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BTS, 기생충 눈부시지만 한류 확실히 대표할 산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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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BTS, 기생충 눈부시지만 한류 확실히 대표할 산업이 없다

UPI뉴스
기사승인 : 2021-04-03 17:56:52
일본의 미술조류 중에 우키요에(浮世繪)라는 게 있다. 에도시대(1603∼1868년·에도막부 통치시기)때 서민 계층에서 유행한 목판화로 가부키(일본 전통 연극) 배우, 스모선수의 초상화, 극장 포스터 등 세속적인 주제를 담았다.

우키요에가 유럽에 알려진 계기가 재미있다. 일본이 유럽에 청화백자를 수출할 때 깨지지 말라고 완충제로 끼워 넣은 종이 중에 우기요에가 있었는데, 인상파 화가들이 판화의 강한 선과 색채에 주목하면서 자포니즘(Japonisme)이란 사조로 발전했다. 일류(日流)의 시작이었다.

1963년 5월 사카모토 큐라는 일본 가수가 '위를 보고 걷자'라는 노래로 미국 빌보드차트에서 3주간 1위를 차지했다. 부수적인 차트가 아니라 모든 싱글 앨범을 대상으로 하는 '핫 100'차트에서였다. 영어 제목은 원제목과 전혀 상관없는 '스키야키'로, 미국사람들이 발음하기 쉽고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일본 요리 스키야키에 착안해 붙인 것 같다.

일본 대중음악의 미국 진출은 1970년대 핑크레이디라는 2인조 여성 그룹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일류가 가장 화려하게 꽃을 피운 게 만화다. 1960년대 중반 일본 학생운동 세력이 더 이상 저항 방법이 없다고 판단하고 만화업계로 몰린 덕분인데, 지금도 일류는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류라는 말이 만들어지고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지금도 K팝이나 K뷰티, K방역이란 단어가 유행하는 걸 보면 한류가 계속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는 아이돌 스타의 해외 공연처럼 의례적인 행사까지 언론이 열광했지만, 지금은 빌보드 차트 1위나 아카데미상 수상처럼 큰 일에만 반응하는 게 다르다.

한류의 유행에도 불구하고 산업으로서의 성과는 아직 크지 않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처럼 한류를 확실히 대표해줄 산업이 없어서다. BTS나 '기생충'처럼 성공한 경우가 있지만 이는 개별 작품 차원일 뿐 산업으로 성공한 경우는 아니다. 성공한 한류 산업으로 가장 근접했던 건 게임이다. 한창 때 게임 수출액이 K팝의 37배, 영화의 132배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익을 올렸는데, 지금은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국내 게임업체들이 다양한 형태로 해외 진출을 모색했지만 기획과 전략의 부재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 게임의 뒤를 이어 웹툰이 한류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 만화가 종이 출판에 머물러있는 동안 우리는 온라인으로 전환한 게 들어맞았다고 한다. 웹툰이 게임처럼 힘을 잃지 않으려면 양질의 내용물이 나올 수 있는 창작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문화산업은 컨텐트가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규모가 큰 웹툰업체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빅히트나 에스엠, JYP 같이 규모가 큰 회사를 통해 우리 연예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 처럼 말이다.

영화 '미나리'가 25일 열리는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기생충에 이어 한국영화가 또 한번 세계 제일의 무대에 도전하는 건데 수상에 성공했으면 좋겠다.

▲ 이종우 애널리스트

 

●이종우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1962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이종우 애널리스트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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