입이 당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될 수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국민의힘의 현재 상황은 큰 배에 선장은 없고 사공만 많은 꼴"이라며 "자칫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 소장은 "경쟁력 있는 대선후보도 국민의힘 안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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