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대북 삐라 살포' 탈북민단체, 현행 법규로 처벌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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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삐라 살포' 탈북민단체, 현행 법규로 처벌은 '글쎄'

김광호
기사승인 : 2020-06-12 15:52:50
통일부, '대북 전단' 살포 단체 2곳 고발…타당성 제기
남북교류협력법 상 '물품 반출'로 적용하기 어려울 듯
"드론 띄웠다면 항공안전법 적용으로 벌금형 가능해"

정부가 '대북 전단'을 살포한 탈북민단체를 고발하면서 본격적인 법적 처벌 절차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법 적용을 둘러싸고 타당성 논란이 일고 있다.

▲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2018년 5월 5일 오후 경기 파주시 통일동산 주차장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당하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통일부는 전단과 페트병을 북쪽에 보낸 탈북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을 지난 11일 경찰에 고발하면서 이들이 위반한 실정법으로 '남북교류협력법' 외에 항공안전법과 공유수면법 등을 추가했다. 통일부는 전날 두 단체에 고발 계획을 밝힐 때 교류협력법 위반만을 거론했다.

통일부는 "일부 단체의 물자 살포를 이번에 남북교류협력법상 반출로 유권해석한 것은 최근 살포 물자가 과거에 비하여 대규모·다양화되고 전달 방식도 발달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통일부가 고발 근거로 내세운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 1항은 '물품 등을 반출 또는 반입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물품의 품목, 거래형태 및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해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해 놓았다. 그리고 같은 법 2조는 반출·반입을 '매매, 교환, 임대차, 사용대차, 증여, 사용 등을 목적으로 하는 남북한 간의 물품 이동'이라고 돼 있다. 

또한 통일부는 "두 단체가 쌀과 대북전단, 이동식저장장치(USB), 구충제 등을 담아 바다에 띄운 페트병이 북측에 도달하지 못하고 해양 쓰레기가 됐을 수 있다"면서 공유수면법 위반 혐의를 수사 의뢰서에 포함했다.

공유수면법(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은 '공유수면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오염물질을 버리거나 흘러가게 하는 행위를 금지(5조)하며, 이를 어기면 징역(3년 이하) 또는 벌금(3000만원 이하)에 처한다(62조)'는 내용이다.

아울러 대북전단 살포에 드론(무인기)을 활용한 경우도 있었던 점을 들어 항공안전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연료를 제외한 무게가 12㎏ 이상인 초경량비행장치를 소유·사용하려면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미리 신고해야 한다. 무게가 기준보다 가벼워 신고 대상이 아니더라도 휴전선 인근 군사지역처럼 정부가 초경량비행장치의 비행을 제한하는 '비행제한공역'에서는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 박상학(오른쪽)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와 회원들이 2016년 4월 2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낙화IC 인근에서 대형 풍선에 대북전단(삐라)을 넣어 날리고 있다. [뉴시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무리한 법 해석이라는 의견이 많다. 특히 남북교류협력법과 관련해 전단 살포는 규정한 반출 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통일부 장관의 승인 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상임회장은 UPI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북교류협력법에서 규정하는 반출 거래의 승인 품목은 경제적 가치가 있는 거래대상이 되는 재화를 말한다"며 "탈북민 단체들이 보내는 극히 소량의 쌀, 전단은 사회통념상 거래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통일부가 검토하고 있는 해양폐기물관리법 등도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법률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검찰에서 공안부장을 지낸 한 변호사도 "전단 살포는 (매매나 교환 등) 목적 없이 날려보내는 것인데 이런 행위까지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선율의 남성진 대표변호사는 각 위법사항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법리해석을 제시했다.

남 변호사는 우선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여부와 관련해 "쌀, USB 등을 반출·반입 승인대상 품목으로 보기 어렵고, 전단을 날리거나 바다·강위에 놓는 행위만으로 이동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특히 남북교류협력법을 위반하였다고 보는 것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공유수면법에 대해서도 "공유수면법 제5조는 폐타이어 등의 오염물질을 버리거나 흘러가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시 처벌하는 것이므로 쌀 등은 오염물질에 해당하지 않아 공유수면법 상 금지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다만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는 "풍선 등을 이용한 것은 항공안전법 위반은 성립하지 않아 보이지만 만약 해당 단체가 드론을 이용한 경우라면 항공안전법 위반 가능성이 높아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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