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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후 항공요금 정말 안 오를까

양동훈
기사승인 : 2020-12-04 14:14:09
대한항공 단독 취항하는 서울~워싱턴, 서울~뉴욕보다 40%↑
"가격 인상 필연…통합 시너지는 소비자 주머니에서 나올 것"
조원태 "가격 인상 절대 없어"…산은 "외항사와 경쟁 치열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통합 소식은 대중에게 걱정 하나를 안겼다. "항공료가 오르지 않겠냐"는 우려다. 통합 항공사는 장거리 노선을 독점하고 국내 노선 역시도 자회사 포함 6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 독점하면서 항공권 가격을 올리지 않겠냐는 거다.

▲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뉴시스]

독점적 지위 오르는 통합 항공사…"통합 시너지는 항공소비자 주머니에서 나올 것"


통합 항공사는 저비용항공사(LCC)가 진출하지 못하는 미주·유럽 등의 장거리 노선을 100% 점유하게 된다. 특히 중·장년 소비자들은 의사소통 문제 등으로 국내 항공사 선호도가 높다. 가격 인상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독점이 가격 인상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는 건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아무리 '안 올린다'고 말해도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이 되면 유혹을 피하기 어렵다"며 "통합의 시너지는 결국 운임 인상을 통해 항공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올 것"이라고 했다.

실제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취항하는 노선의 가격이 양사 모두가 운영하는 노선보다 비싼 사례가 존재한다. 서울~워싱턴 노선과 서울~뉴욕 노선은 거리나 소요시간이 거의 비슷하지만, 요금은 워싱턴 노선이 40% 가까이 비싸다. 소비자들은 워싱턴 노선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직항편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독점이 풀리자 가격이 곧장 떨어졌던 사례도 있다. 대한항공은 1991년 한국과 몽골이 맺은 항공협정에 따라 서울~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을 장기간 독점했다. 독점 체제 하의 서울~울란바토르 노선은 비수기 60만 원, 성수기 100만 원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으로 악명을 떨쳤다.

업계 관계자는 "40만 원이면 가야 할 노선이 90만 원이나 했다. 4시간도 안 되는 노선이 10시간이 넘는 호주와 가격이 비슷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협정이 개정되면서 지난해 2월 아시아나항공도 서울~울란바토르 노선을 운영하게 됐다. 지난해 9월 아시아나항공이 30만 원대 항공권을 내놓은 이후 서울~울란바토르 노선의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운수권 재분배를 통해 독점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항공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통합 항공사가 독점하게 되는 장거리 운수권의 절반을 타 항공사에 재분배하고, 단거리 노선도 일부 수요가 많은 노선은 재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선의 독과점 우려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양대 항공사와 그 계열사인 LCC를 포함하면 국내선 점유율이 60%가 넘어 독과점이 발생할 우려가 크고 이에 따른 소비자 편익감소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정병혁 기자]

"해외 항공사와의 경쟁 치열…정부·산은 통제 가능"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은 연이어 가격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이 가격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양사가 통합한다 해도 해외 항공사 및 LCC와의 경쟁은 지속된다는 점, 둘째는 산은과 정부가 대한항공이 마음대로 가격을 올릴 수 없도록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18일 한미재계회의 행사 참석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통합 이후에도) 가격 인상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독과점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고객 편의 저하나 가격 인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글로벌 항공시장은 치열한 경쟁 시장"이라며 "독과점에 따른 소비자 편익 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으며, 노선과 스케줄이 다양화되고 마일리지 통합 등 소비자 편익 증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통합의 주체인 대한항공과 채권단을 이끌고 있는 산은에 이어, 정부에서도 가격 인상 우려가 없다며 소비자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미주 지역 등 일부 노선은 양사가 주 3회 월, 수, 금 동일 시간에 운항하고 있으나, 통합 이후 (시간을 조정해서) 화, 목, 토로 연결하면 데일리 운항이 가능해서 소비자 편익이 오히려 증대된다"며 "혹시라도 있을 소비자 피해가 최소화하도록 정부가 적극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국토교통부에서 각 라인별 요금 상한선이 있다고 들었다. 상한선 내에서도 국토부가 승인해야 요금을 인상할 수 있다고 한다"고 거들었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캐나다 등 해외 주요국 역시 국가마다 장거리 대표 항공사는 하나 뿐"이라며 "해외 장거리 노선은 외항사와, 국내 노선은 LCC와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독점이라 보기 어렵고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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