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삼성SDI, 동종업계 이직 시 불이익"…배터리업계 인력유출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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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동종업계 이직 시 불이익"…배터리업계 인력유출에 '비상'

김혜란
기사승인 : 2021-03-04 13:45:07
"퇴직계획 설명 안하면 동종업계 이직 간주" 블라인드 올라온 후 '발칵'
삼성 "애로 사항 청취였을뿐…보안 위한 정보유출 금지 캠페인은 있다"
각사 연봉·성과급 불만 커…"해외유출 막기 위해 직원처우 등 신경써야"
국내 배터리 업계가 인력유출을 막기 위해 '비상'인 가운데 삼성SDI가 직원들에게 경쟁사로의 이직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한 정황이 포착됐다.

▲ 삼성SDI 관계자가 배터리 소재인 분리막을 들고 있다. [삼성SDI 제공]

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삼성SDI는 회사 내 퇴사 바람이 불자, 직원들의 이직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전담반(TF)를 꾸렸다. 삼성SDI 직원이라 밝힌 한 사용자(l****)는 이런 배경을 전하며 "대졸자 CL2(사원 대리)급 전수 면담 예정"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퇴직 후 뭐할지 제대로 설명 안 하면 동종업계 이직으로 간주, 이직시 가처분 신청"이라고 했다.

첨단 기술이 필요한 산업 내에서 사용자가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맺을 당시 '전직금지약정'을 두는 건 예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런 약정을 근거로 SK이노베이션으로 옮긴 인력 5명에 대해 법원에 전직 금지 가처분 소송까지 냈다. 이직 과정서 기술 관련 문서 등을 유출했다고 의심한 것이다.

블라인드 내 또 다른 사용자(l****)는 삼성SDI의 사측이 "퇴직 후 어디로 이직할 건지에 대한 구체적 증빙자료를 주지 않으면 퇴직을 못하게 한다" "동종업계 이직하는 사람 보이면 신고. 신고하면 포상금 주겠다" 등의 언행으로 직원들을 압박했다고도 했다.

삼성SDI 측은 이직 방지 TF 구성은 "사실 무근"이라면서도 최근 이러한 면담이 진행된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마저도 평소 진행하는 애로사항 청취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퇴직 후 구상'을 묻는 건 흔한 것이라며 "직원들이 많아 서로 받아들이는 것이 다른것 같다"고 해명했다.

삼성SDI는 전직금지약정 유무를 밝힐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임직원 보안 의식 제고를 위한 정보유출, 자산절도 방지 등 폭넓은 캠페인이 (회사 내에) 있다"고 말했다. 통상 전직금지약정에는 경쟁업체로의 이직이나 관련 사업체 설립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다

LG로부터의 '인력 유출' 의혹을 받는 SK이노베이션은 "모든 인력 채용은 당사자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회사야 전직금지 조항으로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를 막는 측면이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은 그런 조항 자체가 없다"고 밝혔다.

'집토끼 지키기' 라는 회사의 대대적인 인력단속 노력에도 동종업계 이직이 계속되는 것은 결국 본질적으로 처우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세계 무대에서 선전하는 것과 달리 올초 '성과급 내홍'에 휩싸인 상태다. 삼성SDI 내부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전수 면담건을 두고 "동종업계 최하위 대우인 것도 모자라" 등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SDI가 사내 고지한 성과급은 기본급의 3%,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은 245%다. LG 내부에서도 "석유화학이 400%, 생명과학이 300%인 반면 배터리가 245%인 건 문제"라는 얘기가 나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최악의 영업실적으로 성과급이 곤두박질쳤지만 타사 보다 높은 연봉으로 노사갈등으로까지 비화되는 것은 막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대체적 평가다.

지난해 3월 각사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 전지사업부 남성직원의 평균 연봉(성과급 제외)은 7800만 원이다. 여성직원은 5900만 원이다. SK이노베이션 전사 기준 남성직원은 1억2600만 원, 여성직원은 8400만 원이다. 삼성SDI의 남성 직원은 LG와 같이 7800만 원이다. 여성직원은 6000만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업체들도 회사소개에 LG, SK 출신이 많다는 것을 밝히는 등 노골적으로 우리 인력들을 유인하고 있다" 며 "인력유출이 해외 경쟁사로도 번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로 조건, 노사 문화를 직원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회사는 배터리업체들의 무한 기술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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