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3·1운동 알린 UPI통신원 가옥 '딜쿠샤', 전시관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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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알린 UPI통신원 가옥 '딜쿠샤', 전시관으로 부활

조채원
기사승인 : 2021-02-25 18:07:25
3·1운동을 조선밖 외부세계에 처음으로 알린 미국인 기자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Albert Wilder Taylor, 1875∼1948)의 가옥 '딜쿠샤(Dilkusha)'가 전시관이 돼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1942년 앨버트 테일러가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되면서 방치된 지 약 80년 만이다.

▲ 앨버트 테일러(왼쪽)와 그의 아내 메리 테일러 [해외문화홍보원 제공]

서울시는 당시 UP(United Press, 지금의 UPI) 통신원 앨버트 테일러가 1923년 한국에 거주할 당시 건립한 서양식 가옥 '딜쿠샤'의 원형을 복원해 3·1절 개방한다고 25일 밝혔다.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의미를 가진 딜쿠샤는 종로구 행촌동에 지하1~지상2층의 붉은 벽돌로 지어졌다.

딜쿠샤의 주인 앨버트 테일러는 1896년(고종 33) 조선에 들어와 평안도, 충청도 등에서 금광을 운영한 광산 사업가였다. 1917년에는 영국인 메리 린리(Mary Linley)와 결혼해 조선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다. 

앨버트 테일러가 3·1운동을 서방에 알리는 과정은 극적이었다. 1919년 3월 1일 부인이 아들 출산을 위해 입원 중이던 세브란스 병원 외국인 병실 침상에 누군가 숨겨둔 3·1운동 독립선언서 사본을 발견했고, 그것을 갓 태어난 아들의 침대 밑에 숨겨 밖으로 내보냈다.

그날 밤 앨버트는 동생 윌리엄을 시켜 독립선언문을 도쿄의 통신사로 전달하기로 한다. 윌리엄은 독립선언문을 구두 뒤축의 빈 공간에 숨겨 서울에서 도쿄까지 이동했다. 한국의 독립운동이 전 세계로 타전된 경위다.

미국 지역 언론들은 UP통신이 타전한 기사를 받아 1919년 3월 10일 3·1운동을 처음 소개했다. 이 중 다수는 1면 톱 기사로 싣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AP통신을 인용해 이보다 3일이나 늦은 3월 13일 3면 하단 기사로 3·1운동을 보도했다.

▲ 3·1운동 소식을 전한 미국 몬타나 주의 '그레이트 폴스 데일리 트리뷴' 1919년 3월 10일자. '한국의 독립 선언: 일제로부터의 반란이 선포되다'라는 제목의 1면 톱 기사로 보도했다. [주성지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원 제공]

앨버트 테일러는 이후 UP 외의 다른 통신사 제안을 받아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기도 했고, AP 통신원으로 제암리 학살 사건을 취재했으며 재팬 애드버타이저 통신원으로 일제의 만행들을 기록하기도 했다. 제암리 학살사건을 취재한 기사는 뉴욕타임스 4월 24일자에 실렸다.

일제의 '눈엣가시'였던 그는 1942년 조선총독부의 외국인추방령에 의해 추방됐고, 딜쿠샤는 장기간 방치된 채 훼손됐다. 75년 후 서울시가 딜쿠샤의 원형 복원에 나섰다. 2016년 관계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고증 연구를 거쳐 2018년 복원 공사에 착수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공사를 완료한 딜쿠샤 전시관은 총면적 623.78㎡(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다. 내부 1·2층 거실은 테일러 부부 거주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나머지 공간은 테일러 가족의 한국에서의 생활상과 앨버트 테일러의 언론활동 등을 조명하는 6개의 전시실로 구성했다.

▲ 딜쿠샤 복원 현장 [문재원 기자]

오는 26일 열리는 딜쿠샤 전시관 개관식에는 그의 손녀 제니퍼 테일러도 참석할 예정이다. 전시관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입장료는 무료다.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한 해설 관람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딜쿠샤 복원은 근대 건축물의 복원이자 항일 민족정신의 복원으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역사교육의 장으로 값지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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