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포스트 이건희…몸값 뛰는 삼성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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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건희…몸값 뛰는 삼성물산

박일경
기사승인 : 2020-10-27 16:25:02
이건희 회장 사후 첫날 급등…상속재원 '배당' 확대
지배구조 개편, '5년 이상 장기 프로젝트' 진행 전망
삼성그룹 지배력 강화 힘 받아…향후 주가흐름 관심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맞은 삼성그룹에서 삼성물산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타계한 뒤 첫 영업일인 26일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 보다 13.46% 급등한 11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 19일에 기록한 12만500원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거래량(937만 주)도 직전 거래일(28만 주)의 33배에 달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처럼 삼성물산 주가가 치솟은 데는 삼성물산이 실질적으로 그룹 지주회사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배경이 작용했다.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크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전자 등'으로 연결고리가 형성돼 있다.

다만 지주회사 규제를 강화한 공정경제 3법의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불확실성으로 분석된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상장 자회사 지분 30% 확보' 규정 신설로 인해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 작업은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다. 재무적 관점에서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 30% 확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27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시총은 356조9930억 원으로 30%를 사들이기 위해선 107조 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같은 시각을 반영한 듯 이날 삼성물산은 전일 대비 2.12% 하락한 11만5500원에 마감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정경제 3법 시행 전에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 과정을 마무리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역할은 다소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KTB투자증권 제공

상속세 11조 안팎 예상…향후 2개월간 삼성전자 주가 관심

고(故) 이건희 회장 보유 지분은 △삼성전자 보통주 4.2%(15조 원) △삼성물산 2.9%(5640억 원) △삼성생명 20.8%(2조6000억 원) 등으로 상속세는 10조9000억 원 내외로 예상된다.

주식 관련 상속세는 사망 시점 전·후 2개월 동안 기준 시가로 결정된다. 이에 따라 전체 주식 상속 자산 가운데 82.5%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가의 향후 2개월 간 흐름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이 부회장 등 최대 주주 일가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주가의 단기(2개월) 안정성이 요구된다.

상속 재원은 배당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상속 후 최대 주주 일가의 연간 세전 배당소득은 7022억 원에 이른다. 이는 예상 상속세 규모의 6.43% 수준이다. 5년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하면 매년 부담해야 하는 상속세 규모는 2조1000억 원이다. 배당으로만 32% 가량 납부가 가능하다.

당연히 삼성전자의 배당 정책이 핵심일 수밖에 없는데, 최대 주주 일가의 주요 주식 자산 리스트에 포함되는 삼성그룹 계열사는 내년부터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 연구원은 "최대 주주 일가 배당소득 중 삼성전자로부터 수취하는 배당소득 비중은 무려 73%이다"라며 "삼성전자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주주 환원 정책이 마무리되고, 2021년 이후 시행될 새로운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하이투자증권 제공

보험업법 개정안 국회통과 땐 지배구조 변화 '불가피'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보험업법 개정안,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약 5.8%를 처분하게 될 수 있다. 이미 삼성물산이 매입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의 삼성물산 지분 2.9%만 상속받아도 그룹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보험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주식 보유분을 시가로 평가하고 총자산 3% 초과분은 법정기한 내 매각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이 소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8.8%에 대해 상당부분을 팔아야 한다.

관건은 삼성전자 시총이 크기 때문에 매입 자금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를 보유하고 있어 삼성바이오 지분을 삼성전자에 매각하고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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